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진료지침 교육을 주제로 한 워크숍이 한국여자의사회 주최로 열렸다.

이날 워크숍은 한국여자의사회가 여성가족부와 올해 1월 맺은 ‘성폭력 피해자 응급진료지원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워크숍에는 수십 년 간 성폭행 피해자를 위해 발로 뛰어 온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이사와 대한변호사협회 이명숙 인권이사를 비롯해 일선에서 성폭력 피해자를 마주하는 다수 의사들이 참여했다.

하지만 이날 워크숍이 진행되기 전 관심을 끈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경만호 의사협회장이다.

경만호 회장은 워크숍에 참석해 내빈축사를 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경 회장은 현장에 참석하지 않았고, 사회자는 경 회장이 다른 일정과 겹쳐 불참키로 했다며, 자료집에 실린 축사를 읽어봐 달라고 말했다.

이날 사회자가 경만호 회장의 불참 소식을 전하자 잠시동안 장내가 술렁이면서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경만호 회장의 성희롱성 발언에 대한 대화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일부에서는 안타까움을, 일부에서는 섭섭함이 묻어나는 탄식도 나왔다.

경 회장이 준비했던 축사를 보자. 경 회장은 여의사회가 성폭력 관련 워크숍을 주최한 데 대해 노고를 치하한 후 “성폭력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매우 심각하다”며, “의료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가 성폭력 근절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성폭력 문제에 있어서 의료전문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사회적으로 환기시킴으로써, 이 부분에 대한 지원이 원활해질 수 있길 바란다”고도 했다.

경 회장의 이날 축사는 성폭력 문제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의료전문가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을 내용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앞두고 취재진과 가진 간담회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빗댄 성희롱성 발언으로 축사의 의미가 빛을 바랬다.

경만호 회장이 여의사회 워크숍에서 성폭력 문제를 보듬는 축사를 전달한 것처럼 이산가족 상봉행사 간담회에서도 이산가족 상봉과 관계된 시의성 있는 발언을 건배사로 제안했으면 어땟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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