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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환자간 원격의료법 통과 가능성은?유기준 의원 의료법 개정안, 보건의료계 반발에 난항 예상
최미라 기자 | 승인2018.09.12 6:10
유기준 의원

정부와 여당이 제한적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추진하는 가운데, 이미 20대 국회에 발의된 원격의료법에 대한 검토의견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부와 국회, 직역단체의 입장 및 통과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유기준 의원(자유한국당)은 지난 2월 1일 섬ㆍ벽지 거주자와 해상에 나가 있는 선원, 거동이 어려운 노인 또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원격의료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는 20대 국회 들어 정부안(2016년 6월 22일 발의)에 이어 두 번째로 발의된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법이다.

개정안은 원격의료의 범위를 확대하도록 했다. 종전에는 의사가 먼 곳에 있는 의료인에 대해 의료지식이나 기술을 지원하는 방법에 한정해 원격의료를 실시했으나, 앞으로는 섬ㆍ벽지에 사는 사람이나 해상에 나가 있는 선원, 거동이 어려운 노인 또는 장애인 등 환자의 진료에 대해서도 원격의료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원격의료 실시기관의 신고제도도 마련한다. 원격의료를 하려는 의료기관의 장은 일정한 시설과 장비를 갖춰 특별자치시장ㆍ특별자치도지사ㆍ시장ㆍ군수ㆍ구청장에게 신고하도록 했다.

원격의료의 대상은 재진환자나 경증 질환을 가진 환자 위주로 해 원격의료의 의학적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개정안에 따른 원격의료의 대상 및 내용 확대 범위

장기간 진료가 필요한 고혈압ㆍ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자, 섬ㆍ벽지 거주자, 거동이 어려운 노인ㆍ장애인 및 일정한 경증 질환을 가진 환자에 대한 원격의료는 의원급 의료기관만이 할 수 있도록 했다.

수술 후 신체에 부착된 의료기기의 작동상태 점검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나 교정시설 수용자 또는 군인 등 의료기관 이용이 제한되는 환자는 의원급 의료기관과 병원급 의료기관이 함께 원격의료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원격의료 이용 환자 및 이용가능 의료기관
*자료: 보건복지부

또한 의료기관이 원격의료만 하는 의료기관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하고, 같은 환자에 대해 연속적으로 진단ㆍ처방을 하는 경우에는 주기적으로 대면진료를 함께 하도록 해 원격의료에만 의존하는 경우의 위험성을 낮추도록 했다.

원격지의사 및 소속 의료기관 장의 준수사항

유기준 의원은 “의료기술 및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의료기관 외의 장소에 있는 환자에 대하여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원격의료서비스가 가능해짐에 따라, 의료기관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섬ㆍ벽지에 사는 사람 또는 조업이나 운송ㆍ여객을 위해 해상에 나가 있는 선원 등에게 원격의료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국민편의 증진과 의료산업 발전을 도모하려는 것이다.”라고 법안 발의 취지를 전했다.

주요 입장 요약

하지만 이 같은 개정안에 대해 보건의료계 모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법안 통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는 검토의견을 통해 “원격의료 허용시 의료전달체계의 붕괴가 우려되고, 임상적 유효성ㆍ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있으며, 환자의 책임이나 장비의 결함 입증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의사들에게 입증책임이 전가될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보보안과 프라이버시 문제가 우려되며, 노인, 만성질환자, 성폭력ㆍ가정폭력 환자 등은 적극적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의료취약계층으로 직접진료를 통한 환자보호가 우선적이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대한병원협회도 “의료의 본질적 측면과 효과성 등을 종합 고려할 때 의사와 환자 간의 대면진료 원칙이 유지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병협은 “원격의료 허용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초진환자는 대면진료를 원칙으로 하고, 대상환자와 질환의 범위를 엄격히 제한해 환자의 의료인ㆍ의료기관 선택권을 제한하지 않도록 하는 한편, 의료전달체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거나 진료의뢰절차를 훼손하는 효과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대한한의사협회 역시 “원격의료는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으로 동네 의원과 지방병원의 진료시스템을 붕괴시키는 등 의료질서를 파괴하고, 의료 영리화와 연계돼 의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켜 국가 보건의료체계를 왜곡시키게 된다.”라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대한간호협회도 “원격의료 대상자는 공공의료와 사회보험 영역 하에 방문간호가 시행되고 있으므로 방문간호 활성화에 주력하고, 현행 의료법상 허용하고 있는 의사-의료인간 원격의료를 보완해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주장했다.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허용시 기기 구입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이고, IT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계층의 소외가 커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약사회 역시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허용시 국민에게는 의료비 상승, 진료 오류, 의료사고 책임소재 문제, 자가 치료에 필요한 고가 장비 구입, 처방 의약품 구입 불편 등을 초래해 기존 보건의료서비스체계가 왜곡될 수 있으므로 반대한다.”라고 강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 전문위원실도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전문위원실은 “원격의료를 통한 의료서비스 제공은 의료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환자의 의료접근성을 강화하고 편의를 제공할 수 있으며, 관련 산업 육성 등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있음을 고려할 때, 제한적 수준에서 원격의료를 의사와 환자 간에도 허용하려는 개정안의 취지는 타당한 측면이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허용에 대해서는 찬반 입장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해 안전성과 유효성 등을 충분하게 논의한 후 원격의료는 대면진료의 보완적 형태로 행할 것을 분명히 하고, 원격의료가 반드시 필요한 환자의 대상과 원격의료의 형태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거쳐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는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제언했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의료인에 의한 직접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섬ㆍ벽지 거주자, 교정시설의 수용자, 군인 및 해상에 나가 있는 선원 등의 의료접근성 제고 및 건강·생명권 보장 차원에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적용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며,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제한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격의료 대상별 이용가능 인원 추계
*자료: 보건복지부
*만성질환자, 정신질환자 등의 인원은 우리나라에서 질환 관리를 받고 있는 전체대상자이고, 장애인, 노인 등의 경우도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노인 전체 인원을 뜻하는 것임
*비고(산출근거): 예를 들어, 거동이 불편한 노인ㆍ장애인 등이 욕창 등 지속적인 관리를 받을 필요가 있는 환자인 경우 병원급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않음

