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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사각지대로 내몰리는 치매 노인들[칼럼]경기도의사회 예현수 보험이사
헬스포커스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7.07.25 11:20

<헬스포커스뉴스 칼럼/경기도의사회 예현수 보험이사>

2008년 7월 첫 시행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오랜 세월 사회문제였던 치매 노인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자찬의 목소리를 간혹 듣는다.

치매 환자를 치매 가족으로부터 격리시킴으로써 가정의 안정을 회복했고, 이로 인해 2차적인 가정의 붕괴나 심리적 피폐화로부터 구할 수 있었다거나, 요양보호사, 간호사, 가정전문간호사, 물리치료사 등의 고용의 질은 차치하고 고용숫자의 증가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는 내용 말이다.

그러나 이는 힘 있는 자들의 시각에서 본 것이고 약자인 치매 노인들의 입장에서는 누구도 대변해 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촉탁의들 사이에서 요양원은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자조 섞인 푸념을 자주하곤 한다.

가족과 함께 여생을 마칠 복을 누리지 못하고 생소한 요양원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외롭게 죽어가야 하는 노인들의 입장을 생각해 보았는가?

어떤 촉탁의는 요양원에 방문진찰을 다녀오면 한동안 우울해져서 가기가 꺼려진다고 한다.

지난해 9월 새 촉탁의 제도가 시작되기 전에는 요양원 촉탁의 시스템에 대해 관심을 갖는 의사가 거의 없었다.

그나마 새 촉탁의 제도가 시행된 후 촉탁의들이 요양원에 방문진찰하면서 노인 입소자 건강관리에 관심을 가지게 돼 불합리한 촉탁의 시스템이 노출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

물론 아무 대가도 없이 촉탁의 활동을 한 훌륭한 촉탁의도 있어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요양원, 촉탁의, 약국이 결탁해 노인을 돈벌이 수단으로 판단해 불법과 탈법을 일삼은 것이 밝혀지고 있어서 이것을 개혁하지 않고는 노인 입소자를 인권사각지대에서 구출하기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무엇이 문제일까? 첫 번째는 가정간호 문제다.

가정간호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중증의 노인환자를 요양원에 묶어두는 매개가 되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형 촉탁의들이 가정전문간호사를 고용해 각종 처치, 수액제와 항생제까지 주사하며 병원을 방불케 하는 치료를 하고 있다.

가정간호는 원래 종합병원에서 입원진료 받던 환자가 퇴원 후 같은 질병으로 가정에서 치료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인데, 요양원에서 그 취지와는 동떨어지게 악용하고 있다.

노인환자는 복합적인 질병과 증상이 있어 젊은 환자보다 더 의사의 면밀한 진찰과 진단에 의해 처방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가정전문 간호사를 통해 간접적인 진료가 이루어져 오진과 잘못된 치료를 할 가능성이 높다.

촉탁의가 진찰하더라도 짧은 시간 형식적으로 대충 이루어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왜냐하면 가정전문간호사를 고용해 수익을 내려면 촉탁의 혼자서 수백 명의 입소자를 관리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제대로 된 치료기회를 박탈하는 노인학대로 인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촉탁의 당 적당한 입소자 배정 인원은 50~100명 사이라고 생각한다.

이 정도 숫자를 담당해야 환자 파악이 용이하고 촉탁의에게도 최소한의 수익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 이상은 입소자를 위해서는 무리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촉탁의 사무장도 큰 문제다.

최근 의사가 아닌 사무장이 촉탁의를 모집해 전국으로 파견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이 사무장은 전국 요양원을 돌며 요양원에서 원하는 모든 불법적인 편의를 제공해 준다며 영업을 하고 있다.

주 수입원은 보험청구와 제약회사 리베이트라고 한다. 의사가 리베이트 받으면 불법이지만 의사 아닌 자가 리베이트를 받으면 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 번째, 기업형 촉탁의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사무장 촉탁의와 비슷하게 광범위한 지역에서 촉탁의 활동을 하며 상당한 수의 입소자를 관리하고 있다. 

협약의료기관의 문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복지부에서 촉탁의 제도가 안착되기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하겠다고 한 것으로, 촉탁의는 촉탁의지역협의체의 추천으로 요양원에 배정되는데, 협약의료기관은 촉탁의지역협의체의 추천이 없어도 요양원이 원하는 의료기관과 결연을 맺고 입소자 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

주로 요양원이 가정간호를 대동한 기업형 촉탁의를 협약의료기관으로 선호하고 있다. 그런데 협약의료기관이 촉탁의 제도의 안착을 오히려 방해하고 있다.

정상적인 촉탁의의 설자리를 빼앗고 그 세력을 점점 더 넓혀가고 있다.

이어, 입소자의 약물과용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요양원 입소자들은 인지기능 저하로 통제가 잘 안 되어 어쩔 수 없이 상당량의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약하고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은 다중이용시설에서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해되고 있지만, 시설개선 및 요양보호사 확충 등으로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상적인 촉탁의가 정착하는 것이 생을 요양원에서 마감해야 하는 노인 입소자를 위한 최소한의 배려라는 점을 정부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헬스포커스  webmaster@health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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