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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 중심 견제 위해 건정심 개편될까윤일규 의원 건보법 개정안에 보건복지부ㆍ기획재정부 모두 부정적
최미라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9.11.06 6:10

정부 정책 중심의 건강보험 정책 결정을 견제하기 위해 국회, 건강보험 가입자 및 의료공급자의 의견 반영 통로를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중이지만,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 모두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이 개정안은 최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돼 법안심사소위원회로 회부됐다.

▽윤일규 의원, 건보법 개정안 발의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은 지난 3월 ▲건정심 공익위원 임명ㆍ위촉 시 국회 소관 상임위 의결 의무화 ▲가입자ㆍ공급자단체의 공익위원 추천 권한 부여 ▲건강보험료 결정 시 국회 소관 상임위의 의견 반영 등을 골자로 하는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는 요양급여의 기준과 비용, 지역 가입자의 월별 보험료, 직장가입자의 보험료율과 건강보험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ㆍ의결하는 기구다.

현재 건정심은 위원장 1명, 가입자 8명, 공급자 8명, 공익위원 8명 등의 25명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러한 구성을 유지하는 이유는 정부, 가입자, 의료서비스 공급자 간의 민주적인 협의를 위한 것이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개요

건정심의 역할 중 보험료와 요양급여비용의 조정 등은 가입자와 의약계 간 이해가 상충될 수밖에 없어 이견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윤 의원은 “따라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공익위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시됨에도 불구하고, 현행 공익위원 8명 중 6명이 정부의 영향을 받는 위치에 있는 기관의 직원으로부터 임명 또는 위촉되고 있어 대부분 정부 측과 의견이 유사하다는 한계가 있다.”면서, “협의보다는 표결에 의해 결정되는 건정심의 의결 과정으로 미뤄봤을 때 현 구조는 합리적이거나 민주적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개정안은 건정심이 형식적인 의결기구로 전락하지 않고 위원회 도입 제도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 현행 정부가 추천하고 있는 건강보험 전문가 공익위원 중 4명을 가입자가 추천한 위원 2명과 공급자가 추천한 위원 2명으로 하도록 했다.

또, 공익위원 임명에 대해서도 중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회 소관 상임위의 의결을 거치도록 절차를 개선하도록 했다.

아울러 같은 법 제73조에 따라 직장가입자의 보험료율과 보험료부과점수당 금액은 건정심의 의결을 거쳐 정하도록 하고 있으나, 위원회에 지나치게 많은 권한이 부여돼 있으며, 민주적인 견제 장치가 부재하다는 점을 고려해 국회 소관 상임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의결하도록 했다.

즉, 개정안은 건강보험 정책 결정에 대한 국회, 건강보험 가입자 및 의료공급자의 의견 반영 통로를 확대해 정부 정책 중심의 건강보험 정책 결정을 견제하기 위한 내용이다.

▽공익위원 임명자ㆍ위촉 시 국회 소관 상임위 의결 의무화
구체적으로 개정안은 보건복지부장관이 건정심의 공익위원(8명)을 임명ㆍ위촉하기 전에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해 정부 인사 중심의 위원회 구성을 완화하고 의사결정의 다양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의 위원 선임에 대해서는 행정부가 전속적 권한을 행사하나, 예외적으로 위원회의 민주성ㆍ대표성 등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경우 국회가 위원 구성에 개입하는 사례가 있다.

2018년 6월 기준 전체 558개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 중 18개 위원회의 위원 일부를 국회가 선출 또는 추천하고 있다.

각 위원회의 사례를 살펴볼 때, ▲지방자치ㆍ통일ㆍ언론ㆍ개인정보보호 등 헌법에 규정된 자유민주주의의 핵심적인 가치를 보호ㆍ보장하기 위한 위원회 ▲통상ㆍ교섭 등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해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필요성이 있는 위원회 ▲경제적 위기 상황에서의 공적자금관리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정책 영역을 다루는 위원회 등의 경우 국회가 위원 선임 권한을 행사할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신중검토’ 입장을 통해 개정안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는 “건정심은 행정부 소속 위원회로서, 공익위원 위촉 시 입법부인 국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실은 개정안의 취지나 필요성은 일부 인정하면서도, 몇 가지 고려할 점을 제시했다.

