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대의원총회에서 선출된 최성호 개원내과의사회장이 집행부 구성을 마치고 본격 회무에 나섰다. 최성호 회장은 정치세력화를 내세워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했다. 그가 구상하는 회무방식과 의료현안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장영식 기자: 안녕하세요, 회장님?

최성호 회장: 네, 반갑습니다.

장영식 기자: 지난 선거결과가 50대 23이었던가요? 압도적인 승리를 했는데 원동력이 무엇이었나요?

최성호 회장: 개원내과의사회에서 16년을 일해 왔습니다. 그동안 회원과 대의원들의 요구에 맞춰서 정책 개발을 해 왔는데, 이 과정에서 직접 제시한 정책들이 어필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어떤 정책을 말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최성호 회장: 국내 의료정책은 국회에서 정하고 복지부에서 집행하는 구조입니다. 행정적인 요인이 크죠. 우리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려면 정치세력화를 통해 우리의 뜻을 국회와 각 정당에 전달해서 법제화해야 합니다. 이를 꾸준히 주장해 왔죠.

장영식 기자: 그렇다면 이제 회장으로 선출됐으니 본격적인 정치세력화에 나서겠군요?

최성호 회장: 1인 1정당 운동을 수 년 전부터 주장했습니다. 올해 가을부터 시작할 계획입니다.

장영식 기자: 회장님이 말하는 정치세력화란 무엇인가요?

최성호 회장: 특별한 목표가 아닙니다. 민주주의는 개인이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주인이 되어서 자신의 뜻을 펴야 하는데 뜻을 펴기 위해선 개인의 힘이 약하니까 조직을 이용해서 뜻을 구현해야 합니다. 국회의원에게 소액헌금 후원도 하고 모임에 초대하는 것, 그리고 좀 더 나아가서는 정당에 가입해 우리 뜻을 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제 정치세력화를 정치생활화라는 표현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정치참여를 생활화한다는 뜻이죠.

장영식 기자: 정치생활화라는 표현은 공식적으로 확정된 용어인가요?

최성호 회장: 정치생활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이사회 때도 의무부회장이 프리젠테이션을 했어요. 회원에겐 생활화라는 단어보다는 세력화라는 단어가 더 익숙할 겁니다. 아직은 이사들끼리 의견을 공유하는 단계입니다.

장영식 기자: 선거 당시 적극적인 소통을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천중이신지요?

최성호 회장: 지난 두 달간 내부 정리를 했습니다. 내과 현안이 많다보니 조금 늦어졌는데, 조만간 시도를 돌면서 지역회장 및 임원을 만나려고 합니다. 지역 임원들과 직접 만나서 심도있는 토론을 할 예정이에요.

장영식 기자: 전국 투어라고 보면 될까요? 언제 시작하나요?

최성호 회장: 7월부터 시작할 겁니다. 오는 9일 대전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면서 소통하려고 합니다.

장영식 기자: 원격의료에 대한 입장을 묻지 않을 수 없네요.

최성호 회장: 원격의료는 한두 달 만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원격의료는 결국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인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개원내과의사회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만성질환자 전화상담 시범사업에 대해서도 한말씀 해주시죠.

최성호 회장: 전화상담을 원격의료의 전단계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원들 사이에 의견이 갈리고 있어요. 정부가 애매하게 틀어서 제안했기 때문에 우리 생각을 모아서 대응해나가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전화상담에 대해 구체적인 대응방법을 논의중인가요?

최성호 회장: 6월초 지역회장회의가 있었는데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당시 개별 과가 복지부와 단독으로 접촉하면 안 되는 걸로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각 과에서 접촉하다보면 각개격파를 당하기 때문에 의협이 앞장서야 합니다. 의협과 충분히 상의해서 같이 가려고 합니다.

장영식 기자: 단도직입적으로 전화상담에 찬성합니까, 반대합니까?

최성호 회장: 아직 정부 안이 확정되지 않았아요. 변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찬반이라고 구분하기는 애매합니다. 현재는 숙고중이라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좀 더 연구하고 알아본 후 의협과 공조해서 대응하겠습니다. 우리나 의협이나 늦어도 7월 말이나 8월 초에는 최종 입장을 내놓을 겁니다.

장영식 기자: 전 집행부 임원을 대거 다시 기용했습니다. 변화를 강조하고 당선된 것과는 괴리가 있는 것 아닌가요?

최성호 회장: 실무적인 부분과 정책적인 부분을 판단해야 합니다. 정책적 판단은 회장단에서 하면 되지만, 실무적인 부분은 전문적입니다. 임기는 짧고 과거보다는 사안들이 전문화됐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서 기존 임원과 새 인재를 골고루 기용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3기 비대위의 자문위원입니다. 비대위의 방향성에 대해 말해줄 수 있나요?

최성호 회장: 저는 자문위원이지 비대위원이 아닙니다. 코멘트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비대위에서 자문이 오면 성실히 응할 계획입니다. 그렇다고 비대위에 감놔라 대추놔라할 수는 없습니다. 의협 회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를 뽑든 3년 임기를 보장하고 그 사람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회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3년 뒤 선거에서 투표로 말하면 됩니다.

장영식 기자: 친추무진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최성호 회장: 그런 말을 싫어합니다. 개인적인 친분에 따라서 회무가 이루어지면 안됩니다.

장영식 기자: 추무진 집행부에 대해 평가한다면요?

최성호 회장: 결국은 정치적인 총량이 힘을 발휘합니다. 회장 개인 능력보다는 의사사회가 정치적인 총량이 커야 합니다. 추무진 회장은 일을 꼼꼼하게 잘 챙기는 편입니다. 전공의특별법, 공소시효법, 내차등수가제 폐지, 공정위 소송 승소 등 회원의 복잡한 정서를 해소해주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조금씩 성과를 내면서 가는 것 같습니다.

장영식 기자: 단점에 대해서도 말해 줄 수 있나요?

최성호 회장: 회장만 뽑아놓고 알아서 하라고 해선 안 됩니다. 모든 회원들이 참여해야 변화가 옵니다.

장영식 기자: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최성호 회장: 개원내과의사회는 회원 권익을 위해 존립합니다. 권익을 위해서는 개인적인 생각을 떠나서 단결해서 난국을 헤쳐나가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치력이 있어야 대정부, 국회 협상을 할 수 있습니다. 가을에 시작하는 1인 1정당 운동에 회원들이 많이 참여해주기를 부탁드립니다.

장영식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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