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가 투표 종료까지 2주 만을 남겨두고 있다. 선거는 종반전에 돌입했지만 선거열기는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의대정원 증원이라는 대형 이슈로 인해 후보들이 비대위 활동에 주력하고 있고, 이필수 현직 회장이 사퇴한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

실제로 선거인명부를 확인한 회원이 3년 전 선거보다 감소했다.

선거열기가 가라앉다보니 결과를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일찍부터 회원들 사이에선 결선 투표 한 자리는 임현택 후보가 차지할 거라는 예측이 많다.

임현택 후보는 3년 전 회장선거 당시 1차 투표에서 7,657표, 결선투표에서 1만 1,227표를 얻었고, 낙선 후에도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직을 수행하면서 현장에서 뛰어와 높은 인지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의협 다음으로 소속 회원이 많은 서울시의사회를 3년간 이끌어온데다, ‘간호법 저지’와 ‘코로나19 서울형 재택치료’로 성과를 낸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유력후보로 거론된다고 해서 당선이 보장되지 않는다. 후보자들의 과거부터  쌓아 온 활동이력과 선거 공약이 유권자를 얼마나 움직이느냐에 따라 당선자가 가려지기 때문이다.

이와 별개로 당선자를 가늠할 수 있다고 평가받아 온 통계가 있다. 후보자들이 선관위에 등록할 때 제출하는 ‘추천서 수’가 그것이다.

의협 선거관리규정 제30조는 ‘선거에 입후보하는 회원은 5개 이상의 지부에 나누어 선거권자 500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하며, 각 지부당 최소 50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추천서 규정은 2001년 8월 28일 선거관리규정 제정 당시부터 포함됐다. 후보자의 난립을 막고, 선거에 대한 회원들의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 도입됐다.

첫 제정 당시에는 선거권자 200명의 추천을 받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후보자가 특정 단체나 직역과 연계할 때 대표성과 다양성이 저해되는 등 추천서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지적에 따라, 2012년 선거인단에 의한 간선제 선거를 앞두고, 3개 시도 지부 각 30명이 포함된 300명으로 조건이 확대된다.

이어, 2014년 보궐선거 때 5개 시도 지부 각 50명이 포함된 500명으로 강화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선거 초반 후보자들이 제출한 추천서 숫자는 회원들의 관심을 끈다.

추천서가 많을수록 경쟁력 있는 후보로 평가 받는다. 이 때문에 후보들도 가능하면 많은 추천서를 확보하려고 노력한다.

추천서를 많이 확보한 후보는 적극적으로 알리려고 하는 반면, 추천서를 적게 확보한 후보는 공개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추천서를 적게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본지가 과거 후보들의 추천서 수를 확인한 결과, 추천서 수와 당선이 일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선제를 제외한 최근 6회 선거의 추천서 제출 숫자를 보면, 추천서를 가장 많이 제출한 후보가 당선된 사례는 2회였고, 추천서를 가장 적게 제출한 후보가 당선된 사례도 2회였다.

2007년 35대 회장선거의 경우, 추천서를 가장 적게 낸 주수호 후보가 당선됐고, 추천서를 가장 많이 낸 김성덕 후보는 2위를 차지했다.

2009년 36대 회장선거의 경우, 당선자인 경만호 후보도 추천서 수 순위는 3위였다.

2014년 38대 회장선거의 경우, 추천서를 가장 많이 확보한 추무진 후보가 당선됐다.

2015년 39대 회장선거의 경우, 추천서 수 순위가 4위였던 추무진 후보가 회장으로 당선된 반면, 추천서를 가장 많이 확보한 임수흠 후보는 2위를 차지했다.

2018년 40대 회장선거의 경우, 추천서를 가장 적게 제출한 최대집 후보가 당선됐다. 추천서를 가장 많이 확보한 김숙희 후보는 2위였다.

2021년 41대 회장선거의 경우, 추천서를 가장 많이 받은 이필수 후보가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는 추천서를 가장 적게 받은 임현택 후보가 1위를 차지했으나 결선투표에서 2위로 밀렸다. 결선투표가 새로 도입되지 않았다면 당선자는 임현택 후보였다.

그렇다면 추천서 수와 선거 결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걸까?

6회의 선거에서 추천서를 가장 많이 낸 후보는 두차례 당선됐고, 네차례 2위를 차지했다.

즉, 추천서를 가장 많이 낸 후보는 2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과거 선거에 결선 투표가 있었다면 모두 결선에 진출했다는 의미다.

이를 고려하면 추천서 수가 당선과 관련이 없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올해 추천서를 선관위에 가장 많이 제출한 후보는 기호 3번 임현택 후보다. 

임현택 후보는 추천서 1,338장을 제출했다. 그 뒤를 이어, 박인숙 후보가 1,200장으로 2위였고, 주수호 후보와 정운용 후보는 900여장, 박명하 후보는 755장으로 가장 적은 추천서를 제출했다.

다만, 후보자가 공개한 추천서 수는 선거권자가 아닌 회원이 추천한 경우도 포함돼 있어서 선관위가 유효한 추천서만 집계한 최종 숫자와는 일부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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