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의사회 이필수 회장
전라남도의사회 이필수 회장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의료인의 징계강화보다 사기진작을 먼저 논해야 한다.”

전라남도의사회(회장 이필수)는 19일 성명을 내고, 이 같이 밝히고, 최근 면허취를 강화한 김상희 의원의 의료법 개정안을 규탄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의원(더불어민주당)은 17일 의료법이 규정하는 면허 자격정지에 관한 조항을 면허취소로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의원은 대리인에 의한 의료행위 및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 등 행위는 의료인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행위로 의료인이 국민보건의 핵심임을 감안할 때 현행보다 엄정한 제제와 자질 관리가 요구되며, 현행 규정인 자격정지보다는 면허 취소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의료법 66조에 속한 대부분의 경우에 자격정지를 대신해 면허를 취소하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전남의사회는 “개정안과 현행 의료법 66조는 대체로 인가받지 않은 약품의 사용, 대리인집도, 허위 진단서 등처럼 윤리적인 내용에 대한 징계에 속한다.”라고 밝혔다.

의사회는 “법적 양형기준에 맞춰보면, 사문서범죄ㆍ사기범죄ㆍ업무방해ㆍ배임수재범죄 등에 속한다고 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의료인이 얻는 이득이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면허취소라는 징계의 적정성에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의사회는 “진료기록부와 진단서의 작성의 문제는 의료인만의 문제라기보다 수진자 및 보험사가 결부된 경우가 많고, 이로 얻어지는 이득은 의료인보다는 수진자 또는 보험사가 취하게 되므로 이를 근거로 면허를 취소시키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으며, 양형기준의 형평성과도 어긋난다.”라고 주장했다.

의사회는 ‘65조 1항 10조 신설을 통해 의료인이 의료인 아닌 자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한 경우 의료인 면허를 취소하겠다’는 것도 문제 삼았다.

의사회는 “현실적으로 많은 대학병원에서 전공의 및 임상강사들이 PA와 소노그라퍼 등을 문제삼으며 의료인이 아닌 자들에 의한 의료 행위를 공론화했으나, 이에 대한 처벌은 이뤄지지 않은 채 여전히 불법 의료 행위들이 이뤄지고 있고, 약국에서의 무자격자에 의한 약품 조제(속칭 카운터)는 이미 만성화돼 근절될 기미도, 해결될 가능성도 없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발의된 이 조항은 현실성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개정안이 ‘의료인이 의료행위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범해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 자격을 정지할 수 있도록 한다’고 규정한 것에 대해서도 “의료행위와 관련한 업무상과실치사상은 기본적으로 고의성이 조각되므로, 이 결과로 면허를 정지 하는 것은 법리를 떠나 징벌적 의미이외에 어떤 의미도 가질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의사회는 “구성요건이 조각되는 의료행위에 벌금형을 선고하는 것도 비정상이지만, 면허 정지라는 행정처벌을 뒤따르게 하는 것이 입법부 국회의원이 생각하는 정의이고 형평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라고 우려했다.

의사회는 “세율을 높인다고 세수가 반드시 늘어나지 않는 것처럼, 징계를 강화한다고 환자와 의사들 간에 신뢰가 더 쌓이는 것은 아니다.”라며, “징계를 강화하는 개정안은 오히려 방어 진료를 부추기고, 환자와의 불화를 만들어 의료시스템을 후퇴시킬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한번 퇴보하면 개선되기 어려우며, 이는 환자들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우리나라 의료의 몰락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된다.”라며, “개정안의 제안 이유에서 밝히는 것처럼, 의료인이 국민 보건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 징계를 강화시키기보다 진정한 의미에서 신뢰를 구축하고 사기를 진작시키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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