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계와 정부 모두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2020 제약산업 7대 강국’을 비전으로 제시했으며, 이에 따라 제약계는 신약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신약이 개발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30년 이상 신약개발에만 매진하고 있는 배진건 한독 연구개발본부 고문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소희 기자: 안녕하세요, 신약개발에 대한 고문님의 고견을 듣고자 왔습니다.

배진건 고문: 어서오세요, 반가워요.

김소희 기자: 원초적인 질문부터 해볼게요. 신약개발은 도대체 왜 해야 하는 거죠?

배진건 고문: 신약개발은 종합산업입니다. 산ㆍ학ㆍ연ㆍ관 모두가 한 몸을 이뤄야만 가능한 것이죠. 신약을 개발하지 않으면 임상, 물질개발, 생산 등 여러 기초과학이 발전하지 못합니다. 신약개발은 각 분야가 융합해 얻어낸 결과물입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포기해서는 안 되며, 무조건 추진해야 합니다.

김소희 기자: 그래서 모두가 신약개발에 대해 강조하는 거군요. 신약개발을 하는 데 있어 배 고문님의 철학이 궁금하네요.

배진건 고문: ‘Back to BASIC’입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김소희 기자: 기본이요?

배진건 고문: 네. 이때 BASIC의 B는 Biology, A는 Analysis, S는 Science, I는 Innovation, C는 Chemistry입니다. S의 과학을 중심으로 해서 양쪽의 B의 생물학과 C의 화학이 바운더리가 돼 분석하고 혁신해야 합니다. 베이직이 좋은 과제를 개발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혁신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죠.

김소희 기자: BASIC에 그러한 의미가 있군요.

배진건 고문: 기본을 세우고 그것을 바탕으로 2030 비전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

김소희 기자: 2030년이요?

배진건 고문: 정부가 제시한 2020 비전에 이어 2030 비전도 세워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2020 비전 중 부족한 부분에 대해 논의하고 지금부터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초석을 다져야 한다는 거죠. 신약을 개발하는 데는 최소 12~1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금 비전을 세워야 2030년에 결과를 얻을 수 있겠죠?

특히,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지금이 2030년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김소희 기자: 2030년에는 생물학적 제제가 핵심으로 부상하는 건가요?

배진건 고문: 이미 오래 전부터 생물학적 제제로 전환됐습니다. 지난해 세계 10대 의약품 중 7개가 생물학적 제제였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 동안 생물학적 제제에 대해 투자를 하지 않았습니다. 후발주자지만 따라잡을 능력이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생물학적 제제2030 비전을 세우고, 어디에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지 설정해야 합니다.

김소희 기자: 한독은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나요?

배진건 고문: 지금 3개의 생물학적 제제를 개발중입니다. 제넥신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성장호르몬제 ‘GX-H9’는 지난해 9월부터 성인환자를 대상으로 한국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최근 유럽 슬로바키아의 임상심의기관으로부터 임상 2상을 승인 받았습니다. 2월 중 독일, 프랑스 등 유럽 7개국에서 임상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희귀질환을 치료하는 자가염증치료제 ‘HL2351’도 작년에 임상 1상을 마쳤습니다. 올해 자가염증성 희귀질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김소희 기자: 지난해 한독 6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현재 개발 중인 자가염증질환 치료제에 대해 들었습니다. 한독에서 개발하는 첫 번째 바이오신약이죠?

배진건 고문: 자가염증질환 치료제 HL2351은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돼 연구비를 지원받아 개발 중입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포함한 자가염증질환에 대한 적응증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치료제는 하루에 한 번 주사해야 효능이 유지되던 것을 1~2주에 한 번 투여해도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죠.

국내 희귀질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희귀질환치료제 2상의 경우, 샘플수가 적어도 한국에서 진행할 계획이고요. 2017년 상반기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김소희 기자: 한독의 첫 번째 바이오신약 기대하겠습니다. 고문님, 마지막으로 신약개발 혹은 생물학적 제제에 대해 정리를 해주신다면요?

배진건 고문: 신약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도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신약을 언제 발매할 것인지 예상하고 그에 맞춰 거꾸로 생각해보는 과정이 필요하죠. 유연한 생각의 전환이 신약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김소희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배진건 고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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