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소개한 미국 시장조사기관 GBI 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당뇨치료제 시장은 블록버스터급 치료제의 등장 등에 따라 2015년 708억 달러에서 2022년 1,632억 달러 규모로 2배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국내 당뇨치료제 시장도 마찬가지다. 2015년 기준 국내 당뇨치료제 시장은 약 6,500억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데, 국내 당뇨 환자의 증가와 함께 DPP-4억제제, 치아졸리딘디온(TZD), SGLT-2저해제, GLP-1유사체 등 다양한 계열의 치료제가 꾸준히 출시되면서 1조원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사들은 높은 성장잠재력을 지닌 당뇨치료제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당뇨치료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상용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당뇨치료제 시장 DPP-4가 선도…SGLT-2, GLP-1 등 성장
국내 당뇨치료제 시장에서는 DPP-4억제제를 비롯해 TZD, SGLT-2저해제, 인슐린, GLP-1유사체 등이 출시돼 있다.

DPP-4억제제가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제품군은 ▲MSD ‘자누비아’ ▲베링거인겔하임 ‘트라젠타’ ▲노바티스 ‘가브스’ ▲LG생명과학 ‘제미글로’ ▲다케다 ‘네시나’ ▲아스트라제네카 ‘온글라이자’ ▲한독 ‘테넬리아’ ▲JW중외제약 ‘가드렛’ ▲동아에스티 ‘슈가논’ 등 9개다.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제품은 자누비아로, 자누비아는 IMS 기준으로 올 상반기에만 610억 3,4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어 ▲트라젠타 446억 3,100만원 ▲가브스 222억 1,000만원 ▲제미글로 211억 1,800만원 등 순이었다.

TZD 제제는 다케다의 ‘액토스’와 종근당의 ‘듀비에’가 있다. 액토스와 듀비에는 올 상반기에 각각 87억 6,700만원, 51억 2,6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SGLT-2저해제의 시장규모는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SGLT-2저해제로는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 ▲아스텔라스 ‘슈글렛’ ▲베링거인겔하임 ‘자디앙’ 등 3개 제품이 있다.

포시가는 올 상반기 97억 5,1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성장했다. 슈글렛과 자디앙은 후속주자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슈글렛과 자디앙은 올 상반기에 각각 5억 6,300만원, 3억 6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슐린 제제와 GLP-1유사체의 경우, 주사제형이라는 점 때문에 DPP-4억제제나 TZD, SGLT-2저해제 등과 비교해 성장이 더딘 편이다.

대표적인 인슐린 제제인 사노피 ‘란투스’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7% 감소한 146억 2,700만원이었다.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된 노보노디스크의 ‘트레시바’와 사노피의 ‘투제오’는 각각 37억 6,800만원, 32억 2,900만원의 매출로 선전하며, 란투스의 공백을 메웠다.

GLP-1유사체 중에서는 사노피의 ‘릭수미아’가 2015년 상반기 400만원보다 무려 13,025.0% 증가한 5억 2,5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급성장했다. 주1회 제형으로 올해 5월 1일에 출시된 릴리 ‘트루리시티’의 매출은 3,400만원이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바이에타’는 전년 동기 대비 18.3% 감소한 2억 6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미-동아-부광 등 당뇨치료신약 개발 박차 ‘눈길’
국내 제약사들의 당뇨치료신약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국내사의 당뇨신약 파이프라인은 지난 2015년 11월 사노피에 기술수출된 한미약품의 ‘퀀텀프로젝트(지속형 당뇨신약 3종)’다.

퀀텀프로젝트는 한미약품의 기반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가 적용된 신약후보물질로 ▲당뇨치료에 수반되는 부작용을 개선하면서도 투여간격을 최대 월1회까지 늘린 GLP-1 계열의 ‘에페글레나타이드’ ▲주1회 투여 인슐린 제제인 ‘LAPS Insulin115’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인슐린115를 결합한 ‘LAPS Insulin combo’ 등이 속해 있다.

한미약품이 올해 6월에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당뇨ㆍ비만 동물모델에서 뛰어난 체중감소 및 혈당조절효과를 확인했다. 또 인슐린 분비에 관여하는 췌장 베타세포의 탈감작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보존효과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나타냈다. 아울러 긴 반감기를 비롯해 높은 생체이용률과 안정성을 보였다.

