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요구가 현안에 대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의도가 있었다는 의혹이 임시총회 현장에서 제기됐다.

김세헌 경기대의원(의협 전 감사)은 지난 3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올해 6월 15일 한 의사모임에서 ‘최대집 회장은 투쟁 동력을 상실했다’는 발언이 나왔다.”라며, “비대위 구성 요구에 다른 의도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김영준 부의장(좌)이 이철호 의장(우)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김영준 부의장(좌)이 이철호 의장(우)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김 대의원은 “당시 김영준 의협 부의장은 경기도 수원의 한 모임에서 의사회원 수십명을 대상으로 최대집 회장이 투쟁 동력을 상실했다면서, 이제는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을 중심으로 투쟁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라고 말했다.

앞서, 임총 소집을 발의한 대의원들은 집행부가 출범한지 100일이 흘렀음에도 성과없이 정부에 휘둘리고 있어,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비대위 구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시총회 소집은 8월 21일 발의됐다. 6월 15일과는 약 70여일의 차이가 난다. 총회 소집 발의 전부터 이미 비대위 구성이 고려됐다는 주장인 셈이다.

하지만, 6월 15일은 최대집 회장이 회무를 시작한 지 45일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이는 임원 인선과 협회 내부 업무 파악을 하기에도 부족한 기간이어서, 최대집 회장이 투쟁 동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시기라고 보기 어렵다.

특히, 김영준 부의장이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을 중심으로 투쟁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의협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어 집행부의 일원이다. 최대집 집행부의 현안 대처가 미흡했다고 주장하면서 집행부 인사를 앞세워야 한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또, 김영준 부의장은 지난 1월 치러진 경기도의사회장 선거에서 수원시의사회장 신분으로 이동욱 후보를 돕다가 경기도선관위로부터 주의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어 이동욱 회장과 관련한 발언을 할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김세헌 대의원은 “상당수 대의원과 회원들은 집행부 출범 초기 비대위 구성을 추진하는 세력이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데, 이번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라고 주장했다.

본지는 임총 종료 직후 김영준 부의장에게 김세헌 대의원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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