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간호부에서 간호원, 간호사로 바뀐 명칭의 역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보조자에서 협력자로 그 중요성이 강조돼 왔다. 최근에는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간호책임자 직급이 간호부장에서 간호부원장 또는 본부장으로 승격되면서 그 위상이 더 높아졌다는 평이다. 달라지는 간호사 위상과 그 이면에 있는 애로사항들을 살펴봤다.

①간호사 수 얼마나 되나…부족현상 ‘우려’
②달라지는 간호사 위상, 명칭변경으로 날개 달다
③[인터뷰]서울대병원 김명애 간호본부장

서울대병원 김명애 간호본부장(간호협회 부회장ㆍ병원간호사회 회장)은 국립대병원 중 처음으로 ‘본부장’ 호칭을 달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정작 본인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도, 간호사들이 매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면 흐뭇해했다.

▽대학병원 중심으로 간호본부장, 부원장 시대가 도래했다. 간호사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 실감하나?
사실 피부로 느끼는 갑자기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은 없다. 그렇지만 삼성이나 아산, 세브란스 등 사립병원은 워낙 먼저 부원장, 간호이사를 줬는데 우리 병원은 상대적으로 계속 간호부장으로 있었기 때문에 간호사들이 속상해 했었다.

일단은 부서의 호칭이 바뀌니 간호사들이 굉장히 좋아한다. 뭔가 격상된 느낌이 들고, 사기진작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 것 같아 그런 점은 기분이 좋다.

또, 병원 내에서 간호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간호사들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고무적이다.

▽요새 간호교육 4년제 일원화가 화두다.
당연히 이뤄져야 하는 문제다. 3년제 간호대학 나온 간호사들이 졸업하고 다시 학사학위를 따기 위해 드는 돈과 시간이 너무 많다다.

사실 나는 그것보다도 간호사들이 비번인 날 쉬지도 못하고 학교에 가야 하는 것이 제일 안타깝다. 또, 학사학위 과정 2년 하는데 1년에 1,000만원 정도로 등록금도 너무 비싸 속상하다.

내가 아무리 ‘나는 3년제 차별 안한다’, ‘우리 병원은 가지마라’고 얘기해도 본인들은 필요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 간호사들이 너무 안쓰럽다.

▽의료기관 인증제가 간호사들 업무를 과중하게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인증제는 환자 안전을 완벽하게 지키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우리나라 시스템이 사실 환자 안전을 지키기에는 여러 제반환경이 조금 미비하다. 특히 인력면에서 그런데 환자 안전을 위해 기준을 조금 높였고, 현재 인력으로서 그 기준을 지켜서 하려다 보니 간호사들이 힘든 느낌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저는 간호사들에게 목표가 환자안전이니 사고를 줄일 수 있으면 우리가 조금 힘들어도 하자고 독려해 간호사들이 기꺼이 나섰다. 또, 의료기관 평가때 보다는 불만이 상당히 적었다.

사실 의료기관 평가 때는 ‘간호사가 먹여줬나’, ‘변기 대줬나’ 등 유치한 항목이 많았다. 그런데 그런 것이 아닌 얼마나 환자안전을 위해 확인했나, 정확히 라벨이 돼있는 약을 투여했나 등이기 때문에 간호사들이 복잡한 절차를 여러 번 거쳐야 해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했다.

 


▽지방과 중소병원은 간호사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면허자 수 부족보다는 이탈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3교대 근무 등 열악한 처우 탓에 이직도 잦고 장롱면허도 급증하고 있다. 유휴인력 활용 방안은?
간호사들 절대 부족하지 않다. 중소병원 인력난 얘기 시작했을 때부터 병원간호사회에서 조사연구도 많이 했고, 유휴 간호사 교육도 병원간호회가 제일 먼저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교육을 시켜 놓아도 간호사들이 월급 그렇게 작게 받고는 놀지언정 안 간다. 또, 돈도 돈이지만 엄마가 아이를 돌보지 못해서 생기는 기회비용이 있지 않나. 그런데도 지방 중소병원은 월 150도 안주려고 하는 병원도 있다.

제가 이렇게 얘기하면 중소병원은 싫어하지만, 저는 항상 “간호사가 부족하다 얘기하지 마시고 우리병원에 왜 안오나를 분석하라”고 얘기한다. 간호대학 정원을 엄청 늘렸지만 간호사 취업률이 100%가 안된다. 월급 많이 주는 빅4, 5에 취업이 안되면 안가는 추세다.

