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3월 15일 허가특허연계제도가 시행된 이후, 의약품 특허정보는 제약업계의 화두다. 의약품 특허정보를 많이 축적하고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신제품 출시의 성패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별 제약사가 산재돼 있는 특허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중하위 제약사의 경우, 상위 제약사보다 인력, 자금 등의 문제로 인해 기반을 마련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약품 특허정보를 가공ㆍ분석해 제공하는 코아제타(대표 이홍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본지는 이홍기 대표를 만나 코아제타의 서비스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김소희 기자: 안녕하세요, 대표님.

이홍기 대표: 네, 반갑습니다.

김소희 기자: 먼저 코아제타가 어떤 회사인지 설명해주세요.

이홍기 대표: 코아제타는 2011년에 만들어진 제약 관련 아이티전문회사로, 처음 이름은 비투팜이었습니다. 설립됐을 때나 지금 모두 제약 분야와 관련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는 2012년에 조인했고요.

김소희 기자: 처음부터 같이 시작한 것이 아니군요?

이홍기 대표: 네. 2012년에 조인했고 2013년에 대표이사에 부임했습니다. 제 첫 직장은 한미약품인데, 한미약품에서는 연구는 물론, 연구 관련 특허, 자료조사, 기획 등의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그때 특허, 시장정보, 뉴스 등의 정보를 한번에 볼 수 있는 내부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그 시스템을 통해 신제품 개발도 많이 했고요.

이후 삼아제약 연구소장으로 일했습니다. 그런데 한미약품을 나와서 업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한미약품처럼 데이터를 보지 않더라고요. 저야 한미약품이 첫 직장이고 오래 일했기 때문에 어느 제약사든 한미약품처럼 많은 데이터를 당연히 본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데이터를 보고 정리하는 제약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왜 상위 제약사와 중하위 제약사가 고착되나 고민했습니다. 어쨌든 제약사의 입장에서는 잘 팔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모든 것이 어떤 정보를 가지고 어떤 기획을 할 것인가에서부터 시작되더라고요.

김소희 기자: 한미약품의 경우가 그랬나요?

이홍기 대표: 한미약품은 정보가 많으니 이 제품의 시장성이 좋아 후속제품이 나오겠구나 예측할 수 있습니다. 정보가 많으면 다음 개발품목을 선정해 미리 전방위적으로 조사하죠.

한미약품의 경우 특허, 문헌을 다 찾아본 후, 어떻게 만들어야 환자에게 유용하고 의사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어떤 내용을 연구에 담아야 할지부터 고민합니다. 원료 소싱계약, 연구 등 모든 준비를 마치고 적정시점에 제품을 출시하는 거죠. 시장에 적시에 나오면 마케팅에 있어 차별화된 포인트를 집어낼 수 있잖아요. 시장에서의 반응이 당연히 올 수밖에 없죠. 눈에 딱 들어오니 영업하기도 편하고 잘 팔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거죠.

더욱이 제품이 잘 팔리면 정보에 또 투자합니다. 무료정보뿐만 아니라 유료정보도 꽤 많은데 이러한 유료정보에 투자하는 거죠.

김소희 기자: 반면 중소 제약사는 그렇지 않다는 말인 거죠?

이홍기 대표: 네. 큰 회사는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지만, 작은 회사는 좋은 정보가 있더라도 이걸 보고 분석할 인력이 없어요. 규모가 작을수록 정보가 빈약합니다. 무슨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몰라요. 그런걸 끊임없이 찾아야 하는데 인력과 시간 문제가 있죠.

미리 신제품을 개발해야 하지만, 정보가 부족해 A제약사가 개발한다는 소문을 듣고 제품을 개발하게 되는 거죠. 결국 정보가 부족해 적시에 제품을 출시하지 못하고, 설령 제품이 나왔다고 해도 백그라운드가 없어서 영업사원의 영업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영업사원들은 총칼이 없으니 맨주먹으로 싸울 수밖에 없고요.

누구나 파는 제품이라 개발해서 파는데, 막상 매출이 신통치 않게 되죠. 회사발전을 위해 정보를 구축하고 싶어도 투자할 여력이 없어 악순환되는 구조입니다.

김소희 기자: 얼마나 빨리 정보를 얻느냐가 중요하다는 거죠?

이홍기 대표: 그렇습니다. 저는 정보의 비대칭성이나 불균형이 회사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작은 회사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비투팜이 2013년 허가특허연제도와 관련해 소송을 모니터링하는 서비스인 글라스(GLAS)를 만든 것도 그 일환입니다.

김소희 기자: 글라스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이홍기 대표: 아주 고도화된 가치의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해주는 것이고, 또 하나는 다양한 데이터를 가공해 무료로 제공하는 겁니다. 글라스는 전자입니다.

특허나 소송과 관련해 산재된 이 데이터 중 필요 없는 것을 빼고 필요 있는 것을 더해 공공데이터를 만들고 여기에 새로운 이야기를 넣어 통찰력 있게 만드는 것이 콘텐츠가 되는데, 이걸 공유하는 거죠. 글라스는 개인보다는 제약사가 연간 사용료를 지불하고 사용하게 됩니다.

2015년 3월 15일 허가특허연계제도 시행 이후 1,987건의 소송이 제기됐습니다. 변리사라도 많은 정보를 보고 전략을 세운다는 것이 쉽지 않아요. 글라스는 단순히 특허 관련 소송의 내용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누가 언제 소송을 걸었고, 몇 건의 사건이 병합됐으며, 결과가 어떤지 등에 대해 소송관계도라는 다이어그램으로 정리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김소희 기자: 누군가 그렇게 정리해준다면 이용하는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울 것 같아요.

