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손명세)의 원주 제2사옥 조감도가 최근 공개되면서 의료계를 중심으로 호화청사 이슈가 재점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심평원은 원주혁신도시에 지상 27층 지하 2층 규모의 신사옥을 마련해 지난해 12월 1단계 지방이전을 완료했으며, 신사옥 인근에 제2사옥을 건립해 오는 2018년 12월 2단계 이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준공된 심평원 신사옥은 지난 2012년 조감도 공개 당시 호화청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약 4년 만에 다시 나온 심평원 사옥 조감도를 중심으로 심평원 신사옥을 둘러싼 이슈를 살펴봤다.

▽건보재정 1,644억원 투입된 심평원 원주 신사옥
심평원은 수도권 과밀화 해소 및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지방이전계획에 따라 지난 2013년 4월 강원도 원주혁신도시에 본원 신사옥 건립공사를 착공했다.

2015년 11월 준공된 심평원 신사옥은 연면적 6만 1,469.67m²(약 1만 8,600평)의 규모로 지하 2층, 지상 27층으로 건축됐다. 원주시 시화(市花)인 장미를 형상화해 설계된 신사옥에는 현재 약 1,200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2015년 11월 준공된 심평원 원주 신사옥(현 심평원 본원)
2015년 11월 준공된 심평원 원주 신사옥(현 심평원 본원)

지방이전이 결정된 공공기관은 정부가 일정한 기준으로 면적 및 관련 예산을 승인해준다. 또한, 각종 인증 및 에너지절약 등급 등 별도로 요구 받는 사항들도 많다.

심평원에 따르면, 신사옥은 일반 건축물 대비 50% 이상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으며, 친환경건축 등으로 다양한 정부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 관계자는 “신사옥이 원주혁신도시 사거리에 위치하는 건물인 점을 고려해 랜드마크의 의미를 담아달라는 원주시의 요청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외벽이 유리로 돼 있어 화려해 보이지만 정부의 에너지 효율 기준은 물론, 조달청의 건축단가 기준도 모두 충족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신사옥 연면적 승인을 위해 지난 2012년 보고된 심평원의 이전 인원은 총 1,088명이다. 국토교통부 기준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정원 1인당 56.53m²의 연면적을 사용할 수 있다. 심평원 신사옥의 연면적은 국토교통부 기준 이내다.

심평원은 신사옥 건립을 위해 2만 3,140m²(약 7,000평)의 부지를 137억원에 매입했다. 부지매입비와 건축공사비를 합친 심평원 신사옥 건립사업비는 총 1,644억원이다.

신사옥 건립사업에 소요된 예산은 기존 사옥(서울 서초구) 매각금액과 건강보험재정(건강보험료+정부지원금)으로 충당됐다.

심평원은 지난해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본원 사옥을 938억원에 명인제약에 매각했으며, 매각금액은 전액 건강보험재정으로 환원됐다.

▽2012년 조감도 공개와 함께 시작된 호화청사 논란
부지 2만 3,140㎡(약 7,000평), 연면적 6만 1,469㎡(약 1만 8,620평), 지상 27층 지하 2층 규모의 심평원 원주 신사옥(현 본원)은 의료계로부터 호화청사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의료계의 문제제기는 지난 2012년 신사옥 조감도 공개와 함께 본격화됐으며, 약 4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의료계의 문제제기가 계속되고 있다.

2012년 공개된 심평원 원주 신사옥(현 본원) 조감도
2012년 공개된 심평원 원주 신사옥(현 본원) 조감도

당시 조감도를 접한 많은 의사들이 심평원 원주 신사옥을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호화청사로 규정하고 국민신문고를 통해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단, 권익위는 “모든 지방이전 공공기관의 부지와 건축 연면적 및 면적당 단가는 정해진 기준 이내에서 건립하도록 돼 있다.”라며, 의료계의 문제제기를 일축했다.

심평원의 경우, 강원원주혁신도시로 1,088명이 이전하도록 승인됐고 국토해양부의 이전인원 1인당 56.53㎡의 부지 및 건축 연면적 기준에 따라 해당 범위 내에서 승인된 부지매입을 완료했다는 설명이다.

신사옥의 화려한 건물 외형에 대해서는 “건물의 형태는 조달청의 설계공모 절차를 통해 여러 응모안 중 국토해양부의 ‘강원원주혁신도시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에 따라 원주시의 시화(市花)인 장미를 형상화한 응모안이 당선됐다.”라고 밝혔다.

심평원 관계자 역시, “여직원이 많은 심평원의 특수성과 연고지 등을 고려할 때, 원주로 이전하는 것을 꺼려하는 직원이 대부분이다.”라며, “호화청사? 울며 겨자 먹기로 간다.”라고 의료계의 호화청사 문제 제기에 대해 오히려 억울한 입장임을 호소했다.

