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외래 정신질환자 수가 크게 증가하고 외래 방문일수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외래이용 활성화 정책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퇴원 후 30일 이내 정신의료기관 재입원도 지속되는 것으로 조사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이 요구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건복지포럼’에서 최지숙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부장은 ‘정신건강 의료이용의 현황과 과제: 지표 개발과 측정을 통한 접근’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최지숙 부장은 “세계적으로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경제적 부담의 지속적인 증가가 보고되는 상황에서 OECD, WHO 등의 국제기구에서는 정신건강 문제 개선을 위한 국가적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한 정신건강 문제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한 측정이 선행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5년마다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구, 2016~2020 정신건강종합대책)을 수립하여 정신건강 문제 개선을 위한 정책을 시행해 오고 있다.

특히 정신질환 초기 관리 강화, 지속 치료 가능 체계 마련 등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인지행동 치료와 같은 비급여 서비스를 급여화하고, 정신요법 시간을 다양화하는 등 보장성 강화를 통한 정신건강 의료이용의 접근성 확대 정책을 시행했다.

또한 외래 본인부담 감소, 의료급여 정신질환 외래진료비 지불제도 개선 등 외래이용 활성화 정책을 시행했다.

정신의료기관의 최근 5년간 의료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4~2018년 기간 중 정신의료기관을 이용한 정신질환자 수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최근 5년간 연평균 5.7% 증가해 2018년 정신질환자 수는 186만명이다.

분석 대상 정신의료기관 수는 2014년 1385개소에서 최근 5년간 연평균 4.0%가 증가하여 2018년에는 1,685개소이다. 이 중 국ㆍ공립 및 사립 정신병원은 159개소(9.4%)이고,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은 1132개소(67.2%)이다.

정신질환자는 대부분 40~64세였으나, 2014년 이후 40~64세 비중이 감소했다. 전체 정신질환자의 95% 이상이 외래를 이용했으며, 최근 5년간 외래를 이용한 정신질환자 수는 연평균 6.1%로 크게 증가해 2018년에는 180만명이다.

정신질환자 1인당 외래 방문 횟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며, 2018년에는 8.5회이다. 전체 외래이용 정신질환자의 15.4~16.3%는 1년 동안 월 1회 이상 매월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낮병동 이용 환자 1인당 평균 방문일수는 2014년 82.2일에서 2018년 100.6일로, 방문일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4년 낮병동을 이용한 정신질환자의 18.3%가 연간 월 1회 이상 매월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있으며, 그 비율은 2014년 이후 매년 증가해 2018년에는 28.3%가 연간 월 1회 이상 매월 낮병동을 지속적으로 방문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 낮병동을 지속적으로 방문한 환자 수는 약 200명이다.

신규 정신질환자는 2008년부터 분석 대상 전년도까지 정신질환으로 인해 의료이용을 한 경험이 없는 환자로 정의했다. 최근 5년간 전체 정신질환자 수의 약 22%가 신규 정신질환자이다. 이는 호주의 신규 정신질환자 수가 차지하는 비율 40%보다 낮은 수준이다.

신규 정신질환자는 2014년 약 34만명에서 연평균 5.0%가 증가해 2018년에는 41만명이 됐다. 신규 정신질환자 중 40세 미만은 2014년 36.1%에서 2018년 43.7%로 크게 증가했으나, 65세 이상의 신규 정신질환자는 2014년 이후 감소한다.

2017년 신규 정신질환자 약 36만명을 대상으로 최초 의료이용일 이후 1년간의 의료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외래를 이용했고, 입원을 이용한 신규 정신질환자는 4%였다.

신규 정신질환자 1인당 연간 6.7회 외래를 방문하고, 퇴원 환자 1인당 평균 1.2회 입원하며, 퇴원 에피소드 건당 평균 입원일수는 59.6일이었다.

신규 정신질환자의 입원 및 외래 의료이용 시 다빈도 정신질환을 파악하기 위해 상위 10위 주진단명을 분석했다.

