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진 전 의료윤리연구회장
이명진 전 의료윤리연구회장

“어깨너머로 배운 지식으로 환자를 치료하면 안 된다. 의학은 흉내내는 게 아니다.”

이명진 전 의료윤리연구회장(명이비인후과의원)은 지난 1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고 “환자 치료는 선의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력이 따라줘야 하는 문제이며,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려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필건 한의사협회장은 12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골밀도 측정기를 시연한 후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주장했다.

이명진 전 회장은 “한의사회장이 성숙하지 못한 행동을 했다. 대다수 한의사도 이러한 유치한 이벤트성 행사에 피로감을 느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 전 회장은 “김필건 회장은 현대의료기기를 간단하게 수치가 나오고 쉽게 다룰 수 있는 기기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현대 교육을 받지 않은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해석방법이다.”라고 꼬집었다.

이 전 회장은 “전문가는 의료기기에서 나온 검사수치를 그렇게 단순한 수치로 해석하지 않는다.”라며, “수치의 의미, 연관성, 수치의 추세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전문가이다.”라고 강조했다.

기기에 찍혀 나온 수치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있다면, 한의사가 아니라 일반인도 사용가능하다는 주장과 다를 게 없다는 게 이 전 회장의 지적이다.

이 전 회장은 “전문가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법과 질서인데, 한의사회장의 행동은 범범행위에 해당한다.”라며, “법과 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스스로를 보호할 수도 없고 환자를 보호해 줄 수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 전 회장은 쾍 닥터(Quack Doctor)를 언급하며,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주장을 거듭 비판했다.

이 전 회장은 “돌팔이를 영어로는 쾍 닥터(Quack Doctor)라고 한다. 오리처럼 지껄인다고 해서 그렇게 부르는데, 환자치료보다 돈벌이에 관심이 많다.”라며, “이들은 과거 미국사회에서도 치료 결과는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돈만 밝혀 문제가 됐다.”라고 말했다.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주장도 환자의 치료보다는 돈벌이를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전 회장의 주장이다.

이 전 회장은 “중장비를 몰고 싶으면 중장비 학원에 등록해서 배우고 자격증을 따면 된다. 중장비기사가 작업하는 걸 옆에서 본 것 만으로 중장비를 몰아선 안 된다.”라며, “의술은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배우고 그에 맞는 자격을 얻은 후에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의사들이 흉내내기를 멈췄으면 한다. 한의사회장이 한의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대변했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