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손명세)이 입원경험이 있는 국민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진행하는 방식의 적정성평가 시행을 앞두고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심평원은 의료 질 평가에 의료소비자의 관점 적용을 통한 평가의 균형성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환자경험(Patient Experience)’을 적정성평가에 도입할 예정이다.
환자경험 평가는 입원경험이 있는 국민에게 입원기간 동안 특정 의료서비스를 경험했는지 등을 질문해 환자중심 의료 수준을 측정하는 것을 말하며, 입원경험이 있는 국민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심평원은 의료진이 환자에게 존중과 예의를 갖췄는지, 충분한 설명을 제공했는지 등에 대한 부분을 설문에 반영해 전화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심평원 평가실 관계자는 지난 3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분과위원회에서 평가대상, 설문도구 등 환자경험 평가 세부사항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분과위원회에서 계획안이 수립되면 의료평가조정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계획안을 공개하고 본평가에 들어갈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단, “아직 시기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며, “이전과 다른 개념의 평가여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아 올해 안에 전화조사까지 들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밝혔다.
심평원 이규덕 평가기획위원도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전화조사를 통한 환자경험 평가가 쉽지 않은 도전임을 시사했다.
이 위원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환자중심성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도 가야 하는 방향은 맞지만 솔직히 심평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화설문 대상과 평가결과의 객관성 등 여러 리스크가 있으며, 왜 이와 같은 평가를 실시하는지에 대해 환자와 병원의 이해도 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단, “이제 우리나라의 적정성평가도 단순히 치료 효과를 보는 평가에서 환자안전, 환자중심성, 재입원률, 사망률 등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한 단계 올라가야 한다.”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의료계와 정부, 시민단체 등이 같이 고민하고 노력해 평가문화를 바꿔 나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