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6개 의약단체가 2일 낮 12시 서울가든호텔에서 진행된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2020년도 수가협상 상견례’에서 저수가로 인한 현장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특히 매년 수가협상이 협상이라기 보다는 분배 형식으로 이뤄졌다며 올해부터는 협상다운 협상으로 진행되길 희망했다.

김용익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취임 당시부터 건강보험 정책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건보공단, 그리고 공급자가 건전한 파트너십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라며, “건보와 보건의료 제공자가 서로 대립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 서로 협조해서 좋은 건보제도를 만들어나가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협상에서 적정수가 보상과 최저임금 인상 등 여러가지 문제에 시각차 있어서 협상에 어려움이 있었다. 올해는 좀더 적극적인 대화의 과정이 있기를 바란다.”라며, “공단도 가입자와의 협상, 공급자와의 협상, 양면협상 입장에 있어서 어럽지만 최선을 다해서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공급자단체들은 수가협상에서 의료현장의 어려움을 반영해 달라고 강조했다.

최대집 의사협회장은 “우리나라 의료보험제도에서 수가가 너무 낮다는 것은 모두 인정하고 있다.”라며, “매년 개최되는 수가협상에서 수가의 정상화가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보장성 강화정책으로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이 심해져 의료전달체계가 붕괴되고 있고, 일차의료기관은 매우 어렵다.”라며, “최저 임금과 불경기로 인해 환자들이 의원을 찾지 않는다.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상당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최 회장은 “수가협상을 진행하면서 더 큰 범위에서 문재인케어, 더 나아가 건강보험 개혁 차원에서 논의해 나가길 바란다.”라며, 기대했다.

임영진 병원협회장은 수가협상이 아니라 수가분배라고 지적하며, 협상다운 협상을 주문했다.

임 회장은 “병원장을 오래하다보니 9년 동안 노ㆍ사협상을 했다. 노측은 협상이 결렬되면 파업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라며, “하지만 우리는 그런게 없다. 협상이라기 보다는 정해져 있는 틀에서 약간의 분배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협상이라기 보다 약간의 분배다.”라고 거듭 말하고, “수가분배가 아닌 정상적인 협상이 되도록 노력해 달라. 협상다운 협상을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수가협상은 결국 인건비와 관련이 있다. 의료는 고용창출을 많이하는 매우 중요한 분야다. 임금이 안정돼야 고용창출이 가능하다.”라며, “물가지수가 반영돼야 하고, 공무원 임금이 기본 3% 인상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제시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구축이다. 국민과 의료계, 정부의 신뢰구축이 중요하다.”라며, “수가협상도 신뢰에서 나와야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철수 치과협회장 “지난해 수가협상에서 결렬을 선언했다. 나름대로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라고 운을 뗀 후, “치과계는 정부의 보장성 강화정책에 적극  참여했다. 그 결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와 가족에게 조금이나마 건강보험을 통해서 희망을 전해줄 수 있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치과계는 정부의 정책에 적극 협조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낮은 원가보존율로 의료현장에서 매우 어려운 현실을 겪고 있다.”라며, “국민 의식수준에 따라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적정수가가 꼭 반영돼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치과의 경우, 기본진료인 신경치료와 발치수가가 원가에 못미쳐 의료현장에서 많은 개선의 목소리 제기되고 있다.”라며, 기본진료의 개선을 요구했다.

최혁용 한의사협회장은 추나요법과 첩약의 급여화에 대해 언급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이 자리에서 수가를 몇 % 인상하느냐보다, 건강보험 국가 시스템에서 한의학이 더 많이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라면서, “다행스럽게도 추나요법이 올해 급여화 됐고, 올해는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가 예정돼 있다.”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문케어가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라고 했는데 한의사와 한의학 제도가 전면에 들어가지 않고 있어서 아쉽다.”라며, “이왕 전면급여화라고 기치를 내걸었다면 그 안에 한의학이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요청했다.

최 회장은 엑스레이 사용과 혈액검사를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추나요법은 인체의 구조를 변경시킨다. 변이 찾아서 조정해야한다.”라며, “구조를 바꾸려면 구조를 봐야 한다. 엑스레이를 써야 한다. 이왕 건강보험에 넣었다면 추나요법을 안전하게 시행하도록 엑스레이 사용도 허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첩약 보험이 국가과제로 제시된 것을 크게 환영하고 첩약이 급여화 되길 바란다.”라며, “첩약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쓰려면 첩약 전에 혈액검사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대업 약사회장은 “건보공단이 지난해 제도발전협의체를 구성해서 예전과 다른 형태의 소통을 했다.”라며, “그런 결과들이 수가협상에서 좋은 결과로 나타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약국은 행위창출이 불가능하다. 약국의 경영이 수가협상에 많이 좌우되고 있다.”라며, “약국이 차지하던 행위료는 2012년도 9%에서 최근 7%대로 하락했다. 올해 수가협상에 참고해 달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전문의약품은 마진이 없는데 카드 수수료를 내야 한다. 약가가 인하될 때도 약국들은 인하된 약가를 현장에서 떠안고 있다. 또, 의원급 의료기관은 2015년 12월 차등수가제가 없어졌는데 약국은 여전히 시행중이다. 매년 167억원 가량 삭담되고 있다.”라며, “이런 부분에 대해 배려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재정이 흑자면 공공성 강화라는 이유로 밴딩을 제한하고, 적자면 적자라는 이유로밴딩을 제한한다. 수가협상이 협상다운 협상이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옥기 조산협회장은 “지난해보다 올해가 어렵다. 조산사의 몫이 전체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 하지만 조산사의 행위는 포괄수가제여서 수가협상에 모든 걸 기댄다. 조산사의 생존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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