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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의 정보누설금지[칼럼]대한임상피부치료연구회 법제이사 김동희 변호사
헬스포커스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8.08.28 6:10
김동희 변호사

<헬스포커스뉴스 칼럼/김동희 변호사>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는 의료ㆍ조산ㆍ간호업무나 진단서 처방전 작성 또는 교부, 진료기록 열람사본 등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다른 사람의 정보를 누설하거나 발표하지 못한다. (의료법 제19조)

2016년 5월 29일부터 개정 및 시행된 현행 의료법 19조와 달리 개정 전 19조(구 의료법 제19조)는 훨씬 더 간명했다.

개정 전에는 ‘의료인은 이 법이나 다른 법령에 특별히 규정된 경우 외에는 의료•조산 또는 간호를 하면서 알게 된 다른 사람의 비밀을 누설하거나 발표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개정 조항은 종전보다 정보획득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규정하면서도 타인의 ‘비밀’을 ‘정보’로 바꾸어 누설금지 범위를 더욱 넓힌 것이라 볼 수 있다.

직접 진료를 본 의사가 아니더라도, 병원에 대한 환자의 진료기록 열람 요청에 따라 진료기록을 교부하면서 알게 된 정보는 누설할 수 없다.

물론 의료행위와 무관하게 얻은 타인의 정보는 개정 전후를 불문하고 의료법 19조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의사가 술자리에서 친구로부터 들은 그의 지병은 누설금지대상 정보가 아니다.

개정 전 의료에 있어서 지득한 ‘비밀’이 무엇인가에 대해, 법원은 “의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비밀이란, 의사가 환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여 진료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로서, 객관적으로 보아 환자에게 이익이 되거나 또는 환자가 특별히 누설을 금하여 실질적으로 그것을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04. 5. 13. 선고 2003고단2941판결)

그러면서 위 법원은 의사A가 폭행 피해자 진찰 결과 피해자가 건강하며 별 이상이 없다는 취지의 내용을 가해자에 알려준 경우, 그 사실은 피해자의 사회적 또는 인격적 이익이 침해된다고 볼 수 없어 ‘비밀’을 누설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비밀이란 일반에게 알려지지 않은 사실로서 그것이 타인에게 알려지지 않는 것이 본인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즉, 모든 정보가 비밀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며,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 정보만이 비밀에 해당한다.

그런데 2016년 의료법 개정으로 정보보호의 필요성이라는 주관적 판단 잣대를 들이댈 필요 없이 환자에 관련된 모든 정보의 누설이 금지됐다.

만약 의사 A가 2016년 법 개정 이후 가해자에게 피해자가 건강하다고 알려줬다면 의료법 19조를 위반한 것이 된다.

공무원,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직무상 비밀보호 필요성이 큰 다른 직역의 경우에는 여전히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의료법에서는 비밀을 포함한 모든 ‘정보’누설을 금지한다는 것은 상당히 흥미롭다.

2018년 5월 11일 대법원은 ‘의료인의 비밀누설 금지의무를 규정한 구 의료법 제19조에서 정한 “다른 사람”에는 사망한 사람도 포함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판결로서 ‘그렇다’고 답했다.

의사 B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에 사망한 환자의 위장관 유착박리 수술 사실, 수술마취 동의서, 간호일지, 2009년경 내장비만으로 지방흡입수술을 한 사실과 당시 체중 등 개인정보를 임의로 게시했다.

의사 B의 변호사는 이미 사망한 사람의 정보는 구 의료법 제19조에서 정한 비밀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사망 후에도 보장되어야 하고, 사망한 환자라 하여 의료법 제19조의 보호범위에서 제외된다고 볼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의사 B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고(故)신해철 집도의 사건이다. 만약 개정된 의료법을 적용하더라도 결과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개정된 의료법은 보호 대상 정보를 넓혀 환자의 정보를 더욱 강력히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의료인은 ①전통적 의료행위 및 부수서류 작성•보관•관리 과정에서 알게 된 ②다른 사람의(사망한 경우를 포함, 다만 태아의 경우 전통적으로 ‘분만이 개시된 때’에 사람이 되었다고 본다.) ③어떠한 정보도 누설 또는 공표해서는 아니 된다.

환자의 정보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사생활 보장과 직결되어 강력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입법자의 고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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