제42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가 종반전에 돌입했다. 이제 개표까지 9일 밖에 남지 않았다.

선거 초반에는 모든 후보가 당선을 자신하며 선거운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후보들은 한 명의 당선자와 여러 명의 낙선자로 나뉜다.

당선자에게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지만 낙선자도 관전자의 이목을 끄는 대목이 있다. 바로 기탁금 회수 여부다.

낙선을 하더라도 당선자와 표차이가 크지 않거나, 하위권으로 쳐지더라도 두자리수 득표율을 확보하면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하지만 기탁금을 회수하지 못할 정도로 적은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에게는 미래가 없다.

기탁금 회수에 실패한 후보는 선거권자들으로부터 선택받기는커녕, 선거에 그만 나와 달라는 낙인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기탁금 제도는 무엇일까?

의사협회는 32대 회장 선거(2001년)를 직선제로 전환하면서 기탁금 규정을 도입했다.

후보의 난립을 막기위해 후보 등록시 1,000만원의 기탁금을 납부한 후 10% 이상 득표를 얻지 못할 경우 협회에 귀속되도록 했다.

기탁금은 32대 선거(2001년)부터 36대 선거(2009년)까지 1,000만원이었으나, 37대 선거를 앞두고 3,000만원으로 인상됐다.

이어, 2년 뒤 38대 보궐선거를 앞두고 다시 5,000만원으로 인상됐다.

이번 선거에서도 기탁금 규정에 따라, 출마자 5명 모두 후보자로 등록하면서 기탁금 5,000만원을 선관위에 납부했다.

대한의사협회장 선거 기탁금 미회수 현황
대한의사협회장 선거 기탁금 미회수 현황

그동안 몇 명의 후보가 기탁금을 돌려받지 못했을까? 과거 사례를 보면 기탁금 회수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탁금 규정 도입 이후 회장선거는 모두 10회 치러졌다. 총 출마자 53명중 14명이 기탁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기탁금의 협회 귀속률은 26.42%에 달한다. 출마자 4명중 1명 꼴로 기탁금을 회수하지 못한 셈이다.

중복 출마를 고려하면, 출마자는 36명이다. 이중 12명은 두 차례 이상 출마했고, 24명은 한 차례 출마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전기엽 후보는 두 번 출마해서 모두 기탁금 회수에 실패했고, 주수호 후보는 네 번 출마해서 한 번 기탁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윤철수 후보는 세 번 출마해서 한 번 기탁금을 돌려받지 못했고, 최덕종 후보와 윤창겸 후보, 유태욱 후보는 두 번 출마해서 각각 한 번씩 기탁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이 외에도 1회 출마자인 주신구, 우종원, 김대헌, 김방철, 박한성, 유희탁, 김동석 후보가 기탁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반면, 김세곤 후보는 세 번 출마해서 모두 기탁금을 돌려받았고, 신상진 후보와 경만호 후보도 두 번 출마해서 모두 기탁금을 돌려받았다.

출마한 모든 후보가 기탁금을 돌려받은 선거는 10회 중 2001년(32대)과 2014년(38대), 2015년(39대), 2018년(40대) 등 4회다.

그동안 선거에서 협회로 귀속된 기탁금은 모두 2억 8,000만원이다.

올해처럼 후보 5명이 출마한 선거는 3회였다. 이중 두 차례 기탁금 미회수 후보가 나왔다.

2007년(35대) 선거에서는 윤창겸 후보가 기탁금을 돌려받지 못했고, 2009년(36대) 선거에서는 전기엽 후보와 유희탁 후보가 기탁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2015년(39대) 선거에서는 다섯 명 모두 기탁금을 돌려받았다.

기탁금 미회수 후보가 나온 2007년과 2009년 선거에서는 1, 2위 후보가 30% 득표를 넘겼다.

반면, 모든 후보가 기탁금을 회수한 2018년 선거에서는 30% 득표를 넘긴 후보가 없었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도 상위 후보 득표율이 30%를 넘느냐에 따라 기탁금 미회수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선거의 또다른 볼거리는 주수호 후보의 득표율이다.

주수호 후보는 35대 의협회장선거에서 당선돼 회장을 역임했다. 반면, 37대 회장선거에서는 5.2% 득표율로 기탁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낙선했다.

주수호 후보가 당선되면, 기탁금도 돌려받지 못할 정도로 회원들에게 외면받았다가 다시 선택받는 첫 회장이 된다.

한편, 이번 선거에는 기호 1번 박명하 후보, 기호 2번 주수호 후보, 기호 3번 임현택 후보, 기호 4번 박인숙 후보, 기호 5번 정운용 후보가 출마했다.

투표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전자투표로 진행되고, 당선자는 오는 22일(금) 가려진다. 다만, 1위 득표자가 과반 득표를 얻지 못할 경우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이 경우 26일 당선자가 가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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