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키 사태로 뒤숭숭한 한의사협회가 협회장 사퇴 논란까지 겹치며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김필건 한의협회장은 지난 11일 긴급 개최된 전국보험이사연석회의 후 12일 한의사 커뮤니티를 통해 사퇴성명서를 발표했다.

상대가치점수 개편으로 투자법 침술과 전침 수가가 하락된 데 대해 회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한의계에 따르면, 이번 상대가치 개편에서 한의사들이 많이 사용하는 행위인 투자법 침술은 55.49점에서 40.81점으로, 침전기자극술은 현행 51.95점에서 34.81점으로 삭감된 반면, 청구 빈도가 낮은 기기구술이나 관장요법, 심사조정에서 제한 받는 습부항의 수가는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개편된 제2차 상대가치 개편 내용은 급격한 상대가치 변화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 오는 7월 1단계 도입, 2018년 1월 2단계, 2019년 1월 3단계, 2020년 1월 4단계를 거쳐 각 단계별로 25%씩 적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수가 하락 뿐 아니라 협회가 회원들에게 상대가치점수 개편과 관련해 제대로 공지하지 않았다며 반발이 거세지자 김필건 회장은 사퇴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 회장은 지난 12일 발표한 사퇴성명서를 통해 “상대가치 개편 문제로 인해 ‘이것이 최상의 협상이냐? 왜 투자침술의 수가를 낮췄느냐? 원상복귀 시켜라. 사퇴하라’ 등 회원 여러분의 질책어린 목소리 잘 들었다.”라며, “협회는 상대가치제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지만, 그 과정을 전체 회원들과 투명하게 공유하면서, 하나의 컨센서스를 만들어 나가면서 일을 추진하지 못한 분명한 잘못도 있었다.”라고 인정했다.

김 회장은 “42대 집행부는 회원 여러분의 손으로 뽑은 여러분의 집행부다. 어떠한 경우에도 회원 여러분들의 뜻에 따르겠다.”면서, 회원 반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천연물신약 문제, 추나 급여화를 포함한 보장성 강화, 현대의료기기 사용, 실손보험 약관개정, 건기식과 돌팔이 문제 등 큰 사안에 피하지 않고 해결하기 위해 애써왔고,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 모든 일들은 현실화 될 것이다.”라며, “무책임하게 업무를 그만두는 것이 아닌, 회무의 연속성이 끊어지지 않도록 혼란을 최소화하고 공백없이 더 잘 추진 될 수 있도록 차기 집행부에 인수인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필건 회장이 지난 12일 이 같은 사퇴성명서를 발표한 이후 14일 오후 6시까지 한의협의 공식 입장 표명은 없고, 한의협 기관지인 한의신문도 관련 내용을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상대가치점수 개편은 핑계일 뿐, 사퇴 표명의 진짜 이유는 최근 불거진 스텐트 시술 논란으로 내부에서 반발이 심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의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관상동맥 3개가 모두 좁아진 상태로 원래는 개흉술을 받아야 하지만, 회무 공백을 우려해 스텐스 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의협회장 사퇴로 상대가치 담당수가위원들이 상대가치점수를 다시 논의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이야기도 불거졌으나, 심평원은 재논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한의협은 아동학대 논란을 불러일으킨 ‘안아키’ 카페의 개설자인 김효진 한의사를 윤리위에 회부하고 조만간 법적 고발도 추진하는 등, 한의계 전체 문제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한의협은 지난달 31일 “해당 카페 운영자인 김효진 원장을 협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으며, 위법사항 적발 시 최고수위의 처벌을 해야 할 것이다.”라며, “안아키 카페와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행위들은 한의학적 상식과 치료법과는 어긋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의협은 “안아키 카페와 관련한 한의계의 공식적인 입장을 거듭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아키 카페 운영자가 한의사라는 이유만으로 이 사안을 마치 한의학 전체의 문제인 것처럼 호도하려는 악의적인 폄훼세력이 있다면 강력히 대응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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