전문위원실은 “건정심의 심의ㆍ의결 사항이 건강보험 정책 및 국민의 권리ㆍ의무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국회가 위원 구성에 참여해 공익위원에 대한 민주적 대표성을 확보하려는 개정안의 취지는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건정심의 심의ㆍ의결 사항은 건강보험종합계획 등 중장기적 정책 방향의 결정과 건강보험의 수입(건강보험료) 및 지출(요양급여비용) 등 건강보험 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 건강보험료율과 요양급여비용 등에 관한 사안은 가입자ㆍ공급자 간 대립이 첨예한 사안으로 합의를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존재한다는 점, 국내 거주 내국인에게 강제가입제도로 운영되는 건강보험의 성격상 건정심의 정책 결정이 국민 다수의 권리ㆍ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항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위원 구성 시 정부가 전속적인 권한을 행사하기보다는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일정 부분 참여함으로써 건강보험 정책 결정에 대한 대표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전문위원실은 “국회의 예산 심의ㆍ의결을 거쳐 건강보험재정에 대한 국가 지원금이 결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통해 건강보험 수입ㆍ지출의 결정에 관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라며, “건강보험 정책에 관한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건정심의 구성에 국회가 참여함으로써 건강보험재정 통제를 강화할 필요성도 있다.”라고 역설했다.

전문위원실은 다만, “건정심 위원 구성에 대한 국회의 참여 권한과 행정부의 위촉 권한 간 조화를 위해 국회에서 ‘의결’을 거치기보다는 행정부에 적임자를 ‘추천’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행정기관 소속 자문위원회의 구성에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도록 한 타 입법례를 보면 위촉 요건에 부합하는 사람을 국회가 추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법률에 국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명시적으로 규정할 경우 사실상 국회에서 결정한 위원의 위촉을 강제하게 돼 행정부의 자율적인 위원 구성 권한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전문위원실은 “건강보험 정책을 수립하는 정부와 건강보험 사업을 담당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ㆍ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건정심의 심의ㆍ의결과정에 참여함으로써 건강보험의 공공성과 재정건전성을 담보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ㆍ건보공단ㆍ심평원 몫의 공익위원(4명)에 대해서도 국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하기 보다는, 보건복지부장관의 전속적인 위촉 권한을 인정해 건정심의 정책 결정에 대한 행정기관의 책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라고 역설했다.

▽가입자ㆍ공급자단체의 공익위원 추천 권한 부여
개정안은 현재 건강보험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중 보건복지부장관이 자율적으로 위촉하도록 규정돼 있는 공익위원 4명을 가입자단체ㆍ공급자단체에서 각각 2명씩 추천하도록 해 건정심의 심의ㆍ의결 과정에서 정부의 영향을 축소하고, 가입자ㆍ공급자 간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유도하려는 내용도 담고 있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위원 추천 단체 현황(1기∼7기)
*자료: 보건복지부

하지만 해당 조항 역시 보건복지부는 “현행 건정심 구조는 의사결정에 각 주체의 참여를 동등하게 보장하기 위해 가입자(보험료 부담주체), 공급자(의료서비스 제공주체) 및 균형자 역할의 공익위원(정부ㆍ보험자ㆍ전문가) 간 동수로 구성ㆍ운영되고 있는데, 가입자ㆍ공급자가 공익 대표를 추천하는 것은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개정안과 같이 규정할 경우에도, 가입자ㆍ공급자 외에 보건복지부장관이 추천하는 위원 역시 공익위원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해 위원회 운영의 중립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획재정부도 검토의견을 통해 ‘수용곤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기재부는 “현행 건정심은 위원장 1명, 가입자ㆍ공급자ㆍ공익위원 각 8명 등 총 25명으로 균형 있게 구성돼 있는데, 공익위원 4명을 가입자ㆍ공급자로부터 추천받을 경우 중립적ㆍ전문적 역할을 수행하는 공익위원은 사라지고 실질적으로 가입자ㆍ공급자측 위원만 8명에서 10명으로 증가해 건정심의 의견 중재ㆍ조정기능이 상실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역설했다.

