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발전이 의료비 지출에 25~50% 수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이 지난 20일 발간한 ‘고령화리뷰’에서 정인영 연구원은 ‘의료비 지출의 동인과 기술발전의 영향’을 통해 “기술 발전은 소득수준, 인구구조, 건강상태 등 의료비 지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타 요인들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의료비 지출에 미치는 효과를 정확히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약 25~5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정인영 연구원은 “각국의 보건의료비 지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크게 인구학적 요인(Demographic Drivers)과 비인구학적 요인(Non-Demographic Drivers)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료비 지출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학적 요인으로는 인구구조 변화(Population Aging), 건강상태(Healthy Aging) 등이 있다.

다른 조건이 일정한 경우 의료비는 인구 규모에 비례해 증가하며, 특히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 국가일수록 의료비 지출 증가에 대한 압력이 높다.

정 연구원은 또, ‘건강한 고령화(Healthy Aging)’ 가설 하에서는 국가 단위로 보았을 때 국민의 평균수명이 늘어난 만큼 건강한 상태로 사는 기간이 늘어 의료비 지출 증가 폭이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고 봤다.

비인구학적 요인으로는 소득(Income effect), 생산성(Baumol effect), 기술발전(Time effect), 정부정책 효과 등이 있다.

정 연구원은 “소득의 증가는 의료비 증가를 유발하는데, 의료비의 소득탄력성에 대한 합치된 결론은 도출되고 있지 않다.”라고 전했다.

소득효과에 대한 추정 시 주로 ‘1인당 GDP’를 활용하는데, 의료비의 소득탄력성이 1을 초과하는지 여부, 즉 의료서비스가 사치재인지 아니면 필수재인지 여부가 논의의 중심이다.

다수의 연구에서 소득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의료서비스의 소득탄력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으며, 고소득 국가의 평균 소득탄력성은 0.75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이어 정 연구원은 “의료산업은 자동화가 진행된 제조업 등에 비해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노동집약적이어서 평균 이상의 임금인상과 지속적인 의료서비스 가격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소득 국가에서 치료 및 진단 범위가 확장됨에 따라 기술발전이 의료비 지출 증가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언급되고 있다. 이외에도 건강보험 적용대상 조정 등 정책변화가 국민의료비 지출에 영향을 미친다.

정 연구원은 “최근 의학기술 발전이 의료비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는데, 신기술 등장 및 의료서비스 이용 확대 등 보건의료비 지출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의학기술 발전이 의료비 지출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로는 ▲신약, 모바일 건강 어플리케이션 등 새로운 상품 출현 ▲현행 치료방식의 대체 ▲검진방식 개선에 따른 기존 의료서비스의 이용 증가 ▲수명연장으로 인한 추가적인 의료서비스 이용 효과 등이 있다.

정 연구원은 “원격의료(Telemedicine)와 같은 기술발전은 치료비용을 잠재적으로 줄일 수도 있으나, 전체적인 효과를 놓고 볼 때 기술발전은 의료비 지출 증가를 유발한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라고 전했다.

Chernew et al.(2011)에 따르면, 기술 혁신으로 치료 단위당(Per Treatment) 비용은 감소하지만, 전체적으로 치료 경로(Treatment Pathways)가 변경돼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총지출은 증가한다.

정 연구원은 “의학기술 발전은 소득수준, 인구구조, 건강상태 등 의료비 지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타 요인들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의료비 지출 증가에 미치는 순효과를 정확히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약 25~5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설명했다.

Lornzoni et al.(2019)은 1995년과 2015년 사이 OECD 국가의 연평균 의료비 지출 증가율 3% 중 35%가 기술발전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했다.

Smith et al.(2009)은 1960년에서 2006년 기간 중 OECD 23개국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기술발전이 의료비 증가에 미치는 영향이 27~48%를 차지한다고 추정했다.

Willeme and Dumont(2015)는 1981년부터 2012년 사이 OECD 18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의료비 지출 증가 중 1/3 정도가 기술발전에서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