인슐린115는 연구를 통해 효과의 지속성을 최대화하고 투여용량을 낮출 수 있는 기전적 특성이 입증됐다.

사노피는 올해 4분기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을 시작으로, 인슐린115와 인슐린콤보의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동아에스티는 DPP-4억제제인 ‘슈가논’을 개발ㆍ출시한 데 이어 GPR-119 Agonist 계열의 ‘DA-1241’을 혁신신약(first in Class)로 개발 중이다. DA-1241은 장, 췌장 등의 세포막에 존재하는 GPR-119수용체를 활성화시켜 혈당강하, 췌장 베타 세포보호, 지질대사 개선 등의 작용을 하는 제2형 당뇨치료제다.

동아에스티가 지난해 완료한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중증 당뇨에 걸린 쥐에서 10주 동안 항당뇨약효가 지속됐다.

DA-1241은 경쟁 제품 대비 ▲높게 지속되는 혈당조절 약효 ▲신규기전으로 저혈당 등의 부작용 위험 없이 혈당 개선 ▲베타세포 기능 보존효과 우수 ▲지질대사 개선을 통한 심혈관 위험인자 개선 등 특장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에스티는 국내 전임상을 토대로 올해 하반기 글로벌 임상 1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재 DA-1241의 기술수출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광약품도 파트너사인 멜리어를 통해 인슐린 신호전들을 증대시키는 제2형 당뇨치료제 후보물질인 ‘MLR-1023’을 개발하고 있다. MLR-1023은 인슐린 세포신호전달에 관여하는 린 카이네이즈 효소(Lyn kinase)를 선택적ㆍ직접적으로 활성화해 인슐린의 혈당강하 효과를 향상시키는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다.

ADA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MLR-1023은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곡선화면적(AUC) 감소, 공복혈당(FPG) 감소, 체중 감소 등을 보였다.

MLR-1023은 현재 글로벌 임상 2상이 진행되고 있다.

▽국산 당뇨신약+α 개발 中…다양한 치료옵션 기대
국내사는 당뇨치료신약뿐만 아니라, 기존에 출시된 당뇨치료제에 다른 성분을 결합한 복합제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LG생명과학은 ‘제미글로’에 메트포르민을 결합한 ‘제미메트’를 출시해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제미글로에 각각 설포닐우레아 계열의 ‘글리메피리드’ 성분을 결합한 당뇨복합제와 스타틴 계열의 ‘로수바스타틴’ 성분을 결합한 당뇨-고지혈증 복합제, ARB 계열의 ‘이르베사르탄’ 성분을 결합한 당뇨-고혈압 복합제 등을 개발 중이다.

제미글로+글리메피리드 복합제와 제미글로+로수바스타틴 복합제는 현재 건강한 남성 자원자를 대상으로 단일제 병용투여와 복합제 투여 시 약동ㆍ약력학적 특성, 안전성 및 내약성을 비교 평가하는 임상 1상이 각각 진행되고 있다.

제미글로+이르베사르탄 복합제의 경우, 제미글로+로수바스타틴 복합제 개발ㆍ출시된 후에 본격적인 임상에 돌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종근당은 ‘듀비에’에 주요 경구용 당뇨치료제 계열의 성분을 결합한 당뇨복합제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종근당은 올해 9월 듀비에에 메트포르민을 결합한 ‘듀비메트’를 급여출시한 바 있다.

종근당은 이외에도 현재 ▲듀비에에 DPP-4억제제인 ‘시타글립틴’을 결합한 복합제 ▲듀비에에 시타글립틴과 아마릴을 결합한 3제 복합제 ▲듀비에에 SGLT-2저해제인 ‘엠파글리플로진’을 결합한 복합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종근당은 듀비에를 기반으로 한 당뇨복합제를 출시함으로써, 국내 당뇨치료제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동아에스티도 자체 개발 당뇨치료신약인 슈가논에 메트포르민을 결합한 ‘슈가메트’를 출시한 데 이어, 슈가논+TZD, 슈가논+SGLT-2 등 슈가논에 다른 계열의 당뇨치료제를 결합한 복합제개발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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