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1일 서울시의사회 제22대 대의원의장 선거에서 김교웅 후보가 김영진 후보를 13표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김교웅 후보는 지난해 정족수 미달로 회칙 개정안이 폐기되는 모습을 보고 출마를 결심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는 대의원들의 의무를 강조하고 있다. 총회에 이유없이 2회 불참할 경우 대의원의 자격을 상실하도록 한 회칙을 내년부터 적용하겠다는 그를 직접 만나봤다.

장영식 기자: 안녕하세요?

김교웅 의장: 네 반갑습니다.

장영식 기자: 이번 의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대의원회가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의원회의 어떤 부분이 달라져야 한다는 건가요?

김교웅 의장: 대의원은 각 지역에서 선거로 뽑힌 사람들인 만큼 평상시에도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전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영식 기자: 하지만 현실은 총회 조차 불참하는 대의원들이 있지 않습니까?

김교웅 의장: 맞습니다. 대의원들이 선거가 아니면 총회에 잘 나오지 않죠. 마인드가 바뀌어야 합니다. 평상시에도 대의원들끼리 소통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고, 의장단이 끊임없이 연락해야 할 것 같아요.

장영식 기자: 대의원 스스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실제로 개선되지 않고 있잖아요? 물리적인 복안은 없나요?

김교웅 의장: 지난 총회에서 회칙이 바뀌었어요. 의협 정관과 마찬가지로, 총회에 이유 없이 2회 불참하면 대의원의 자격을 상실한다로 개정됐습니다.

장영식 기자: 실제로 적용할 계획인가요?

김교웅 의장: 대의원이면 책임감이 있어야 합니다.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입니다. 물론, 총회 전까지 사전 홍보를 충분히 할 생각입니다. 문자나 메일을 동원해 수차례 공지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의협의 경우, 의협신문에 대의원총회 참석자 명단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전에 시작 시점 명단과 오후에 종료 시점에 자리에 착석한 대의원의 명단을 모두 공개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사회도 의사회 매체에 명단을 공개할 계획인가요?

김교웅 의장: 회장과 상의해서 게재 여부를 고려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명단을 공개하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대의원들이 권리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본적인 의무는 반드시 해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지난 3월 31일 정기총회에서 60년 만에 회칙 개정에 성공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해 주세요.

김교웅 의장: 회칙 개정을 한 법제이사가 이전 회칙은 동호회 수준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번에 의협 정관과 일치시켰습니다.

장영식 기자: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김교웅 의장: 기존 회칙에는 감사의 의결권이 없다고 돼 있는데, 감사이면서 대의원인 경우 의결권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장선거에서 90대 90이라는 결과가 나왔는데 감사는 의결권이 없으니까 무효라고 주장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잘못하면 선거 결과가 바뀔 수 있죠. 그래서 대의원인 감사는 의결권이 있고, 대의원이 아닌 감사는 의결권이 없다로 좀 더 명확하게 구분했어요. 또, 현직 임원은 대의원이 될 수 없는 규정 때문에 임원을 그만두지 않는 한 대의원 선거에 출마할 수가 없어요. 대의원을 하려면 3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임기 한 두달을 남긴 임원에게 예외조항을 뒀습니다. 또, 외국국적을 가지고 있으면서 한국 의사면허증을 가진 분들에 대한 혜택도 부여했습니다. 이분들은 회비를 열심히 내도 혜택이 없습니다. 선거권도 없고, 피선거권도 없죠. 그래서 이번 회칙 개정을 통해 선거권을 부여하고, 회장을 뺀 임원에 대한 피선거권을 가질 수 있다는 조항도 마련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대의원회와 집행부의 관계는 어떻게 가져갈 계획인가요?

김교웅 의장: 흔히 견제와 균형 관계라고 하는데, 현안에 대한 판단부터 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겠습니다. 회원을 우선으로 판단하고 대처할 계획입니다.

장영식 기자: 소통하는 대의원회를 표방했는데 어떤 방식으로 소통을 준비하고 있나요?

김교웅 의장: SNS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주승행 전 의장 때도 카톡과 밴드가 모두 있었는데 대의원들이 대부분 보기만 하더군요. SNS를 제대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각 지역별로 대표 대의원이 있는데 이들이 지역 현안을 수집해 SNS에 올리면 모두 공유하고 논의할 생각입니다.

