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간호계는 농어촌 취약지역 의료인력 부족 문제 해결과 남자 간호대생들의 경력 단절을 내세우며 공중보건간호사 도입을 꾸준히 주장해 왔지만, 일부에서 병역특례가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과 함께 국방당국의 반대로 난항을 격어왔다. 20대 국회에서도 관련법이 다수 발의됐지만, 의료계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이 의료취약지 간호인력 배치를 위해 공중보건간호사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해 주목된다. 지난 2013년 창립된 대한남자간호사회를 이끌어오고 있는 김장언 회장을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미라 기자: 안녕하세요.

김장언 회장: 반갑습니다.

최미라 기자: 최근 공중보건간호사 도입이 다시 이슈화되고 있는데요, 그 필요성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김장언 회장: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데, 이 법안으로 남자간호사나 간호대학생이 군대를 안 가는 것이 아닙니다. 간호장교로 군대를 가는건데, 근무지가 농어촌 의료취약지인 거죠. 하지만 그 동안 언론 등에서 대체병역 등의 단어를 써서 많은 오해를 낳았습니다. 간호장교는 군인 신분이기 때문에 의료취약지 근무를 강제할 수 있으며, 전시 등의 상황이 되면 당연히 전쟁터에도 나갑니다.

최미라 기자: 특히 국방부가 군 병력 감소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죠.

김장언 회장: 말도 안 되는 이유입니다. 군 병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반대한다는데, 공중보건간호사도 군인이에요. 전시에 간호장교라고 총 안드는 것이 아닌데 참 답답합니다. 특히 이 제도로 정부도 해결 못하는 의료취약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최미라 기자: 국방부 뿐 아니라 의료계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김장언 회장: 공보의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 농어촌 등 의료취약지에 대한 대안이 없잖아요? 대안을 제시하고 반대해야 하는데, 무작정 반대만 하면 안되죠. 저희는 남자 간호사들의 편의나 병역특혜 측면에서 공중보건간호사 도입을 주장하는게 아닙니다. 오히려 군 복무기간을 18개월까지 줄인다는데, 36개월을 가야 하는 간호장교를 좋아하지 않을수도 있어요. 포커스를 의료취약지 주민을 위한 방안이 뭐냐에 맞춰야죠. 그런 주제를 놓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겁니다.

최미라 기자: 그렇군요. 남자간호사도 많이 늘어서 이제 1만명이 넘죠?

김장언 회장: 올해 간호사 국가시험 합격자 1만 9,473명 중 남자 합격생은 2,134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10.96%를 차지했습니다. 2004년 남자 합격자 비율이 1%를 넘어선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리 합격률을 기록한 것이죠. 전체 간호사 37만5245명 가운데 차지하는 남자간호사 비중도 3.37%(1만 2,676명)로 늘어났습니다. 2001년에는 전체 간호학과 정원 대비 2.8%에 불과하던 간호학과 재학생 중 남학생 비율도 2014년에는 전체의 15%로 증가했죠.

최미라 기자: 서울대병원 1호 간호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데요, 당시엔 흔하지 않던 남간호사라는 길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장언 회장: 서울대병원에 1984년에 입사해 33년을 근무하고 올해 5월 퇴사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남들이 안 해 본걸 하고 싶었어요. 당시 남자 미용사나 가정학과도 생각했는데 고3이던 1977년 서울대 간호학과에 남학생이 입학했다는 기사를 읽고 간호학과에 관심을 갖게 됐죠. 결국 서울대 간호학과에 입학해서 남자 간호사가 됐네요.

최미라 기자: 남자간호사의 장점이 있다면요?

김장언 회장: 일반적으로 남자간호사의 장점이라고 하면 물리적인 힘을 떠올리는데, 현장에선 좀 다릅니다. 아무리 몸이 좋다고 해도 공사장에서 벽돌을 잘 나를순 없어요. 거기에 맞는 근육이 따로 특화돼야 하거든요. 남자 간호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평균적으로 물론 여자간호사보다 힘이 센 건 사실이고, 응급실이나 험악한 상황에서 남자간호사가 유리한 면이 있긴 하죠. 하지만 단순히 힘의 차이로만 볼 수는 없어요.

최미라 기자: 남자간호사들은 주로 어디서 근무하나요?

김장언 회장: 예전에는 중환자실, 수술실 등 환자, 보호자를 거의 만날 수 없는 파트에서 근무했는데 이제는 병실에서도 많이 근무합니다. 환자나 보호자들 중 남자간호사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아닌 사람도 있어요. 일률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이제 남자간호사도 병실에 근무할 수 있다는게 중요하죠. 그 동안은 거의 중환자실에서만 근무했거든요.

최미라 기자: 남자간호사회는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죠?

김장언 회장: 매년 총회를 비롯해 전국 남자간호사 축구대회와 보수교육을 진행합니다. 그 동안 한 프로그램은 노인간호와 수술실 관련 등 두 가지에요. 노인간호사회 및 간호협회와 함께 진행했죠. 또, 전국에 간호대학이 200개가 넘는데 전국 간호대학교 축구대회도 후원하고 있습니다. 남학생들은 경기를 하고 여학생은 치어리더로 참여하는 식으로 남녀 모두 함께 하는 축제에요. 전국의 어느 간호대학은 남학생 비율이 50%가 넘는 곳도 있다더군요.

최미라 기자: 앞으로 남자간호사회가 준비하고 있는 사업이나 계획이 있나요?

김장언 회장: 2013년 4월 창립총회 당시부터 회장직을 맡아 올해 12월까지 4년이 넘게 일하게 됐네요. 떠나기 전에 남자간호사회를 위해 뭔가 해 줄 수 있는 일을 구상 중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비밀이지만, 성사되면 남자간호사들에게 무척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요.

최미라 기자: 후배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려요.

김장언 회장: 아무래도 취업이 힘드니 간호학과에 입학하는 남학생들이 늘고 있어요. 2008년 이후 다른 과 전공자가 다시 간호대에 들어오는 사례도 급증했죠. 많은 학부형들과 고3들의 상담전화도 받아요. 남자간호사가 진출할 수 있는 부분이 정말 다양합니다. 소방공무원과 교정직, 대기업 의무실, 공항, 스튜어드로 일하는 분들도 있어요. 간호사의 취업률은 거의 100%가 보장됩니다. 또, 오늘 하루를 평생처럼 생각하고 살면 후회는 없을 거에요. 항상 긍정적인 면을 보세요.

최미라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장언 회장: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