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 한장없이 전화 요청을 받고 참여한 자원봉사 관련 소식을 임원 카톡방에 올린 것은 잘못이다. 자원봉사에 참여했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서울 관악구의사회(회장 서영주)가 27일 오후 7시 구의사회관에서 개최한 47차 정기총회에서 의사회장의 자원봉사가 논란이 됐다.

이명의 감사는 “구의사회 임원진 카톡방에 회장과 총무가 보건소의 요청을 받고 자원봉사를 했다는 내용이 올라왔다. 우한폐렴은 치료제가 없어서 언제 끝날지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자원봉사는 말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 감사는 “보건소의 요청은 정식으로 의사를 파견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지 일회성 자원봉사가 아닐 것이다. 정식으로 협조요청을 받고 참여여부를 회원들에게 묻고 결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서영주 회장이 임원 SNS에 자원봉사 관련 글을 올린 것을 지적했지만 결국은 보건소장의 자원봉사 요청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인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A 회원도 “회장에게 전화로 요청하는 것은 잘못됐다. 문서로 요청해 공적인 일처리가 돼야 한다.”라면서, “총회에서 감사로부터 지적이 나온 만큼, 보건소에도 공식적으로 처리해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라고 같은 의견을 냈다.

B 회원은 책임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메르스 당시 감염돼 병원 문을 닫고 손실을 떠안은 의사들이 있다. 자원봉사하다가 코로나에 감염되면 2주간 격리된다. 병원을 문닫게되면 피해보상은 누가 해주나?”라고 물었다.

B 회원은 “공문을 받고 정식으로 참여하면 문제가 생겨도 공문이 보상 근거가 된다. 자원봉사라고 단순하게 생각하지 말고 병에 걸리거나 죽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당사자인 서영주 회장은 “깊이 고민하지 못했다.”라고 사과한 뒤 “전회원에게 알릴 생각은 없었다. 지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자원봉사를 하는거고 아니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다음부터는 공문을 받고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C 회원은 “단톡방 내용을 봤지만 자원봉사에 참여하라는 강요는 없었다. 전체 회원에게 말하기에는 큰 사안이어서 임원들에게 알린 것으로 판단했다.”라며, “회장이나 총무는 보건소에 도움을 요청할 일이 많다. 이러한 관계성을 고려해서 이해했으면 한다.”라는 의견을 냈다.

서 회장은 “카톡글은 내리고 다음부턴 더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라고 재차 약속했다.

한편, 전체 회원 167명 중 재석 25명(위임 96명)으로 성원된 본회의에서는 지난해 사업보고, 감사보고, 결산보고를 이의없이 통과시켰다.

2020년도 사업계획(안)으로 연수교육 년 7회 실시, 의료관계법 개정 추진, 행정당국과의 유대 강화, 각종 통계 작성, 예방접종 사업, 부정의료행위자 근절 및 고발, 자율정화 강화 등을 확정했다.

올해 예산(안)으로는 지난해 9,039만 756원 보다 5,245만 2,080원 증액한 1억 4,284만 2,836원을 의결했다.

서 회장은 “연수교육부스와 학술대회 후원으로 이월금이 대폭 증가해 예산이 늘었다. 올해는 감염병 확산으로 학술행사가 취소될 가능성이 커 우려가 크다.”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의사회 총회 건의안건으로는 ▲서울시의사회장 선거 직선제 시행 ▲보건소 역할 재정립 ▲의료전달체계 정립 ▲의료 관련 중복 시범사업 검토 ▲대리처방전 허용범위 법제화 제고 ▲심평원 분석심사 거부 ▲실손보험 청구 대행 반대 ▲한약 첩약 급여화 반대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지역의사회 중심 개편 ▲각종 법정 의무교육 간소화 등 10개 항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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