보건복지위 전문위원실은 “그동안 공무원(보건복지부ㆍ기획재정부)과 공공기관(건보공단ㆍ심평원) 추천자를 제외한 공익위원(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4명) 의 상당수가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직원으로 선임돼 중립적ㆍ객관적인 입장에서 가입자ㆍ공급자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담당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음을 고려할 때, 네 명의 공익위원을 가입자단체ㆍ공급자단체가 추천하도록 함으로써 건정심 내 의사결정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수용성을 높이고 신뢰를 제고하려는 개정안의 취지는 타당한 측면이 있다.”라고 판단했다.

다만, 가입자ㆍ공급자단체가 추천하는 공익위원이 당초 취지와 달리 일방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위원으로 선임돼 가입자ㆍ공급자 간 갈등을 심화시키지 않도록 적절한 위원 구성 방식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각 단체가 공익위원으로 추천한 사람에 대해 가입자ㆍ공급자위원의 거부권을 보장하거나, 각 단체가 요건에 부합하는 다수의 후보를 추천하면 가입자단체 추천자에 대해서는 공급자위원이, 공급자단체 추천자에 대해서는 가입자위원이 적임자를 선정하도록 하는 방식 등을 제시했다.

또한 개정안에서는 직장가입자를 대표하는 ‘근로자단체’와 ‘사용자단체’가 가입자 몫의 공익위원 2명을 추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직장가입자ㆍ지역가입자 간 이견이 발생할 수 있는 안건에 대해 공익위원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지역가입자를 대표하는 단체 역시 가입자 몫의 공익위원을 추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전했다.

참고로 2017년 및 2018년에 건강보험 자격ㆍ부과제도와 관련해 건정심에 상정된 보고안건은 주로 이원화된 부과체계 간 형평성에 관한 사안으로, 직장가입자 및 지역가입자 간 서로 다른 의견을 개진할 가능성이 있는 사안이다.

개정안 주제별 주요내용

▽보험료율 등 결정 시 국회 소관 상임위 의견 청취
이외에도 개정안은 직장가입자의 보험료율과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부과점수당 금액(이하 보험료율 등)을 결정할 때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의 의견을 듣도록 함으로써 건강보험료 결정 과정에 민주적 견제 장치를 마련하도록 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대표로 구성된 국회 상임위원회의 공식 의견이 갖는 중대성 등을 감안할 때 국회의 의견이 건정심 위원의 의견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으며, 국민연금 등 여타 사회보험법상 유사 입법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사실상 반대 입장을 전했다.

기획재정부도 “보험료율은 가입자와 공급자 간 자유로운 합의에 기반해 결정되는 것이 원칙인데, 사전에 국회 소관 상임위의 의견을 듣도록 할 경우 이후 진행되는 건정심의 논의가 소관 상임위 의견에 구속돼 균형 있는 의사결정이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면서, 반대 의견을 전했다.

해당 조항에 대해 보건복지위 전문위원실은 “보험료율 등의 결정 과정에서 건정심 내에서 이루어지는 논의 외에도 다양한 의견을 국회가 대변할 수 있도록 하려는 개정안의 취지는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건강보험료는 실질적으로 준조세의 성격을 가져 그 결정이 국민 다수의 권리ㆍ의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결정 사항에 대한 민주적 대표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재정이 타 사회보험과 달리 국가재정 외로 관리되고 있어 건정심의 의사 결정에 참여하지 않으면 사실상 건강보험료(건강보험재정 수입) 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통로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전문위원실은 “국민연금의 경우 보험료율이 법률에 규정돼 있으며,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경우 하위법령에 규정돼 있으나 기금(고용보험기금ㆍ산업재해보상보험 및 예방기금)의 수입ㆍ지출에 관한 사항이 국회의 심의ㆍ의결 대상이 됨에 따라 국회가 보험료율 결정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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