이홍기 대표: 특히, 허가특허연계제도에 따라 첫 소송 제기일로부터 14일 이내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데, 누가 언제 소송을 제기했는지 매일 저녁 SMS로 알려줍니다. 메일로도 정리해서 보내주고요. 또한 특허와 관련된 변동내역을 모니터링하고, 일주일에 한번씩 제공합니다. 다 모아서 봐야 전략을 세울 수 있으니까요.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곳이 없습니다. 일부 고가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접근하기 쉽지 않고 막상 보면 콘텐츠가 아닌 방대한 데이터뿐이죠. 사용자들이 수많은 정보 중 콘텐츠를 스스로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죠. 이 분야에 잘 아는 사람이 컨텐츠를 제공해주는 것이 좋겠죠.

그 결과, 지금은 50여개 제약사와 변리사 사무소에 글라스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상위 제약사는 당연히 다 보고 있고요.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으니 신제품 개발에 도움이 될 수밖에 없죠. 시장에서의 반응도 굉장히 좋아요.

김소희 기자: 글라스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이홍기 대표: 의약품 특허 관련 소송을 모니터링하면서 데이터베이스 서비스를 만들게 된 거죠. 그것이 바로 파마제타(pharma zetta)입니다. 곳곳에 있는 수많은 공공데이터를 제타(10의 21제곱)만큼 가공을 하는 거죠. 쓸 데 없는 정보는 다 버리고,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해 가치를 더해주고 그것을 콘텐츠로 만들어 제공하는 겁니다.

더욱이 파마제타의 정보는 매일 아침이 최신 데이터입니다. 표기상의 오류 때문에 헷갈리지 않도록 유사어를 다 집어 넣었기 때문에 정확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의 경우, 돈을 내고 사용할 정도는 아니에요. 그래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무료서비스 회원이 벌써 2,000여명이죠.

김소희 기자: 파마제타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잖아요?

이홍기 대표: 새로운 비즈니스 찬스를 만들면 됩니다. 무료사용자 대부분이 제약업계 종사자이니,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자사의 제품을 어필하고 싶은 곳이 있겠죠. 그런 제약사들을 기업회원으로 가입하게 하고 검색결과 가장 위에 보이게 하면 되죠. 또 파마제타를 통해 바로 문의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겁니다. 문의하기 버튼을 활성화함으로써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는 거죠.

공공데이터를 가지고 가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특정 사용자에게 제공한 다음 특정사용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찬스를 얻고 싶어하는 기업회원들에게 비용을 받으면 됩니다. 사용자들에게는 무료로 계속 콘텐츠를 제공하고요.

김소희 기자: 그래서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파마제타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는 거군요.

이홍기 대표: 네. 결국 일반 회원들은 계속해서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며, 기업 회원들은 거래가 없던 곳과의 비즈니스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거죠. 광고를 할 수도 있고요. 코아제타의 입장에서는 연결을 해줌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를 기획할 수 있습니다.

김소희 기자: 그렇군요. 파마제타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기대되네요.

이홍기 대표: 현재 파마제타의 버전은 1.5인데, 올해 3분기에 2.0 버전을 오픈할 계획입니다. 내년 3분기에는 3.0 버전이 나올 예정이고요. 지금까지 제약업계에서 보지 못한 전무후무한 IT 비즈니스가 생길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특히 3분기부터 제공되는 파마제타 2.0 버전은 한국은 물론,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의 공공데이터가 모두 검색될 것입니다. 글로벌 버전이 되는 거죠. 우리의 원료를 외국 회사에 소개시키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올해 목표는 파마제타를 글로벌 서비스로 만드는 겁니다.

김소희 기자: 회사의 미션에 대해서도 묻고 싶습니다. 회사의 미션이 ‘정보를 평등케 하라’이던데 어떤 의미인가요?

이홍기 대표: 상위 제약사와 중하위 제약사가 100m 달리기를 할 때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되기를 바라지만, 정보력 차이로 인해 출발선이 다릅니다. 상위 제약사는 95m에서 시작하는 반면, 중위 제약사는 출발선상에서, 하위 제약사는 출발선에서 뒤로 100m인 곳에서 시작하는 거죠. 체력 차이도 크고요. 그래서 중하위 제약사가 한 걸음을 뗄 때 상위 제약사는 결승선을 통과하게 되고, 게임은 끝이 납니다.

적어도 시작점은 같아야 하잖아요?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은 그 시작점을 평등하게 맞춰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하위 제약사들이 상위 제약사로 발돋움할 있는 기반은 제공해야 하니까요.

회사 미션에 감춰진 의미는 독점적 가치를 보편적 가치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김소희 기자: 보편적 가치를 만드는 데 있어 중요한 점이 있다면요?

이홍기 대표: 이때 제약업계가 사용하는 언어로 된 컨텐츠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제약업계에 대한 통찰력, 데이터를 모아 컨텐츠로 만들어 외부에 제공할 수 있는 IT기술, 비즈니스 아이디어 등 세 가지가 어우러져야 하고요.

진정한 발견은 완전히 새로운 걸 찾거나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것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시장에서 원하는 것으로 이걸 콘텐츠로 담아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항상 새로운 시각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다양한 자료를 보려고 노력하고, 같은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할 것인지 고민하죠.

김소희 기자: 코아제타가 지향하는 점이나 앞으로의 계획은요?

이홍기 대표: 글라스는 점점 더 정보를 고도화할 것이고, 파마제타는 정보의 범위를 넓힐 것입니다. 의약품 분야의 전자상거래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코아제타는 제약산업 발전에 초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입니다. 특히, 중하위 제약사들이 역량 있는 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조력하고 싶습니다. 우리 서비스는 계속 발전될 것이며 국내외 시장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켜 봐주십시오.

김소희 기자: 장시간 인터뷰 감사합니다.

이홍기 대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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