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산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고령화에 따른 의료수요 증가로 전망까지 밝다. 국내 제약사들은 글로벌 시장에 지속적으로 도전장을 내고 있으며 특히, 자신만의 특화된 분야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맞춰 정부도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에 대해 세금을 공제해주는 등 정책적 지원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내 제약시장 꾸준히 성장 中
국내 제약시장의 규모는 고령화로 인한 의료수요 증가로 꾸준히 성장했다.

한국제약협회의 2016년 제약산업 데이터북에 따르면 국내 제약시장의 규모(생산액-수출액+수입액)도 ▲2011년 19조 1,600억원 ▲2012년 19조 2,300억원 ▲2013년 19조 3,200억원 ▲2014년 19조 3,700억원 ▲2015년 19조 2,354억원 등 19조원 이상을 형성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5년 동안 원료 및 완제 의약품의 수출액은 ▲2011년 1조 9,600억 달러 ▲2012년 2조 3,400억 달러 ▲2013년 2조 3,300억 달러 ▲2014년 2조 5,400억 달러 ▲2015년 3조 3,348억 달러 등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국내 제약시장 성장의 중심에는 수출, 즉 글로벌 시장 진출이 핵심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장은 지난 24일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개최된 ‘성공적인 세계시장 진출 전략 방안’ 포럼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4년 PIC/S에 가입한 데 이어 올해 ICH의 정식 회원국으로 승인 받았다. 이는 제약과 관련된 우리나라의 기준이 모두 글로벌 수준에 부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제약시장은 우리의 역량에 비해 그리 크지 않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의 제약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세계 제약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당위성에 대해 강조했다.

한편, 제약연구개발 통계치 일람표인 CMR International 제약업계 R&D 연감(2014년)에 따르면 세계 제약시장은 2014년에 처음 1조 달러 규모를 형성한 데 이어 ▲2016년 1조 1,570억 달러 ▲2017년 1조 2,170억 달러 ▲2018년 1조 2,810억 달러 ▲2019년 1조 3,470억 달러 등 연평균 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IMS헬스의 Market Prognosis(2014년)에 의하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 주요 국가의 제약시장 성장률은 ▲미국 5~8% ▲일본 1~4% ▲독일 2~5% ▲프랑스 -2~1% ▲이달리아 2~5% 등이다.

특히 ▲중국 9~12% ▲브라질 9~12% ▲러시아 7~10% ▲인도 9~12% 등 의약품 신흥국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그 결과, 2018년 세계 제약시장의 국가별 순위는 미국 다음으로 중국이 2위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물론, 브라질과 러시아 등도 상위 10개국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목표는 글로벌…제품 및 기술 등 수출 활발
국내 제약사들은 주로 이미 개발한 제품을 수출하거나 치료물질 등 기술자체를 수출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특히, 각 제약사별로 치료분야가 특화돼 있는 경우 더욱 활발히 이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혈액제제 분야에서는 녹십자가, 바이오시밀러는 셀트리온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혈액제제는 혈액의 액체 성분인 혈장에서 면역이나 지혈 등에 작용하는 단백질을 고순도로 분획해서 만드는 의약품으로, 녹십자의 대표 사업분야다. 녹십자의 혈액제제로는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과 ‘그린진에프’ 등이 있다.

녹십자는 올해 8월, 혈액제제 생산시설인 ‘PD2관’을 완공하고 시생산에 돌입했다. 이로써 녹십자의 혈액제제 생산시설은 2배로 증설됐다.

이는 중남미 혈액제제 수주 및 미 FDA 허가 등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녹십자는 올해 6월, 브라질 정부 의약품 입찰에서 혈액제제 역대 최대인 2,570만 달러 규모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앤의 경우, 미 FDA의 품목허가 승인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와 ‘허쥬마’, ‘트룩시마’ 등 3개의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보유하고 있는 제약사다.

램시마는 유럽의약품청(EMA)와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각각 판매허가를 획득한 제품으로, 지난 2012년 처음 수출된 이후 2016년 10월 누적 수출 1조원을 돌파했다. 더욱이 올해 4월 FDA의 판매허가 획득으로 수출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허쥬마와 트룩시마는 식약처의 판매허가를 각각 승인 받았다. 셀트리온은 EMA에 허쥬마의 판매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한편, 2016년 1월부터 11월 24일 현재까지 체결된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 기술수출 계약으로는 ▲종근당 ‘CKD-11101’ ▲제넥신 ‘GX-E2’ ▲안트로젠 ‘알로-ASC 시트’ ▲동아에스티 ‘에보글립틴’ ▲크리스탈지노믹스 ‘CG 026806’ ▲유한양행 ‘YH25448’ ▲한미약품 ‘HM95573’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등이 있다.

동아에스티로부터 에보글립틴에 대한 기술을 수입한 토비라는 올해 3분기,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 복합제 개발을 위한 미 임상 1상을 개시했다.

이외에 지난해 11월 한미약품이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한 임상 3상, JW중외제약의 Wnt저해제인 ‘CWP291’에 대한 한국과 미국에서의 1b상 등은 2017년에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 지원 확대…임상 3상 세액공제 등 눈길
정부는 2020년 세계 7대 제약강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에 따라, 활발히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도전하는 제약사들에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첨단ㆍ차세대 의약품 R&D ▲제약산업 글로벌 진출 확대 ▲제약산업 발전 인프라 조성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제약산업을 지원한다.

이 중 글로벌 진출 확대와 관련해 복지부는 K-pharma 인큐베이팅 센터 설립 등 해외진출을 위한 생산ㆍ유통 현지화를 지원하고, 의약품 인허가 간소화 등 G2G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기초연구 성과 상용화 ▲신약 및 미래유망분야 지원 확대 ▲글로벌 백신 개발 펀드조성 ▲국제 협력연구지원 강화 ▲첨단의료복합단지 내 임상시험센터 건립 등 기업지원 생태계 강화 ▲국가별 의약품 종합 정보 제공 등을 추진한다.

특히, 신약개발 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범위가 확대될 예정이다.

기존에는 임상 1상과 2상만 세액이 공제됐지만, 2017년부터는 국내에서 진행되는 케미칼 의약품에 대한 임상 3상도 세액공제 대상이 된다.

바이오 의약품의 경우 후보물질 도출단계만 세제 대상이었는데, 2017년에 임상 1상부터 3상까지 한꺼번에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것이 복지부의 계획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가 글로벌 진출을 위해 노력하는 만큼 정부도 세액공제 등 산업육성에 대한 의지를 꾸준히 내비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어주길 바라며, 제약업계도 맡은 임무에 대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세액공제 범위가 여전히 아쉽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세액공제 범위가 확대되고 있고 정부의 지원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가장 많은 비용이 투자되는 글로벌 임상 3상에 대한 세액을 공제해주겠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