진단명을 기준으로 신규 정신질환자는 알코올 사용에 의한 ▲정신 및 행동장애(F10) ▲우울 에피소드(F32) ▲조현병(F20) 순으로 입원 비율이 높았다. 외래는 ▲우울 에피소드(F32) ▲기타 불안장애(F41) ▲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및 적응장애(F43) 순으로 의료이용 비율이 높았다.

2014~2018년 5년간 퇴원 에피소드 건당 평균 재원일수는 연평균 3.0% 증가해 2018년에는 131.5일이다.

2017년 기준 OECD 회원국의 정신 및 행동장애 퇴원 환자의 평균 재원일수는 49.0일로, 우리나라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한 정신질환자의 평균 재원일수와 비교해 큰 차이가 있다.

최근 5년간 퇴원 에피소드 건당 재원일수 중앙값은 감소하는 반면, 평균 재원일수가 증가하는 것은 일부 입원 환자가 장기 입원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입원 기간이 90일 이내인 퇴원 에피소드 건수는 감소하고 입원 기간이 1년 이상 되는 퇴원 에피소드 건수가 증가했으며, 5년 이상 장기 입원하는 퇴원 에피소드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정신질환자 1인당 전체 진료비는 연평균 1.2% 감소하여 2018년에는 118만원이다. 정신질환자 1인당 외래진료비는 연평균 2.6%, 입원진료비는 연평균 3.5% 증가했다.

정신질환 진료의 지속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되는 ‘퇴원 후 1개월 내 외래 방문율’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퇴원 후 30일 이내 정신의료기관 외래 방문율은 연평균 1.2% 증가해 2018년에는 퇴원 환자의 84.0%가 퇴원 후 30일 이내에 정신의료기관 외래 방문을 했다.

호주의 2016~2017년 기준 병원 퇴원 후 지역사회에서 후속 치료를 받은 환자 비율 49.8%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또한 퇴원 후 7일 이내 정신의료기관 외래 방문율은 2014년 37.6%에서 연평균 3.6%가 증가해 2018년에는 퇴원 환자의 38.9%가 퇴원 후 7일 이내에 정신의료기관 외래 방문을 했다.

최근 5년간 퇴원 후 7일 이내 또는 30일 이내 정신의료기관 재입원율이 각각 연평균 0.7%, 0.8% 증가해 2018년에는 퇴원 환자의 17.7%가 퇴원 후 7일 이내에 정신의료기관에 재입원하고 29.8%가 퇴원 후 30일 이내에 정신의료기관에 재입원했다. 이는 호주의 2016~2017년 기준 28일 내 재입원율 14.9%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조사 결과와 관련, 최지숙 부장은 “정신의료기관의 최근 5년간 의료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외래 정신질환자 수가 연평균 6.1%로 크게 증가했고 외래 방문일수가 증가했다.”라며, 신규 정신질환자는 대부분 입원하지 않고 외래를 이용하고 있어 외래이용 활성화 정책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최근 5년간 정신의료기관에서 퇴원 후 30일 이내 외래 방문율이 호주에 비해 높아 퇴원 후 치료의 지속성이 높다고 파악된다.”라며, “최근 5년간 정신의료기관의 낮병동 이용 환자 수와 1인당 방문횟수가 증가해 낮병동 이용이 활성화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전했다.

최 부장은 반면, ‘2016~2020 정신건강종합대책’에 의료기관의 평균 입원 기간 단축 등의 정책 목표가 있었으나, 최근 5년간 정신의료기관의 퇴원 환자 수 감소, 평균 재원일수 증가 등의 장기 입원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퇴원 후 30일 이내 정신의료기관 재입원도 지속되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앞으로 정신건강종합대책 등 정신건강 정책 개선 전략 수립 시 신규 정신질환자의 치료접근 가능성을 높이고 장기 입원 문제와 퇴원 후 재입원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이 요구된다.”라고 제언했다.

최 부장은 이어 “향후 정신건강 정책 방향 설정과 구체적인 정책 목표 수립하기 위해 정신질환자의 신체적 동반상병 등 임상적 상태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정책 효과 분석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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