의료계를 중심으로 호화청사 논란을 불러일으킨 심평원 원주 신사옥은 특별한 외관변경 없이 당초 계획대로 건립이 추진됐으며, 현재 1,2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심평원, 원주 신사옥 인근에 제2사옥 건립 추진
심평원은 지방이전계획 정부승인(2009년) 및 사옥건립공사 착공 이후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등 정부정책 추진에 따른 신규업무의 수행을 위해 인력이 대폭 증원돼 원주 신사옥에 서울 본원 근무직원을 전부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정부로부터 지방이전계획 변경승인을 받아 약 1,200명이 먼저 이전을 완료했으며, 오는 2018년까지 제2사옥을 신축해 2단계로 이전할 예정이다.

심평원 제2사옥 조감도(오른쪽 건물은 현 심평원 원주 본원)
심평원 제2사옥 조감도(오른쪽 건물은 현 심평원 원주 본원)

당초 심평원의 지방이전 승인 인원은 1,088명이었지만 자동자보험 심사업무 편입 등으로 인해 본원 근무인원이 1,670명으로 크게 늘면서 신사옥 정원초과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심평원은 지방이전계획 변경안을 마련했다.

이후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의 심의ㆍ의결 절차 및 국토교통부의 최종 승인을 받아 2단계 지방이전안이 확정됐다. 2차 이전은 제2사옥 신축 일정에 맞춰 진행될 예정이다.

심평원은 원주 제2사옥 신축계획에 따라, 현 원주 본원 건물에 인접한 클러스터 10구역 3만 8,398㎡(1만 1,615평)를 211억원에 매입했다.

제2사옥의 연면적은 5만 2,481㎡(1만 5,875평)로, 2차 이전 예상시기인 2018년 본원 예상인원(약 2,500명)을 감안해 산출됐으며, 예상인원은 과거 10년 연평균 정원 증가율(4%)을 기준으로 산출됐다.

제2사옥 신축 추진일정은 ▲2015년: 부지매입, CM(건설사업관리) 선정, 계획수립 및 설계 공모 ▲2016년: 실시설계, 건축허가 취득(원주시) ▲2017년: 공사발주, 착공(준공까지 약 32개월 소요) ▲2018년: 이전 완료 등으로 수립됐다.

심평원에 따르면, 제2사옥 건립공사의 기본 방향은 ▲제1사옥과의 조화, 연계성을 반영한 독창적인 건축물 지향(사옥 단지 내 조화 및 배치, 연계성, 업무의 기능성, 활용성 등 반영) ▲에너지 효율 1등급의 미래지향적인 친환경건축물 지향 ▲신축 과정의 전문성ㆍ객관성 확보방안 마련 및 업무 효율성 도모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2사옥 조감도 공개에 의료계 문제제기 잇따라
심평원 제2사옥 부지는 강원도 원주시 반곡동 제1사옥(본원) 부지의 남측에 위치하고 있다. 부지면적은 3만 8,398㎡(약 1만 1,600평)이며, 건축규모는 5만 2,481㎡(약 1만 5,800평)이다.

사업비는 총 1,419억원(부지 매입비 211억원ㆍ건축비 1,208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전액 건강보험재정으로 충당된다.

심평원 제2사옥 조감도
심평원 제2사옥 조감도

설계안에 따르면, 제2사옥은 지하 1층, 지상 9층 규모이며, 연면적은 5만 2,560.44㎡(약 1만 5,800평)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은 지난 7월 27일 설계공모 당선작(행림종합건축사사무소)을 선정했으며, 지난달 29일 설계용역에 착수했다. 설계용역은 오는 2017년 4월 2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4년 만에 재등장한 심평원의 신사옥 조감도를 본 의료계 관계자들은 재차 호화청사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삭감과 원가 이하의 수가로 남긴 돈을 이렇게 써도 되는지 의문이다.”라며, “병의원에는 인색하면서 본인들 행정관리비는 아낌없이 펑펑 쓰고 있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심평원 제2사옥 조감도(오른쪽 건물은 현 심평원 원주 본원)
심평원 제2사옥 조감도(오른쪽 건물은 현 심평원 원주 본원)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도 “디자인이나 규모, 시설이 흡사 호텔을 짓는 것 같다.”라며, “국민과 병의원을 쥐어짜 이와 같은 건물을 짓고 있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제2사옥이 완공될 경우 심평원은 원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옥(총 대지면적 6만 1,538m²ㆍ약 1만 8,600평)을 보유한 공공기관에 등극하게 된다.

특히, 두 사옥이 나란이 위치하도록 설계돼 대지 활용도가 극대화됨에 따라 랜드마크를 넘어 이른바 ‘심평타운’이 형성될 전망이다.

현재 원주혁신도시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공기관 사옥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신사옥으로 대지 면적은 3만 539m²(약 9,238평)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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