장영식 기자: 의협에서 부의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습니다. 주승행 전 의장과 동시에 출마한 것을 두고 우려가 있었는데 현실이 됐는데요, 어떤 상황인지 설명해 주세요.

김교웅 의장: 대의원 민심이라는 게 보통 사람 민심이랑 같아요. 서울에서 2명이 나오는 건 욕심이죠. 제가 떨어진 것에 대해 수긍하고, 받아들입니다. 서울에서 2명이 나왔기 때문에 한 사람이 떨어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큰 불만은 없습니다.

장영식 기자: 그동안 최대집 회장 당선인을 지켜봐오셨죠? 지난 4월 16일 유한의학상 시상식에서 “최대집 회장 당선인에 대해 적잖은 긴장감을 갖고 있었지만 비대위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안심해도 좋겠다.”고 발언했습니다. 당시 발언은 어떤 의미인가요? 또, 향후 최대집 당선인에게 바라는 점이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김교웅 의장: 최대집 회장을 보면, 무뚝뚝하고 호전적으로 보입니다. 예전에 추무진 회장의 불신임이 통과되지 않았다며 단상에 머리를 부딪혔습니다. 그때 의사 중에 저런 의사가 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지켜보니 합리적으로 이야기하고, 할 이야기만 하더군요. 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화가 날 만 한데도 잘 참더라고요. 또, 궐기대회를 대한문 앞에서 한다고 할 때 비대위 내부에서 다 반대했어요. 장소가 좁아서 넓은 곳에서 하자는 의견이 대다수였죠. 그런데 최대집 회장이 대한문에서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죠. 경찰이 차도를 열어줄 거고, 이야기가 다 됐다고 했어요. 화 한 번 내지 않고 예의바르게 이야기하는 걸 보니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대위 회의에서 화를 내는 모습을 본적이 없습니다.

장영식 기자: 그렇군요. 문재인 케어가 의협의 최대 이슈입니다. 의협 차기 집행부는 강한 투쟁으로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보장성 강화라는 대원칙에는 국민은 물론 의사도 공감하기 때문에 대처가 쉽지 않아보입니다. 투쟁과 협상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둬야 할까요?

김교웅 의장: 결국은 협상입니다. 대통령도 의료보험수가가 잘못됐다고 했는데 복지부가 안하려고 합니다. 지금도 전체 의료비가 늘어나고 있어요. 이제 한 번은 바뀔 시점이 왔어요. 정부도 솔직하게 나설 시점입니다. 하지만 투쟁 없는 협상은 없죠. 투쟁이 전면에 깔려야 전체적인 시스템을 바꿀 수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비대위에서 한방대책위원으로 활동했죠?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교웅 의장: 국회의원들이 많이 이야기 하는 게, 한의사들이 현대 의학을 하겠다는데 왜 의사들이 막느냐는 말입니다. 한의사들의 기계를 현대화하는 건 반대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CT, MRI는 아니죠. 면허와 규제는 다른 겁니다. 우리나라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면허를 따로 주고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정형외과 의사는 치과치료를 할 수 없죠. 면허 범위가 다른 건데, 한의사들은 이를 규제로 몰아갑니다. 이건 규제가 아니라 면허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거죠.

장영식 기자: 3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3년 동안 이 건 꼭 해내겠다.”라는 목표가 있다면요?

김교웅 의장: 대의원회 활성화죠. 그건 정말 하고 싶어요. 하나 더 이야기 하면, 한방 정책에 대해 대의원, 회원과 함께 논의하고 싶어요.

장영식 기자: 서울시의사회 회원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김교웅 의장: 회원들이 참여를 해야할 거 같아요. 의약분업도 의사들만 하고 있지 않습니까? 정부는 약품을 줄이기 위해서 의약분업을 한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전혀 줄지 않았어요. 정책 실패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도 없어요. 문케어가 잘못돼도 정부에선 정책실패라는 말은 안할 겁니다. 국민연금처럼 재정이 고갈되면 정부는 의사들이 과잉청구나 허위청구를 해서 재정이 고갈됐다고 할 겁니다. 회원들이 관심을 갖고 용기를 내야 합니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참여해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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