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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종식 선언, 앞장서야 했나
장영식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5.07.30 6:9

보건당국이 지난 28일 ‘사실상’이라는 단서를 단 채 메르스 유행 종식을 선언했다.

보건당국은 메르스가 정치 및 경제에 끼치는 악영향을 해소하기 위해 빠른 종료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또, 국민의 불안감이 잦아든 것도 종식 선언을 한 배경일 게다.

당국의 입장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전문가단체라는 의사협회가 ‘사실상’이라는 단서가 붙은 종식 선언에 앞장서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지난 28일은 세계보건기구(WHO)이 정한 메르스 종식 기준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WHO 기술자문위원회에 따르면 메르스 종식 선언일 기준은 두가지다.

첫째, 마지막 환자가 확진된 날(격리된 날)로부터 메르스 최대 잠복기인 14일의 두배인 28일 후로 설정하는 것이다.

이 경우 마지막 환자인 186번 환자가 확진된 날이 7월 4일이므로 28일(8월 1일)이 경과한 8월 2일이 종식 선언일이 된다.

둘째, 치료환자가 호흡기 검체 검사(PCR)에서 24시간 간격으로 두 번 음성 판정이 나온 후 최대 잠복기인 14일의 두 배인 28일이 경과하고 종식을 선언하는 것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아직까지 치료중인 마지막 환자가 PCR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만큼 메르스 종식일을 단정지을 수 없다. 단지, 전문가들은 현 추세대로라면 8월 말쯤 종식 선언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추무진 의사협회장은 당국이 메르스 종식 선언을 하기 하루 전인 27일 메르스 민관 종합대응TF 제4차 회의에 참석해, 메르스 감염이 의심돼 격리됐던 마지막 한 명이 27일 자정을 기해 해제됐다면서 메르스의 지역사회 유행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발언했다.

이 자리에서 추 회장은 박상근 병원협회장ㆍ김옥수 간호협회장과 함께 메르스 유행 가능성이 사라져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해도 된다는 의견을 보건당국에 전달했다.

결국 보건당국은 WHO의 기준에 어긋남에도 불구하고, 국내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들여 메르스의 종식을 선언한 모양새를 갖췄다.

여기에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 메르스가 초기 대응을 잘못해서 확산됐다는 점이다.

첫 확진 환자는 보건당국의 검체접수 의뢰 거부로 유전자검사가 지연되는 등 병원 4곳을 전전한 후 국가지정병원에 입원했다.

당국은 세번째 환자를 간병해 온 딸이 증상을 자각하고 격리조치를 요구했을 때도, 체온 측정 결과 이상이 없고 호흡기 증상도 없다면서 거부했다. 이 딸은 추후 확진 판정을 받는다.

메르스 행동지침이 복지부 홈페이지에 게시된 날짜는 첫 확진환자 발생 후 6일이 지난 26일이다. 물론 이날까지 의료기관에는 행동지침이 전달조차 되지 않았다.

메르스가 확산된 것은 이처럼 원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국은 마무리 시점에서도 원칙을 지키지 않고 있다. 여기에 의사협회도 힘을 보탰다.

다수 전문가들은 ‘사실상’이라는 단어에 불편해 하고 있으며, 당국의 종식 선언에도 동의하지 않고 있다.

가정이지만 메르스 종식 선언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추가로 발생하면, 그 책임은 의료계 단체에 돌아갈 수 있다.

보건당국이 종식 선언에 대해 자문을 구했을 때 WHO의 기준을 따르자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최선이 아니었을까?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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