한편, ‘원격의료(Telemedicine)’란 일반적으로 의사와 환자가 멀리 떨어져있는 장소에서 행하는 의료행위로,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 적절한 진료 등을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원격의료의 유형은 원격의료의 대상을 기준으로 크게 ‘의사-의료인간’ 원격의료와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의사-의료인간’ 원격의료(원격자문)는 원격지 의사가 멀리 떨어진 현지 의료인의 의료과정에 있어 의료 지식이나 기술을 상담하고 자문을 하는 것으로, 현행 ‘의료법’에서 허용하고 있다.

반면,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는 의사가 환자의 질병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환자의 생활습관 등에 대해 상담ㆍ교육 등 관리하는 원격모니터링과 의사가 원격으로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처방전을 발행하는 등의 진료행위를 하는 원격진료를 의미하는 것으로, 현행법에서 허용하고 있지 않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의료서비스의 접근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지난 2002년에 ‘의료법’을 개정해 ‘의사-의료인’에 한정해 원격의료를 우선적으로 허용했다.

이에 따라 ‘의료법’ 제34조제1항은 원격의료를 ‘컴퓨터ㆍ화상통신 등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원격지의 의료인에 대해 의료지식 또는 기술을 지원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원격의료를 행할 수 있는 의료인을 ‘의료업에 종사하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로 제한했다.

이후 제18대 국회에서 정부는 원격의료의 범위를 ‘의사-환자간’에도 허용하려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했으나(2010년 4월 8일), 당시 의사협회 등은 원격진료의 정확성ㆍ안전성 미흡과 책임소재 모호, 대형병원 쏠림현상 등을 이유로 반대했고, 국회에서도 여야간 입장차이로 논란이 제기되다가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제18대 국회 제출안과 제19대 국회 제출안 비교

제19대 국회에서 정부는 의료계ㆍ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일부 내용을 수정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다시 제출(2014년 4월)했다. 제18대 국회에서 제출한 개정안 대비 제19대 국회에서 제출한 개정안의 주요 수정내용으로는 원격의료만을 전문으로 운영하는 의료기관 개설ㆍ운영 차단, 주기적인 대면진료 의무화 등이다.

이후 복지부와 의사협회는 2014년 3월 제2차 의정협의에서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실시해 그 결과를 입법에 반영하기로 합의했으나, 여전히 원격의료 확대시 의료영리화 등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논의되지 못하고 임기만료 폐기됐다.

제20대 국회에서 정부는 만성질환자나 경증질환자 및 도서벽지나 수용소ㆍ군대 등 의료기관 접근이 어려운 경우를 대상으로 원칙적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에만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다시 제출(2016년 6월 22일)했으며, 현재 보건복지위 법안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원격의료 시범사업은 1988년 경기도, 강원도, 경상북도에서 대학병원과 보건의료원 간의 원격영상진단 시범사업이 최초인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범부처 원격의료 시범사업의 단계적 확대 현황

원격의료 도입을 위한 본격적인 복지부 시범사업은 2014년 9월 1차 시범사업으로, 2016년까지 3차 시범사업이 완료됐다.

