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만호 의사협회장이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경만호 회장은 입법권 회복과 한의약육성법 폐기를 요구하는 대형 피켓을 펼쳐 놓고 결연한 의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그 이상은 없었다. 취재진이 시위에 나선 배경을 설명해 달라고 요구하자 경 회장은 한의약육성법은 의사와 한의사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법안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국회나 정부 차원에서 의료일원화에 대한 논의를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장을 찾은 최종현 의협 사무총장도 “의료일원화가 되면 한의약 육성은 자동적으로 해결된다”고 거들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이 사안은 법이 중요한 게 아니고, 대한민국 의료의 새판을 제대로 짜자는 국민에 대한 메시지, 국회나 정부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거다”고 발언했다.

한의약육성법 폐기를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서서는 대한민국 의료의 새판을 짜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니 누가 믿어주겠는가.

더군다나 경 회장은 직역 간 갈등으로 비쳐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발언했다.

한의약육성법 폐기를 주장하는 의사협회장이 직역 간의 갈등은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

한의약육성법은 최근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고, 본회의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료일원화를 주장할 때인지 생각해 볼 문제다. 한의약육성법이 통과되고 머지 않아 한의사에게 현대의료기기 사용 자격이 주어진다면 그들이 의료일원화에 관심이나 있을까.

무엇보다 경 회장의 1인 시위는 취임 2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의사협회 수장이 국회 앞에서 단독 시위를 벌였다는 것만으로도 주목을 끌 수 있는 사안이었다.

경 회장은 이날 ‘의료일원화를 논의해야 한다’거나, ‘직역 간 갈등으로 비쳐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등의 발언은 자제해야 했다.

단지 한의약육성법이 국민에게 끼칠 해악을 강조하며, 한의약육성법의 폐기를 주장해야 했다.

그것이 의사협회 수장이 국회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서게 된 이유를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을거다.

차라리 침묵시위 였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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