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겨울 스노우보드를 처음 배우고 흥미를 갖게 된 대학생 정미경(23, 가명)씨는 올 겨울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백화점에서 스키복과 필요한 장비들을 장만한 정씨는 스키장이 개장하자마자 친구들과 함께 12일 일정으로 스키장을 찾았다.

 

어느 정도 자세가 잡히자 정씨는 무리를 해서 오르막코스를 택했고 내려오다 앞에 넘어져 있던 사람을 차마 피하지 못하고 데굴데굴 구르게 됐다.

 

급작스런 통증과 함께 무릎이 부어 오르는 것을 느껴 겁이 난 정씨와 일행은 스키장을 떠나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고 전문의로부터 전방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스키장이 잇따라 개장하면서 스키와 스노우보드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스키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균형을 잡지 못해 넘어지는 부상을 당하고 이때 대체로 무릎 십자인대 파열 증상을 겪곤 한다. 연세사랑병원 박영식 원장에게 무릎 십자인대 파열 시 증상과 치료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무릎에는 4개의 인대가 앞뒤, 안팎에서 무릎 관절을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는데 특히 앞뒤의 인대는 X자 모양이어서 십자인대라고 불린다.

 

전방과 후방의 십자인대는 무릎 관절 안에 있으며, 종아리뼈가 앞과 뒤로 움직이거나 무릎 관절이 뒤로 꺽이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십자인대가 손상되는 경우는 위에서 살펴본 정씨의 사례처럼 스키를 타다가 넘어지면서 무릎을 찧을 때, 혹은 점프하면서 착지할 때, 물건이나 사람과 세게 부딪힐 때, 교통사고로 충격을 받을 때 등 주로 외상으로 발생한다.

 

때문에 무릎 관절의 전방십자인대 손상은 스키, 축구, 농구, 인라인스케이트, 하이킹 등 스피드가 빠르고 활동량이 많은 격렬한 운동을 하다 발생하는 대표적 스포츠 손상으로 손꼽힌다.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면 무릎 관절이 앞뒤로 이동하는 것이 불안정해지고, 관절 안에 출혈이 일어나 종창이 생겨 잘 걸을 수 없게 된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방치해뒀을 경우 인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무릎 관절을 보호하는 반월상 연골판의 파열까지 일으키고 더 나아가 연령에 상관 없이 퇴행성 관절염으로 발전하기에 조기 진료 및 치료가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십자인대가 파열 된 후 통증이 심하면 위의 정씨처럼 곧바로 병원을 찾지만 통증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면 방심하고 치료를 미루곤 한다.

 

이 경우 2차적인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스포츠를 하다가 심하게 넘어져서 혹은 사람과 부딪혀서 무릎에 통증이 생겼을 때는 전문 병원을 찾아 빠른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의 수술적 치료법으로는 관절내시경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이 있다. 무릎 관절에 4mm 정도의 구멍을 2∼3개 만든 뒤 초소형 관절경을 삽입해 수술이 진행되기 때문에 관절의 상태를 손쉽게 확인해볼 수 있고, 출혈이 적으며 고통 또한 적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불러오고 있다.

 

수술 후 2주간은 목발을 사용하게 되고, 이후 4∼6주간은 보조기를 사용하며 2개월 정도가 지나면 정상적으로 걸어 다닐 수 있다.

 

또한 수술 이후 3개월 후부터는 조깅을, 6개월 후부터는 격렬한 운동도 가능하기에 환자들에게 각광받는 수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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