1차 시범사업에서는 18개 보건의료기관에서 고혈압ㆍ당뇨 재진환자 845명을 대상으로 원격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했고, 2차 시범사업에서는 45개 보건의료기관에서 1,900명의 도서벽지 주민, 거동이 불편한 노인요양시설 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원격모니터링 및 원격진료 서비스를 진행했다.

특히 2차 시범사업에서는 복지부를 비롯한 특수지 관할 국방부(군장병 대상), 해양수산부(원양선박 선원 대상), 법무부(제소자 대상) 등 타 중앙부처도 참여해 총 148개 기관, 5,300명을 대상으로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원격의료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평가 결과, 1차 시범사업에서는 76.87%가, 2차 시범사업에서는 도서벽지 주민의 83%, 노인요양시설 거주자 87.9%가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2차 시범사업에서는 동네의원 중심의 당뇨환자를 대상으로 당화혈색소 전후 변화를 분석한 결과, 당화혈색소 수치가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은 환자군은 0.63%p, 제공받지 않은 환자군은 0.27%p 감소해 임상적 유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반응 등 임상적 안전성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령을 준수하는 등 기술적 안전성(보안)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3단계 원격의료 시범사업 주요 현황
*자료: 보건복지부

3차 시범사업(2016년 4월~12월)은 범부처 총 400개 기관, 1만 1,849명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해 추진했으며, 주요 내용으로는 도서벽지 주민대상 원격협진·원격 모니터링, 장애인 대상 원격협진, 재외국민 대상 원격 건강 상담 및 원양선박 선원 대상 건강관리 등이다.

의사와 환자간 원격의료 허용에 대해서는 현재 찬성과 반대 입장이 팽팽히 대립 중이다.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찬성의 주요 논거를 살펴보면, “원격의료는 도서ㆍ산간 등의 거주자나 군인ㆍ교도소 수용자ㆍ원양선박 선원 등 장소적 제한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ㆍ장애인 등 신체적 제약으로 인해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환자도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의료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2.1명)는 OECD 최하위권이며, 도시 지역에 의사가 상대적으로 집중돼 의료 사각지대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또, 만성질환자 등 상시적 관리가 중요한 환자의 경우, 환자의 상태를 잘 아는 의사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환자의 질환ㆍ건강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통합적으로 상담ㆍ교육함으로써, 만성질환의 악화나 다른 합병증의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20대 국회에서 정부가 제출(2016년 6월 22일)한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기관과 거리가 먼 도서ㆍ벽지 주민 등 거동이 어려운 노인ㆍ장애인, 고혈압ㆍ당뇨 등 만성질환자 및 정신질환자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만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사회 전반의 정보통신기술 발전성과를 보건의료제도에 반영해 활용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우리나라도 세계적 추세에 맞춰 정보통신기술을 보건의료제도에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측은 “원격진료는 촉진ㆍ타진 등 진찰에 제약이 따르므로 근본적으로 대면진료에 비해 의료의 질이 떨어지고, 의학적 안전성 및 유효성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의료정책연구소가 2016년 발간한 ‘의료정책포럼’은 복지부가 실시한 원격의료 시범사업 평가결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일 뿐, 의학적 수준에서 유효한 임상적 결과로 보기 어렵고, 통계적으로도 임상설계가 불완전해 평가결과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또한 이들은 “환자들의 대형병원 선호 현상에 따라 일부 대형병원으로 환자 쏠림현상이 가속화돼 지역접근성을 기반으로 한 일차의료기관 및 지역의료기관이 폐업하는 등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질 우려가 있다.”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원격의료보다 순회진료나 방문간호 등의 활성화가 필요하고, 환자에게 고가의 원격의료 장비를 갖추도록 해 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 있으며, 사회계층간 정보격차가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고령자 등이 원격의료장비를 정확하게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미래부가 발표한 ‘2014년도 정보격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4대 소외계층의 PC 기반 정보화 수준은 전체국민의 76.6%에 그쳤다. 4대 소외계층의 인터넷 이용률(55.4%) 및 가구 PC 보유율(70.6%)은 전체국민(83.6%, 78.2%)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고, 4대 소외계층의 스마트폰 기반 ‘스마트 정보격차 수준’은 국민의 57.4%에 불과했음. 소외계층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52.2%로, 전체국민의 스마트폰 보유율(78.3%)에 비해 26.1%p 더 낮았다.

이외에도 원격의료 실시 중 의료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책임소재가 명확하지 않고, 해킹 등에 따라 정보보안이나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논거를 들고 있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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