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휘 한국의료기기협회 신임회장이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외투법인과 국내 제조사를 연결하는 매칭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황휘 회장은 “회장 임기 동안 외투법인과 국내 제약사를 연결하는 매칭 프로젝트를 반드시 추진할 것이며, 이것이 이번 제7대 회장단의 핵심 사업이다.”라고 말했다.

매칭 프로젝트는 한국에 진출한 의료기기 외투법인들이 자신들의 노하우를 전수 받길 원하는 국내 제조사에 알려주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국내 제조사들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게 황 회장의 설명이다.

황 회장이 원하는 방향대로 매칭 프로젝트가 추진되기만 한다면 국내 제조사들에게 새로운 성장전략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외투법인에 밀려 낙후되고 있는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발전까지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매칭 프로젝트가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국내 제조사의 입장에서는 두 손 들고 환영할 만한 계획이지만, 외투법인의 입장에서는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얻어낸 노하우를 원한다고 할 경우 보상 없이 전수 해줘야 하는 계획이기 때문이다.

한국에 진출해서 얻은 수익을 국내 제조사에 돌려줘야 할 때라는 황 회장의 말에 전혀 설득력이 없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지식을 기반으로 교육하는 선생님들도 그에 따른 급여를 받으며, 의사들도 환자 진료에 따른 진찰료를 받는다.

기부나 봉사 등이 아니라면 타인에게 노하우를 제공할 경우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황 회장의 경우, 외투법인의 공감만으로 매칭 프로젝트의 실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매칭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청사진까지 그리고 있다.

노하우 전수에 따른 보상이 있어도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황 회장은 이렇다 할 유인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보상이 없다면 외투법인의 참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도 기대감만 내비쳤다.

일부 외투법인이 공감한다는 것만으로 매칭 프로젝트가 추진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공감한다고 해서 참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협회가 앞장서서 매칭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외투법인을 위한 별도의 지원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된 지 보름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계획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유인책이 없어 실행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기우일 수 있다.

의료기기협회의 새 수장이 된 황 회장이 어떠한 방식으로 매칭 프로젝트를 추진해 갈 것인지 주목해본다.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