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제약업계 역시 타격을 입고 있다.

병원을 찾는 환자가 줄고 그만큼 의약품 처방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제약사 영업사원들의 병원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까지 있어 영업조차 쉽지 않다.

여기에 진행 중이던 임상시험을 중단하는 상황까지 발생해 피해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제약협회는 최근 메르스로 인한 피해가 속출되자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긴급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약 월 2,500억원대의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추정까지 나왔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른 의약 관련 단체들과 함께 메르스 피해에 따른 정부 차원의 장기저리융자 등의 지원을 요청하겠다고 했다.

경영 전반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으므로, 제약협회의 움직임은 어찌 보면 당연하고 이해도 된다.

그러나 이 와중에 몇몇 제약사와 건강기능식품 업체들이 메르스를 이용해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 제약사는 손세정제와 인후스프레이, 가글 등을 항바이러스 브랜드라고 소개하며 개인위생관리에 효과적이라고 홍보했다. 헬스케어 서비스기업 한 곳은 직접 운영 중인 쇼핑몰을 통해 마스크와 손세정제, 살균 소독제 등을 공급하고 있다며, 발빠른 대처로 물량을 확보했다고 소개했다.

건기식 업체와 건기식 브랜드를 보유한 제약사는 면역력을 강화해야 메르스를 예방할 수 있다며,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소개하는 자료를 배포했다. 심지어 메르스 공포로 출시 보름 만에 초기 생산 물량이 품절됐다고 자랑까지 한 곳도 있다.

메르스를 홍보나 마케팅에 아예 활용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든 피해를 줄여보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지난친 홍보들이 오히려 반감을 갖게 했다.

굳이 메르스를 이용해 홍보를 했어야 할까. 몇몇 업체 때문에 제약사나 건기식 업체 전체에 대한 시선이 따가울 수 있다는 생각을 왜 하지 못했을까.

지나친 홍보와 시의적절하지 못한 홍보가 그 동안 쌓아놓은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과유불급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새겨보길 바란다.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