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사실을 모르고 피임약을 복용했다면 어떻게 될까?

피임약을 먹었을 때 수정 직후에 해당되는 임신 초기였다면 태아에 지장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전준연 위원은 “피임약은 복용 목적이 피임에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임신부의 복용은 금기이나, 임신 중 피임약 복용으로 인해 태아기형이나 임신 합병증이 증가하는 것으로는 알려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피임약 복용 중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는 즉시 복용을 중단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그 시기가 태아의 생식기가 분화되는 임신 6~8주 전이라면 피임약을 복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임신 중절을 고려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전 위원은 이밖에도 피임약 복용 상담 중 ‘피임약을 먹다가 임신을 원하는 경우’에 대한 질문도 많다고 밝혔다.

이 때는 많은 여성이 피임약 복용 중단 후 가임력은 얼마만에 회복되는지, 피임약 복용 중 임신을 하려면 언제 복용을 중단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특히 궁금해 한다고 한다.

피임약을 복용하다 중단하면, 대부분의 여성에게서는 복용 중단 후 3주 이내에 배란이 시작된다.

개인에 따라서는 피임약 복용 중 얇게 유지됐던 자궁내막이 수정란이 착상하기에 충분한 두께로 돌아오는 데 2~3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대개 복용 중단 바로 다음주기부터 임신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피임약 복용 중단 후 바로 아이를 갖기 원하는 예비 엄마라면 피임약 복용을 중단하기 수 개월 전부터 미리 풍진 예방접종이나 엽산 복용 등 계획 임신에 필요한 과정들을 준비할 것이 권장된다.

피임약은 비교적 장기간 복용하는 약인 만큼, 다른 약과 함께 복용해도 되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경우도 많다.

전 위원은 피임약 복용 시 감기약, 소화제, 피부과 약 등 대부분의 약물을 단기간 복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소화기관에 장애가 있는 경우 피임약의 흡수가 저하돼 효력이 감소할 수 있으며, 장기간 복용하는 약물이나 설사를 유발하는 약물, 일부 항생제, 정신과 약물 등은 피임약의 효과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장기 복용해야 하는 약이 있거나 정신과 약물을 처방 받는 경우는 미리 산부인과 의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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