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오는 10월 3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연다.

최대집 집행부가 출범한 지 만 5개월 만에 의사협회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대의원총회가 열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임시총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먼저 최대집 회장이 임기를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시기상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많다.

또, 수천만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앞으로 대정부 투쟁 등 중요한 결정을 위해 임시총회 또는 대표자대회 등을 개최해야 할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예산을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상정 안건이 ‘문재인 케어 저지와 건강보험 수가 인상 대책을 추진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의 건’이라는 점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임총에 찬성하는 대의원들은 표면적으로 비대위 구성이 목적이 아니라 적절한 조언을 함으로써 집행부에 도움을 주기 위해 임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최대집 회장이 위원장을 맡아 비대위를 이끌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임총에 부정적인 인사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임총 소집 발의안을 보면, ‘집행부의 안일한 대처와 부적절한 상황판단에 따른 더 이상의 상황 악화를 막고, 대정부 협상력 강화와 투쟁력의 집중화를 위해 전권을 행사할 비상대책위원회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있다.

집행부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문케어 저지와 수가 인상을 위한 협상과 투쟁을 담당할 비대위를 구성하는 목적인 셈이다.

누가 봐도 최대집 회장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는 것은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임총 찬성 대의원들은 비대위 구성이라는 목적을 위해 집행부의 회무를 강하게 질타할 것이고, 일부는 책임론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최대집 회장이 임총에서 회무에 대해 평가받는 것이 적절할까.

최대집 회장은 의협회장선거 당시 자신이 문재인 케어를 저지할 적임자라고 주장해 회원들의 선택을 받았다. 다만, 조직력 강화를 위해 최소 1년에서 1년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금은 최대집 집행부가 출범한지 5개월째다. 집행부가 회무를 평가받을 시기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대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이번 임총에서 비대위를 구성하고 문케어 저지를 위해 협상과 투쟁의 전권을 부여했다고 치자.

비대위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연말쯤엔 ‘안일한 대처와 부적절한 상황판단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다’며 또다시 임총을 열어 비대위를 해체하고 다른 조직을 구성할 건가?

비대위를 또 다른 집행부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두 개의 집행부가 존재해서는 제대로 된 회무가 이어질 리 없다. 비대위에 회의적인 인사들이 비대위를 구성하려면 먼저 최대집 회장을 불신임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다수 회원은 회장을 중심으로 단합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이번 임총에서 회장이 중심을 잡고 회원들을 이끌 수 있도록 조언해주는 대의원들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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