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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회장선거와 후보 선호도 조사
장영식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23.10.11 6:0

최근 한 의사단체가 제42대 의사협회장 선거 예비 후보를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를 한 모양이다.

이 의사단체는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 ▲박인숙 전 국회의원 ▲주수호 전 의사협회장 ▲이필수 의사협회장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이상 가나다 순) 등 다섯 명을 차기 의사협회장 후보로 놓고, 9월 25일부터 10월 3일까지 의사회원을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임현택 후보가 44.7%를 얻어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고, 박명하 후보 21.7%, 이필수 후보 10.2%, 박인숙 후보 8.3%가 뒤를 이었다. 주수호 후보는 7.3%로 뒤쳐졌다.

이 단체는 차기 의협회장 선거 전까지 매월 회원을 대상으로 후보 선호도 조사를 시행한 뒤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조사 결과를 보니 우려가 앞선다. 섣부른 선호도 조사는 선거권자로 하여금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결선 진출 후보는 임현택 후보와 박명하 후보다.

이필수 후보, 박인숙 후보, 주수호 후보는 당선권과 거리가 멀다.

박인숙 후보와 주수호 후보는 당선은커녕 10%의 득표를 얻어야 하는 기탁금 회수도 불가능한 후보다. 이 경쟁력 없는 후보들에게 표를 주면 사표가 된다.

그동안 의사협회장 선거를 관심있게 지켜 본 의사라면 이 선호도 조사가 실제 후보별 지지율과 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번 선호도 조사에는 불과 313명이 참여했을 뿐이고, 근무 형태만 공개됐을 뿐 선거권 여부도 불분명하며, 선거권이 있다고해도 선거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게다가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단체의 회장은 과거 의사협회장 선거와 의사협회 대의원의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올해 2월에는 의사협회 비대위원장 선거에도 나섰다가 낙선했다.

비대위원장 선거에는 의협회장 후보로 분류된 임현택 후보와 박명하 후보도 나섰기에 경쟁관계였던터라 선호도 조사의 순수성을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

혹여, 이번 선호도 조사에 참여한 의사중 실제 지지율과 다르지 않을 거라며 반발하는 의사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에 대한 답은 과거 유사한 조사 결과에서 찾을 수 있다.

2년 전 치러진 제41대 의사협회장 선거로 돌아가보자.

의사전용 커뮤니티 메디스태프는 자체적으로 만든 앱에 의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공약과 지지율 현황을 공개했다.

앱 이용자가 후보별로 ‘좋아요’를 누르면 수치가 지지율로 반영됐는데, 후보별 지지율을 보면, 김동석 30.5%, 임현택 29.3%, 박홍준 15.7%, 이필수 14.5%, 이동욱 6.5%, 유태욱 3.1% 순이었다.

하지만 선거 결과, 득표율은 임현택 29.7%(+0.4%), 이필수 26.7%(+12.2%), 박홍준 18.1%(+2.4%), 이동욱 11.7%(+5.2%), 김동석 9.1%(-21.4%), 유태욱 4.6%(+1.5%) 순이었다.

김동석 후보는 선거에서 얻은 득표율보다 21.5%나 높은 지지율을 보인 반면, 다른 후보들은 모두 실제로 얻은 표보다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결과를 보면, 메디스태프 지지율 조사가 김동석 후보 지지자들의 과유입으로 오염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놀라운 것은 실제 득표율과 크게 차이를 보인 이 지지율 조사가 선거가 한창이던 2021년 2월~3월에 진행되고 공개됐다는 점이다.

이 때는 후보마다 선거공약과 정책을 공개한 시점이다. 이미 선거권자에게 후보들의 이력과 경력, 장ㆍ단점이 알려진 시점에서 진행된 지지율 조사였다.

그런데도 일부 지지자들의 의욕과잉(?)으로 실제 선거 결과와 크게 다른 결과를 낳은 것이다.

그렇다면 어차피 선호도(지지율) 조사가 실제 선거 득표율과 다르다면, 선거권자의 흥미 유발이나 재미 차원에서 허용해도 되는 게 아닐까?(실제로 메디스태프 대표는 당시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지율 현황은 일종의 재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호도 조사가 실제로 후보가 얻은 득표율과 다른 것과,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의협 선거에 관심이 있고, 꾸준히 참여해 온 선거권자는 선호도 조사의 영향을 받지 않고 소신대로 투표할 것이다.

반면, 선거에 참여해 본 경험이 적거나, 선거 관련 정보가 부족한 선거권자는 가공된 선호도 조사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의사단체들이 앞다퉈 선호도 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다.

의사협회 선거관리규정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호도 조사를 막을 명확한 규정이 없다.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단체가 선거를 이용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스스로 자중해야 하지 않을까?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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