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이 첫만남을 갖고 협상의 시작을 알렸다. 

양측 협상단은 10일 서울 당산동 스마트워크센터(건보공단 영등포남부지사)에서 만나 덕담을 주고받으며 탐색전을 벌였다.

양측은 구체적인 요구나 자료제시 없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원만한 합의점을 찾도록 노력하자는 말만 주고 받았다.

건보공단 강청희 수가협상단장(급여상임이사)는 “2020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환산지수 협상에 임해준 이필수 단장을 비롯한 협상단 여러분께 환영과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라고 인사한 뒤, “공단은 가입자인 국민을 대신해 공급자 단체와 투명한 협상을 통해 원만한 합의에 도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강청희 단장은 “협상의 시작은 협상 당사자의 상호 신뢰 파트너십에서 출발한다고 믿는다.”라며, “그 결과 또한 어느 한쪽이 부담해야 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강 단장은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성의있는 협상자세는 공단과 의협이 모두 갖춰야 할 덕목이라 생각한다.”라면서, “다만, 가입자와 공급자의 간극의 크기를 줄이는 균형점을 찾는 역할은 보험자인 공단이 양면 협상가의 위치에서 적극적으로 수행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 단장은 의협 협상단이 수가인상의 근거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강 단장은 “수가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쪽에서 근거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설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며, “공단은 지난해 9월부터 네차례 개최된 제도발전협의체를 통해 환산지수 관련 연구용역의 방식을 공개했고 지표 산출과 관련된 기초자료를 제공했다.”라고 강조했다.

강 단장은 “의협에서 요구한 자료들도 대부분 제공됐다.”라며, “충분한 근거와 명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협상에 임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또한, 최대집 의협회장 등 의료계 인사들이 수가협상 전 수차례 언급한 정책적 배려에 대해서도 수가협상에서 다뤄질 의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강 단장은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당연한 요구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수가협상에서 다뤄질 의제는 아니고 의ㆍ정간 협상과정에서 컨센서스를 형성해야 할 문제라는 점을 고려해 주길 바란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올해는 전국민건강보험 30주년과 문케어 시행 2주년을 맞는 의미있는 해이다.”라며, “그간 공급자의 헌신적 노력과 협조에 머리숙여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이번 수가협상의 원만한 합의를 고대한다.”라고 말했다.

의사협회 협상단은 원만한 합의를 원한다고 전하면서 그 외에 말은 아꼈다.

이필수 협상단장(의협 부회장)은 “강청희 단장을 만나서 반갑다.”라며, “강 단장이 같은 흉부외과의사이면서 의협 일을 한 경험도 있어 신뢰감이 든다.”라고 덕담을 건넸다.

이 단장은 “지난해 협상이 결렬됐다. 올해는 서로 인내심을 갖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자.”라고 제안했다.

그는 “각자 입장을 이해하는 것에서 협상은 시작됐다. 앞으로 예정된 다섯 차례 만남에서 서로 존중하면서 원만한 합의를 이루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건보공단 협상단이 원주 본부에서 협상을 진행하자고 요구해 의협 협상단의 반발을 샀다.

현장에서 본지와 만난 의협 협상단 관계자는 “공단 협상단이 원주 본부를 협상장소로 제안한 것은 협상과정을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겠느냐.”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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