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제약사는 물론, 중견ㆍ중소제약사들까지 급변하는 제약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신약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강화하는 제약사가 있는가 하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무기로 개량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제약사나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사업의 효율성 및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제약사도 있다. 체질개선, 선택과 집중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약사들이 다양한 시도들에 대해 정리해봤다.

국내 제약사 최초로 1조원 매출을 돌파한 유한양행은 외형성장에서 R&D투자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그 동안 유한양행은 고혈압 치료제 ‘트윈스타’, 고지혈증 치료제 ‘트라젠타’, B형 간염 치료제 ‘비리어드’,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 등을 도입ㆍ판매하면서 수익을 내 왔다.

하지만 2015년 3월 이정희 사장 체제로 바뀐 후 2015년 726억원, 2016년 예상 1,000억원 이상 등을 R&D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이 개발하고 있는 퇴행성 디스크질환 치료제인 ‘YH14618’과 만성변비 및 과민성대장증후군 치료제인 ‘YH12852’ 등 유한양행의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관심도 함께 늘어났다.

YH14618은 TGF-β(연골재생촉진 의료용 단백질) 저해제로, 투약 2주 후 약효가 발현되기 시작해 1년 동안 효과가 유지되는 바이오 신약이다. 그 동안 진행된 임상을 통해 통증치료 및 디스크 재생 효과를 입증됐다.

YH12852는 위에서 녹아 체내로 흡수된 데 따라 두통이 발생하는 기존의 만성변비ㆍ과민성대장증후군 치료제와 달리, 대장에서 녹아 체내로 흡수되는 방식으로 두통이 적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유한양행은 2016년 3월 미국 항체신약 개발 전문회사인 소렌토와 면역 체크포인트 항체의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합작투자회사 설립계약을 체결했으며, 앞서 2015년 9월에는 바이오벤처기업인 바이오니아의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면역항암제 신약 및 면역마커 진단기술 개발 분야에도 진출했다.

JW중외제약은 2020년 매출 1조원을 목표로 신약개발을 위한 투자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는 수액 1위를 넘어 다양한 치료제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JW중외제약은 개인별 맞춤형 혁신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신약 파이프라인으로는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인 ‘CWP291’을 꼽을 수 있다.

CWP291은 암세포의 성장과 암 줄기세포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물질인 Wnt/b-catenin 기전을 억제하는 혁신적인 표적항암제다. CWP291의 임상 1상은 지난 2011년 4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미국과 한국에서 재발성ㆍ난치성 급성백혈병 환자 6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JW중외제약은 현재 오는 9월 CWP291 임상 1상 결과발표를 목표로, 주요 임상 데이터를 통해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더욱이 CWP291은 전임상 결과, 다발성골수종 치료에도 우수한 결과를 나타냈다. JW중외제약은 이를 토대로 다발성골수종 치료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대원제약과 동국제약이 성장 및 변화를 위해 선택한 전략은 개량신약 개발이다.

대원제약은 과거 호흡기질환 치료제와 항생제 등에 강점을 갖던 제약사였으나, 2008년부터 복용횟수와 부작용을 감소시키는 Core Platform 기술을 기반으로 차별화 된 개량신약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대원제약은 위염치료제 ‘스티렌’의 개량신약인 ‘오티렌’, 위염치료제 ‘넥시움’의 개량신약인 ‘에스원엠프’, 중등도통증치료제 ‘울트라셋’의 개량신약인 ‘윈트란’ 등을 출시했다. 이 제품들은 현재 해당 시장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대원제약의 매출은 개량신약의 성장에 힘입어 꾸준히 오르고 있으며, 이는 다시 신약 및 개량신약 개발을 위해 투입되고 있다. 2016년 7월 기준 대원제약의 신약 및 개량신약 파이프라인은 15개 정도다.

동국제약은 2015년에 창립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개량신약 개발을 통해 한 번 더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동국제약이 주력하고 있는 개량신약은 치매 치료제 ‘도네페질 데포’와 두타스테리드와 타다라필 성분을 결합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DKF-313’ 등 두 가지다.

도네페질 데포는 동국제약의 원천기술인 미립구 제조 기반기술(DK-LADS)을 통해 개발 중인, 1회 투여로 1개월 동안 약효가 지속되는 서방출형 미립구 제제다. 동국제약은 도네페질 데포가 치매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은 물론, 국가 의료비 재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KF-313은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동시에 하부요로증상을 효과적으로 개선시켜줄 뿐만 아니라 부작용인 발기부전까지 치료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국제약은 하루 1정 복용으로 환자의 복용편의성과 복약순응도를 향상시키는 것 역시 장점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변화를 꾀한 제약사는 일동제약이다.

일동제약은 올해 6월 24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기업분할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일동제약은 투자 사업부문인 일동홀딩스, 의약품 사업부문인 일동제약, 바이오 미 건강기능식품 사업부문인 일동바이오사이언스, 히알루론산 및 필러 사업부문인 일동히알테크 등으로 분리된다. 전환 예정일은 8월 1일이다.

일동제약은 경영 및 사업의 효율성, 전문성 등을 제고하기 위해 기업분할을 추진했다며, 이번 지주사 전환을 통해 기업환경의 변화와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일동제약은 궁극적으로 회사의 비전실현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주사 자산요건을 기존의 1,000억원 이상에서 5,000억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다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데 따라, 지주사 전환의 향방은 7월 말에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최근 기업분할, 재상장, 현물출자 등 지주사 전환 작업을 완료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달라는 의견서를 공정위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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