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비뇨기과에서 쉽고 빠르게 성병검사를 할 수 있는 real time multi-PCR(리얼타임 PCR) 검사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집중적으로 삭감되면서 비뇨기과 의사들은 당황했다. 비뇨기과의사회가 파악해보니 삭감은 경기남부지역의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만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심평원은 삭감이유를 묻는 비뇨기과 의사들에게 비용효과적 측면을 고려했다고 답해 공분을 샀다. 비뇨기과의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선 끝에 현재 심평원과 함께 개선방안을 찾고 있다고 한다. 삭감을 당한 당사자이기도 한 김용우 총무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영식 기자: 안녕하세요, 이사님?

김용우 총무이사: 네, 반갑습니다.

장영식 기자: 리얼타임 PCR부터 이야기 해보죠. 심평원에서 경기지역에서만 삭감을 했죠?

김용우 총무이사: 사실입니다. 경기남부지역에서만 삭감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PCR 삭감과정에 대해 설명부탁드립니다.

김용우 총무이사: PCR은 2014년 11월에 급여화 됐어요. 처음에는 멀티 PCR과 리얼타임 PCR 모두 2만 6,230원으로 같은 가격이었습니다. 너무 가격이 낮으니까 검사업체에서 못하겠다고 나왔고, 그래서 검사비가 올라갔습니다.

장영식 기자: 올라간 검사비는 얼마였죠?

김용우 총무이사: 현재 멀티 PCR은 5만 7,290원이고 리얼타임 PCR은 10만 60원입니다. 매년 상대가치 점수가 올라가면서 몇십원씩 오르는데 보통 2% 가량 오릅니다.

장영식 기자: 4만원 가량 차이가 나는군요.

김용우 총무이사: 수가를 정한 것은 심평원인데, 정하고 보니까 4만원 차이가 나니까 경기남부지원에서만 전산심사에서 걸러지게 했어요. 리얼타임 PCR을 100% 삭감하고 멀티 PCR 가격만 줬습니다. 4만원을 깎은 거죠.

장영식 기자: 심평원에서 어떤 기준으로 삭감 한거죠? 근거가 있나요?

김용우 총무이사: 삭감 이유를 물었더니 비용효과적인 측면을 고려해 삭감했다고 답했습니다. 초진 리얼타임 PCR은 무조건 삭감한거죠.

장영식 기자: 경기 남부지역만요?

김용우 총무이사: 그렇습니다. 전국적으로 통일된 규칙이 있던 게 아니라 남부지원에서만 삭감한 겁니다. 삭감을 당하고 난 후에 알게 됐죠. 초진환자는 100% 삭감했어요.

장영식 기자: 기준도 없는데 100% 삭감을 해도 되는 건가요?

김용우 총무이사: 멀티 PCR을 해서 결과가 잘 안나오거나 문제가 있을 경우에 리얼타임 PCR을 쓰라는 거죠. 결국 두 번 검사하라는 거니까, 환자 입장에서는 돈이 더 들수 있죠. 명확한 심사기준도 없이 삭감을 한 것은 리얼타임 PCR을 못하게 하려는 속셈이라고 볼 수밖에 없어요.

장영식 기자: 심평원이 사전에 비뇨기과학회나 의사회에 자문을 구하지 않았다는 건가요?

김용우 총무이사: 의협, 학회, 의사회 등 어느 곳에도 공문이 오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삭감하는 것도 나중에 삭감을 당하고 나서야 알았어요.

장영식 기자: 비뇨기과의사회가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고, 지난 9월 비뇨기과와 심평원이 만난 것으로 아는데, 결과를 소개해 주세요.

김용우 총무이사: 학회와 의사회 보험이사가 심평원 본부 책임자를 만났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야기는 잘 됐어요. 전산심사에서 자동으로 걸러지게 걸어놓은 걸 없애겠다고 약속했고, 초진에서도 리얼타임 PCR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경기남부지역의 삭감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야기 하던가요?

김용우 총무이사: 그건 경기남부지원에서 한 것일뿐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고 이야기 하더군요. 심평원 삭감기준은 대부분 통일돼 있는데 일부는 통일이 안돼 있다고 하더군요. 각 지원마다 삭감기준이 있다고 합니다.

장영식 기자: 지역마다 삭감 기준이 다르다니 이해가 가지 않네요?

김용우 총무이사: 심평원에서 의사들이 청구한 것 중 문제를 찾아내는 것을 성과로 보고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는 보도가 나왔잖아요? 실제로 학문적 기초가 없어서 취소된 것들이 있습니다. 심평원이라는 기관 특성상 이러한 부분은 이해합니다. 그런데 삭감을 하더라도 근거는 있어야죠. 갑자기 이유도 없이 삭감을 하니 당황했죠.

장영식 기자: 조금 전에 전산심사도 풀어주고 초진에서도 리얼타임 PCR이 가능하도록 개선됐다고 했는데, 조건은 없나요?

김용우 총무이사: 리얼타임 PCR이 필요했던 근거를 남기면 청구할 수 있도록 했어요. 다행히 근거를 남겼을 경우 삭감이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병원보다 유의하게 리얼타임 PCR 비율이 높다면 선별해서 삭감하는 거 같아요. 의사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삭감하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어떤 경우에 리얼타임 PCR을 하나요?