복지부가 간호사 인력난이 제기되자 내놓은 것이 간호대학 정원 증설이지만, 공청회 등에서 제가 분명히 간호대학 정원 엄청 늘려도 인력난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복지부가 추계하는 간호사 부족수가 3만명인데, 한해 간호대 졸업생이 1만 3,500명이다. 2-3년이면 더 이상 늘리지 않고도 다 해결할 수 있는 숫자다. 지방 중소병원에 ‘왜’ 안가나를 따져야 하는 문제다.

또, 지방의 작은 병원일수록 의사 월급은 서울보다 높다. 의사들은 흉부외과, 외과 기피한다고 했을 때 돈으로 해결했다. 흉부외과 전공의 연봉이 1억원이 넘는다. 그런데 왜 간호사는 조무사로 대체한다느니, 외국에서 수입한다느니.. 그런식으로 해결하려는지 이해가 안된다.

환자와 가장 밀접하고 약을 투여하는 사람은 간호사다.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사람에게 그런 일을 맡기면 안된다. 조무사는 나름 할일이 있고 간호사도 할 일 있다. 간호사를 보조원으로 대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간호등급에 조무사를 넣겠다는 복지부 방침도 안된다.

복지부가 2007년 간호등급제에 마이너스 등급을 도입한 이후 중소병원이 간호사 인력이 부족하다고 난리다. 그렇다고 거기에 보조원을 넣어서 중소병원에 돈을 더 준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왜 인력도 더 안쓰는 중소병원에 국민의 세금과 똑같은 의료보험에서 돈을 더 줘야 하나.

애초에 간호 등급제가 생긴 이유가 간호사를 많이 고용해 환자를 직접 간호하고, 서비스 질을 높이면 돈 더 주겠다는 것인데, 보조원으로 머리수만 카운팅에 넣으면 돈을 더 준다는 것이 이론상으로 맞나. 인력을 더 써면 돈을 더 주겠다는 시스템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간호사와 조무사를 더해서 돈을 더 주는 것은 중소병원 로비에 밀리는 것 밖에 안된다.

▽개원가는 조무사 채용이 많다. 간호사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고 간호사들 월급이 조무사에 맞춰 하향 평준화된다는 지적도 있다. 개원의들은 낮은 의료수가를 그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는데, 간호사 입장에서 의료수가에 대한 생각은?
의료수가가 낮은 부분도 있지만 저는 건정심 위원으로 많이 활동 했다. 사실 병원에만 있었을 때는 수가가 굉장히 낮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수가는 건보 재정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 현재 의료비가 급증하고 의료수요도 많아지고 있다. 수가가 싸서 의료수요가 많아지는 측면도 분명히 있고, 대형병원은 규모의 경제를 키우지 않으면 수지를 맞출 수가 없다. 기계 한대를 사서 열번만 돌리면 수지가 안맞아 100번을 찍어야지만 한다.

결국 수가가 싸다는 것에 종착이 되는 것인데, 이처럼 규모를 키우지 않는 한 대형병원들이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건강보험에서 지출되는 돈의 30%가 빅5에 나간다. 대형병원에 얼마나 사람이 몰리는 건가.

얼마가 적정한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수가가 안정화 돼서 환자가 오면 쾌적하게 진료볼 수 있으면 좋겠다. 미국은 의사 한명이 하루에 20명 보면 ‘까무라친다’. 우리나라 의사는 그러면 퇴출이다.

건정심에 참여했을 때 보면 파이는 일정한데 수가를 올리면 나라가 파산하면 어떻게 되나 하는 우려도 있었다. 나는 병원 쪽 사람이니 불만을 얘기했지만, 그 쪽 시각에서 봤을때는 또 그런 것이다.

하지만 여기 있으면 수가는 정말 싸다. 굉장히 큰 수술 하고, 거의 죽었다 살아나고 엄청난 기계를 쓰고 해도 나갈 때 보면 불과 100~200만원(본인부담금이지만) 낸다. 인건비만 해도 그것보단 훨씬 많을 것이다.

▽병원간호사회가 중점을 두고 있는 활동사항은?
병원간호사회 회장으로써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전국 간호의 표준화다. 중소병원과 대형병원의 임금 격차가 날지라도 간호의 표준은 같이 정해보자는 것이 목표였다.

약을 줄 때는 어떤 표준을 가지고 등 거기에 큰 가치를 두고 있다. 많은 프로토콜을 만들어 중소병원에 배부했다. 또, 앞으로 인증평가를 받을 병원들이 궁금해하는 점이 많아 준비사항 등의 정보를 전국 간호사들이 공유하는데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간호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은?
일단 간호사가 되면 좀 오래했으면 좋겠다. 많이 힘들지라도, 그래도 괜찮은 직업이니까 오래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가장 바라는 점이다.

우리 병원간호사협회 측은 간호사들의 근무조건 개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테니 오래 해달라. 그리고 간호사가 된 이후에도 공부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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