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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전 감염병 분류체계 틀 뜯어고쳐야12일 국회 토론회서 전문가들 공감…세부안에선 이견
최미라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6.12.12 11:11

60여 년 전 틀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감염병 분류체계를 최근의 감염병 발생양상을 고려하고 긴급도, 심각도, 전파력, 관리방안 등에 따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군은 위험하고 5군은 덜 위험한 걸로 국민이 오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인숙 의원(새누리당)은 12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감염병 분류체계 개편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에 나선 송영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교수는 우선순위의 개념이 들어간 분류체계를 제안했다.

현행 국내 법정감염병 분류체계에 따르면, ▲제1군: 물 또는 식품매개, 발생(유행) 즉시 방역대책 수립 요(6종) ▲제2군: 국가예방접종사업 대상(12종) ▲제3군: 간헐적 유행 가능성, 계속 발생 감시 및 방역대책 수립 필요(19종) ▲제4군: 국내 새로 발생 또는 국외유입 우려되는 감염병으로, 유행시 긴급히 예방관리가 필요해 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하는 질환(20종) ▲제5군: 기생충감염병, 정기적인 조사 필요(6종) ▲지정: 유행여부 조사 위해 감시활동 필요(17종) 등으로 이뤄져 있다.

송 교수는 “제1군부터 4군까지 모두 ‘지체 없이’ 신고하도록 돼 있으나, 현 분류기준이 카테고리 개념의 분류여서 ‘지체 없이’ 신고에 대한 명분이 적다.”라고 말했다. 이는 신고 누락 및 신고율 저하로 이어지고, 신고자가 긴급한 초기 대응의 필요성이나 인식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송 교수는 “신고 누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순위의 개념을 포함시켜야 한다.”라며, “분류체계와 관리체계도 유기적으로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또, 신고자가 초기대응을 할 수 있도록 격리수준ㆍ의료기관을 포함시키고, 병원체 검사결과 신고유무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새로운 감염병 분류체계로 긴급도, 심각도, 전파력을 고려한 ▲제1급 감염병(11종): 즉시 전화신고 후 24시간 이내 신고서 제출 ▲제2급 감염병(11종): 24시간 이내 신고 ▲제3급 감염병(36종): 7일 이내 신고 ▲제4급 감염병(22종): 표본감시 대상을 제안했다.

아울러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처를 위해 지정ㆍ제외ㆍ등급변경 등을 발의 또는 결정할 수 있는 소위원회의 운영이 필요하며, 여기에는 보건복지부ㆍ질병관라본부 관련부서의 책임자, 감염전문가, 역학전문가, 진단검사의학전문가가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감염병 분류체계 개편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세부방안에서는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강민규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현행 감염병 분류체계가 대부분 1950년대에 마련된 것으로,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부분도 있고, 국민이 오해할 수 있는 소지도 있다.”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1군이 가장 치명적이고 5군이 치명도가 가장 낮은 걸로 이해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일본이나 미국의 경우 위험도, 심각도, 전파력 등을 기준으로 전염병을 구분하고 위험도 순서로 배치해 1군은 심각하고 위험하다는걸 알리고, 신고의무자들이 바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하며 종류에 따라 격리를 의무화하고 있다.

강 과장은 “감염도의 위험도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가가 관건인데, 발제자가 제시한 긴급도, 심각도, 전파력 등을 통합적으로 검토한 안은 매우 논리적이고 의학적이며 전문가적인 방안으로 보인다.”라며, “‘군’보다 ‘급’이라는 용어를 선정한 것도 상식 선에서 좋아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세 가지 특성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객관적, 정량적 방법이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개별적 감염병 분류에 따라 전문가마다 어떤 병이 1급인지, 2급인지 판단하는데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같은 급 감염병 내에서도 다양한 격리수칙이 존재해 정부, 시ㆍ군ㆍ구의 일사불란한 대처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강 과장은 3급 감염병의 경우 7일 이내 신고하도록 한 점도 의문이라며, 의학적 전문성을 떠나 국민과 언론의 문제지적이 있을때 7일 이내 신고하도록 하면 정부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면서 관리 차원의 정무적 판단도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기준으로 감염병을 분류할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기준이 가능하다. 단 하나의 기준을 찾긴 어렵다.”라며, “일차적인 기준을 무엇으로 할지, 우선순위로 둘지가 관건이다. 상황에 따라 감염병 분류등급을 조정하거나 추가할 수 있는 법적체계를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감염병 분류체계가 근본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의료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라며, “분류체계를 보다 단순화해서 1~3급으로 분류하는 것이 좋은 방향이다.”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발제안처럼 3급 감염병을 7일 이내 신고하는 것은 일부 감염병에서 그 감염병의 심각도를 고려할 때 늦은 것 같다면서,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은 24시간 이내 신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정옥 경기도청 감염병관리과장도 “발제안의 격리조치 부분에서 제3급 감염병 중 일반음압격리 및 일반ㆍ자가 격리 질환으로 수두, 유행성이하선염, 풍진, 백일해 등 10개 감염병이 포함돼 있는데, ‘7일 이내 신고’로 정하는 경우에는 조치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10개 질환 중에는 전체 신고건수의 75% 가량을 차지하는 수두와 유행성이하선염이 포함돼 있어 절대적인 양을 고려하면 현장에서 적용하는데 무리가 따를 것으로 생각되며, 이에 대해서는 역학조사 및 관리체계에 대한 기본적인 논의가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발제자가 새로운 감염병 분류체계의 기준으로 제시한 긴급도, 심각도, 전파력을 모두 고려하기는 불가능하므로 기준 중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석구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세 가지 기준 모두 중요하지만, 모든 차원의 조건을 만족하는 포괄적인 분류기준도 없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목적을 가장 잘 수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준을 설정하는 작업이 전제돼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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