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의협회관서 열린 대한개원의협의회 정기평의원회에서 새 회장으로 김동석 후보(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장)가 당선됐다. 김동석 후보는 평의원 74명 중 36표를 얻어 18표를 얻은 2위 후보를 큰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김동석 신임회장을 서울 강서구 소재 서울산부인과의원에서 만나 개원의협의회 회무 운영방향을 들어봤다.

장영식 기자: 안녕하세요, 회장님?

김동석 회장: 안녕하세요.

장영식 기자: 늦었지만 당선 축하드립니다.

김동석 회장: 감사합니다.

장영식 기자: 먼저, 소감 한말씀 해주세요.

김동석 회장: 지지해준 평의원들과 회원들께 감사드립니다. 모든 회원이 믿고 함께 하는 개원의협의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개원의들의 관심사 중 하나가 수가협상인데요, 올해 수가협상 결과에 대해 평가 한다면요?

김동석 회장: 개원의의 의료현실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도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인상률이 2.7%로 확정됐습니다. 참으로 어이없는 숫자입니다. 협상이란 서로의 이견을 좁혀가는 과정인데 수가 협상 과정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게 진행됩니다.

장영식 기자: 흔히, 수가 협상을 수가 통보라고들 하죠.

김동석 회장: 수가협상이 결렬되면, 그 이유에 대해 심각하게 분석하고 더욱 이견을 좁히고자 노력하는 것이 정상적인 과정인데, 일방적으로 건강보험공단에서 제시한 수가 이하로 인상률을 결정해 통보하는 불평등한 계약구조로 돼 있습니다. 결국 이런 불평등 구조의 결과, 올해도 16.4%란 사상 최고의 최저임금 인상률과 고질적 원가이하의 의료수가로 그 피해가 가장 큰 개원가는 전혀 배려를 받지 못하고, 싼 가격으로 최고의 의료를 베풀고 있는 동네 병의원들은 이제 그 생존에 위협을 느끼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올해 수가협상에는 개원의협의회가 참여하지 못했죠?

김동석 회장: 의협은 명분있는 멋진 일을 하고, 개원의협의회는 회원들에게 정말 필요한 실무적인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수가협상을 맡아 개원의들의 입장을 대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협상은 개원의협의회가 하고, 의협은 그 위의 일을 해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개원의협의회 법인화를 추진할 계획이죠? 

김동석 회장: 개원의협의회를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각과 회장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어요. 법인화를 해서 실제 개원의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권익을 보호해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최대집 회장도 개원의협의회의 법인화를 돕겠다고 했죠?

김동석 회장: 그렇습니다. 의협회장도 돕겠다고 했어요. 복지부도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의학회도 법인화돼 있는데, 의학회와 똑같은 법인화를 요구할 생각입니다. 그렇게되면 의협은 개원의들만 생각한 단체가 아니라 의학회, 병원협회, 개원의협의회 그 위에 위치하게 되고, 제대로 된 의협이 될겁니다.

장영식 기자: 의원협회와 법인화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죠?

김동석 회장: 김일중 전 회장 때부터 법인화를 주장했어요. 당시 의원협회와도 협상을 한 적이 있는데, 의원협회는 의협에서 떨어져 나가자고 한 거고, 우리는 의협 산하에 있으면서 의학회처럼 하자고 주장했어요.

장영식 기자: 산부인과의사회가 둘로 나뉘어져 있는 것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개원의협의회 회장으로서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동석 회장: 최근 산부인과학회 이사장이 최대집 의협 회장에게 정식 건의를 했어요. 산부인과 문제가 복잡하고 통합이 안되니 산부인과 전체 회원 6,000여명을 대상으로 당장 회장 직선제를 시행할 것인지, 2020년에 할 것인지를 묻는 의견 수렴을 투표로 하도록 요청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만약 의협이 투표를 실시한다면 결과에 따를 건가요?

김동석 회장: 의협에서 투표를 진행하면 결과를 따를 생각입니다. 조만간 투표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산부인과의사회에서 평의원회 무효확인소송 등 법적 조치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동석 회장: 그건 제 신상에 관한 문제입니다. 상징적으로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말했지만 제 신상에 관해서 개원의협의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면 제 개인으로 대처하겠다고 했습니다. 변호사 비용도 개인 돈으로 진행해서 개원의협의회 회무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지난 4월 의협 정기총회에서 개원의협의회 지원금이 예년 수준으로 확대됐습니다. 노만희 전 회장이 학술대회를 줄이고, 회무에 집중하려면 지원금 확대가 필요하다고 호소해 받아들여졌습니다. 학술대회를 연 2회에서 1회로 줄이는 것을 이행할 건가요?

