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인사발령을 통해 정보통신실장을 교체했다. 지난 7월 정보시스템 가동 중단 사태와 관련된 후속조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무부서 책임자를 바꾼 것이다.

앞서, 지난 7월 5일부터 이틀간 요양기관업무포털서비스, DUR 등 심평원 정보시스템이 전면 중단돼 국민과 요양기관이 큰 불편을 겪은 바 있다.

이번 정보시스템 장애는 ICT센터(전산실) 외부에 설치된 냉각장치(항온항습 실외기 펌프) 고장으로 인한 서버 과열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냉각장치 고장으로 ICT센터 내 온도가 급격히 상승했고, 심평원은 전산시스템 과부하로 인한 시스템 손실 및 청구자료 등의 소실을 방지하기 위해 정보시스템 가동을 중지했다.

현재 정보시스템 가동 중단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전산실 냉각장치 고장과 관련해 기계 결함에 의한 것인지, 심평원의 관리 부실에 의한 것인지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상황이며,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책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번 인사에서 DUR관리실로 자리를 옮긴 A 실장은 심평원 ICT센터 이전작업을 총괄한 인물로, 지난해 11월 원주 신사옥에 자리잡은 새 ICT센터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번 사태의 원인 규명 및 개선책 마련과 관련된 업무의 적임자라는 뜻이다.

물론, 새로 정보통신실장에 부임한 B 실장 역시 A 실장과 마찬가지로 전산직 출신이다. 또, 심평원은 이번 인사조치를 두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사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람이 보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원인 규명, 개선책 마련 등 후속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라는 격언도 있다. 또, 올해 국정감사를 불과 한달 여 앞두고 진행된 이번 인사조치는 기관 외부에 꼼수로 비칠 수 있다.

이번 조치가 판을 깨려는 꼼수인지, 아니면 변화를 위한 묘수인지는 단언할 수 없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결코 정수(正手)는 아니라는 것이다. 심평원의 이번 인사조치가 아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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