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약을 먹고 만성신부전증에 걸린 27세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언론에 소개된 데 대해 전국의사총연합이 한약의 안전성과 효능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 언론은 지난 17일 27세의 여성 필라테스 강사가 두 달 치 한약을 먹고 난 뒤 신장 이식을 받아야 할 정도로 신장이 나빠졌다는 사연을 인터넷에 올렸다.

A 언론에 따르면, 이 강사가 생리 불순을 치료하기 위해 한의사가 처방해준 한약을 먹고 얼굴이 붓는 등 이상 증세나 나타났지만, 한의원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하면서 계속 복용을 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강사는 나중에 눈까지 잘 보이지 않았고, 현재는 신장 이식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의총은 “오래 전부터 한방의료에서 한약의 안전성과 효능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고, 안전성과 유효성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제한된 한약재만 사용돼야 한다는 점을 주장했으나 정부는 의학 전문가들의 의견을 외면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험에 방치하고 이런 부실한 제도를 계속 유지해 오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전의총은 “이 환자의 만성신부전을 일으킨 원인 물질을 관목통(關木通, Aristolochiae Manshuriensis Caulis)으로 추정한다.”라고 지적했다.

한약에 한약재 통초(通草)가 종종 사용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통초가 중국에서 생산돼 쉽게 구하기 어려운 한약재여서, 한약재 유통업자들이 통초와 형태가 비슷해 구분하기 어려운 관목통을 통초라고 속여 한의원에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는 게 전의총의 주장이다.

관목통을 통초라고 제공받은 한의사는 통초를 한약 제조에 사용하는데 실제로는 관목통이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전의총은 “관목통은 아리스톨로키 산(Aristolochic Acid, 이하 AA)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AA는 신독성(nephrotoxicity)과 요로상피세포에 대한 발암성(carcinogen)을 지니고 있다.”라며, “아마도 상기 환자는 통초로 오인된 관목통이 들어간 한약을 두 달 이상 지속적으로 복용하면서 신장 조직이 파괴돼 신장기능의 저하를 일으켰을 것이다.”라고 추정했다.

전의총은 “국내 한의원에서 제조되는 한약에 통초로 둔갑한 관목통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라며, “이 관목통은 예전에도 유사한 신독성을 일으켜 문제가 됐던 물질이다. 이런 위험한 상황에서 국민에게 안심하고 한약을 먹어도 된다고 보건당국은 주장할 수 있겠느냐.”라고 꼬집었다.

전의총은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통초 자체의 사용을 금지시켜서 추가적인 피해를 막아야 하며, 관목통을 통초라고 속여서 유통시킨 한약재 유통업자는 엄중한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약재 유통 과정 전반에 정말 정확한 한약재가 유통되고 있는지를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라며, “가짜 한약재를 유통시키는 유통업자에 대한 엄벌만으로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안전하고 유효한 한약재가 바꿔치기 없이 제대로 공급될 수 있는 시스템을 하루빨리 구축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전의총은 “고대 문헌적 근거만 있으면 해당 한약재를 사용할 수 있다는 매우 비과학적이고 비윤리적인 한약 사용 기준을 버리고, 한약재 중 오랜 문헌적 근거와 임상적 경험을 지닌 소수의 한약재를 선별해서 과학적 검증으로 그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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