김동석 회장: 일단 올해 학술대회는 1회 개최할 겁니다. 하지만 회무는 정책, 보험, 의무 등으로 분리돼 있기 때문에 각각의 영역에서 열심히 하면 됩니다. 학술대회는 학술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준비하면 됩니다. 앞으로 부회장들에게 실권을 줘서 운영하라고 할 겁니다. 학술대회가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고 회원들이 원한다면 2회 개최할 수도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노만희 전 집행부는 학술대회 수입을 전체 회원에게 공개하는 등 회계 투명화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에 대한 평가와 차기 집행부에서도 이를 이어갈 것인지 궁금합니다.

김동석 회장: 회계 투명화는 단체의 기본입니다. 제가 강서구의사회장과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장을 하면서도 항상 지켜왔습니다. 회계문제는 완벽하게 할 것이고, 그런 곳에서 허점을 잡히지 않을 겁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감사는 회무를 잘했나 못했나를 봐야하는데, 회계감사 쪽에 치우쳐져 있습니다. 회계는 기본이고, 회무에 대한 집중적인 평가를 받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의장직을 신설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웠는데,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해 주세요.

김동석 회장: 회장이 의장을 겸직하는 단체는 이상한 단체라고 생각합니다. 대의원회 의장은 회장과 집행부에 대한 견제세력입니다. 그런데 회장이 의장을 겸하면 당연히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게 됩니다. 단체는 누군가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있어야 합니다. 회장의 권한을 많이 내려놓고 견제세력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정관을 개정해 의장제도를 신설하겠습니다. 가능한 빨리 조치하려고 합니다.

장영식 기자: 건강보험재정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있나요? 현재 개원가에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정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김동석 회장: 결국 수가입니다. 수가협상에서 의원급 비중이 줄고 있습니다. 외국은 특별히 의원급에 대한 배려를 합니다. 의원이 위축되면 환자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환자가 종합병원으로 가면 수가가 올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의원에 대한 배려는 국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것에 대해선 복지부와 계속 이야기 할 계획입니다.

장영식 기자: 낮은 수가뿐만 아니라 계속 늘어나는 규제도 문제 아닌가요?

김동석 회장: 맞습니다. 예를 들어서 수술방 기준도 돈은 안주면서 기준만 강화하라고 합니다. 그럼 그 돈은 어디에서 나오나요? 병원 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돈을 주면서 기준을 강화해야 합니다. 그런 잘못된 것에 대해선 계속 이야기할 계획입니다. 의원급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제도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내과에서 만성질환 관리 진행 의사를 보였고, 전달체계 논의도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개원의협의회는 어떤 역할을 맡을 생각입니까?

김동석 회장: 의료전달체계가 전체 회원에게 맞는 형태로 만들어져야 합니다. 만성관리를 하겠다고 하는데 왜 만성관리는 고혈압과 당뇨만 하려고 하나요? 각 과에 만성관리는 많습니다. 산부인과는 폐경기, 정형외과는 관절염 등이 있어요. 이상하게 만성관리를 고혈압, 당뇨만 지정하니까 문제가 됩니다. 만성관리가 좋다고 하면, 전체 과 만성질환이 포함돼야 합니다.

의료전달체계의 경우, 회송에 대한 문제가 타겟이 돼야 하는데, 의원급 병실 폐쇄에 맞추고 있습니다. 수술하는 병원을 없애면 개원의사는 없어지는 것인데, 조그만 병원에서 열심히 수술하고 헌신해서 병원을 조금씩 키워나가는 게 없어지고, 돈 많은 사람만 병원 만들고, 개원의들은 병실 하나도 없이 외래만 보는 것은 우리나라 의료틀이 완전히 바뀌지 않는 한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장영식 기자: 그렇다면 원하는 전달체계는요?

김동석 회장: 환자 회송체계를 제대로 하고, 불필요한 경증환자가 종합병원에 가는 걸 막는 전달체계여야 합니다. 단지 의원에 페널티를 주면서 의원의 병실 폐쇄를 하는 것은 끝까지 투쟁해 막아내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임기 중에 이것 만큼은 반드시 이루겠다고 생각한 공약이 있다면요?

김동석 회장: 그동안 개원의협의회가 존재감이 없었는데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단체, 힘이 되는 단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김동석 회장: 개원의협의회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회원이 많습니다. 회원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만들어내면 회원들이 알고 의지하게 될거라고 봅니다. 그런 단체로 만들겠습니다. 회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면 성원에 꼭 보답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장영식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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