김용우 총무이사: 리얼타임 PCR이 더 정확하고 환자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우리가 리얼타임 PCR로 통일하자고 요구했는데 심평원도 그 우월성을 인정해서 검사를 통합시키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다행이네요. 이제 비뇨기과의사회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죠. 이사님은 언제부터 의사회 활동을 했나요?

김용우 총무이사: 개업한지 16년째인데, 의사회 활동을 시작한지는 12년 정도 됐을 겁니다.

장영식 기자: 비뇨기과 전문의는 몇 명이나 되나요?

김용우 총무이사: 전체 비뇨기과의사는 2,000명 정도이고, 이중 개업의 1,000명, 학교와 봉직의 1,000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비뇨기과의사회의 활동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김용우 총무이사: 해마다 학술대회를 2회 개최하는데, 비뇨기초음파학회 등 분과학회와 함께 합니다. 올해는 ‘라쿠’라고 이름 붙인 ‘지역 비뇨기과의사회 통합 심포지엄’을 진행했어요. 질병과 약에 대해서는 자주 배웠지만, 청구를 한다거나 어떻게 하면 삭감이 덜되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만한 자리가 없었어요. 진료를 할 때 빠트리면 안되는 것 등을 지역별로 모여서 공부하는 자리를 만든거죠.

장영식 기자: 올해 몇차례 열었나요?

김용우 총무이사: 1차는 전남북과 광주, 충청도, 2차는 경남북, 울산, 3차는 경기남부와 강원도, 4차는 인천과 경기북부 등 4회 진행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몇 분 정도 참석했고, 반응은 어땠나요?

김용우 총무이사: 한 곳당 30~40명 정도 참여했어요. 반응은 굉장히 좋았어요. 내년에는 서울을 포함해 6회 정도 진행하려고 합니다.

장영식 기자: 비뇨기과의사회가 다른 의사회와 차별성이 있나요? 평소 생각해 둔 의사회의 장단점이 있다면요?

김용우 총무이사: 장점은 개업한 사람이 많지 않아서 서로 잘 뭉친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하죠. 최근에는 한해 10~20명 정도가 개원을 하는데 문닫는 숫자가 더 많아서 걱정입니다.

장영식 기자: 어려운 과가 많지만 비뇨기과는 특히 더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요, 비뇨기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요?

김용우 총무이사: 비뇨기과는 유병률이 낮아서 비뇨기과로 아픈 사람이 별로 없어요. 비뇨기과를 가본 환자가 별로 없을 겁니다.

장영식 기자: 다른 문제점도 이야기해 주세요.

김용우 총무이사: 비뇨기과는 개원형태가 다양해요. 남성수술만 하는 곳도 있고, 비뇨기과만 하는 곳도 있고, 피부와 비뇨기과를 함께하는 곳도 있고, 쇄석만하는 곳, 수술도 하는 곳 등 다양한 형태로 나뉘어져 있어요. 회원들이 처해있는 상황이 다양한 것도 큰 문제입니다.

장영식 기자: 개선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김용우 총무이사: 결국엔 수익이죠. 비뇨기과의 레지던트 지원율이 떨어진 이유가 비뇨기과 수가 적고 유병율이 낮아서이기도 하지만 피부ㆍ비뇨기과를 개업하는 사람들의 수익이 적어졌기 때문입니다. 비뇨기과는 다양한 개원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해결책도 다각적으로 모색해야 합니다. PRT 전립선 수술 수가가 몇 년 사이에 50% 정도 올랐는데 이걸로 비뇨기과가 좋아졌다고 해서는 안됩니다. 전국적으로 이 수술을 하는 의사가 65명 정도 밖에 안되거든요.

장영식 기자: 정부에서 정책을 잘 구상해야겠네요.

김용우 총무이사: 비뇨기과는 국가적 정책이 거의 없어요. 산부인과는 모든 국민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기 때문에 여론이 형성됩니다. 누구나 언젠가 나도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다는 생각을 하니까요. 그런데 비뇨기과는 그런 여론이 형성되지 않아요. 사람들이 비뇨기과는 자신과 관계없는 질환이라고 생각해요. ‘나중에 소변이 안나오면 어떻게 하나’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아요. 급한 게 없다는 말이죠. 이 부분이 가장 어려운 점입니다.

장영식 기자: 쉽지 않군요. 그래도 결국은 수가로 풀어야겠죠?

김용우 총무이사: 결국은 수가 인상입니다. 비뇨기과 의사들도 고민입니다. 수술에 대한 수가 인상이 필요한데 비뇨기과 의사만 올려줄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또, 사실 비뇨기과 병인데 비뇨기과에서 진료를 받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사실이 우려스러워요. 전립선 비대증에 쓰는 약이 대표적으로 알파차단제와 5-알파환원효소억제제가 있습니다. 두 가지 약 중에 5-알파환원효소억제제는 처방하면 수치가 반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주의해서 처방해야 해요. 처방 후에 팔로우업을 제대로 해야 합니다. 전립선암인데 전립선비대증으로 잘못 알고 처방했다가 놓치는 수가 있어요. 5-알파환원효소억제제는 비뇨기과 의사만 처방할 수 있게 바뀌어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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