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종대)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손명세)의 올해 상반기 이슈를 살펴본 결과 두 기관 모두 기관장의 경영방침이 상반기 기관의 이슈와 행보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 유관기관인 건보공단과 심평원의 상반기 이슈를 기관장의 경영방침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하반기 이슈를 전망했다.

▲건보공단 김종대 이사장
▲건보공단 김종대 이사장
▽건보공단, 패러다임 전환 박차
지난 2011년 11월 15일 제6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김종대 이사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14일까지로 올해가 3년 임기의 마지막 해이다.

김 이사장은 취임 후 2년간은 선진형 건강보험 패러다임의 기초를 닦는데 주력했으며, 올해는 ‘선진형 건강보험 패러다임’으로의 실질적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실제로, 김 이사장은 지난 2012년에는 쇄신위원회를 만들어 ‘실천적 건강복지 플랜’을 발표했으며, 2013년에는 새정부 출범에 맞춰 국정과제연구 지원단을 만들어 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및 4대 중증질환 보장을 뒷받침했다.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는 선진형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위해 ▲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뒷받침 ▲4대 중증질환 보장 등 보장성 확대 뒷받침 ▲담배소송 등을 통한 건강보험의 기준 세우기 ▲진료비 청구ㆍ심사ㆍ지불 체계 정상화 등을 중점과제로 제시하고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점과제들의 추진 상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보험료 부과체계의 개선 과제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기획단이 조만간 쟁점사항들을 정리하고 여론을 수렴해 오는 9월 정기국회 이전에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4대 중증질환 보장 등 보장성 확대와 관련된 지원업무도 주무부처인 복지부와의 긴밀한 업무협조를 통해 별다른 이슈 없이 진행되고 있다.

담배소송의 경우도 지난 4월 14일 오전 9시 KT&G, 필립모리스코리아, BAT코리아를 상대로 537억원을 청구하는 흡연피해 손해배상청구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하는 등의 진척을 보였다.

단, 진료비 청구ㆍ심사ㆍ지불 체계 정상화 과제는 유관기관인 심평원과 의료계 등의 반대로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건보공단은 전사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이 누수되고 있는 사례를 수집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김 이사장은 10차례 이상 지사를 찾아 직원들과 재정누수와 관련된 현장토론회를 가졌다.

건보공단은 7월 초 현 진료비 청구ㆍ심사ㆍ지급ㆍ사후관리 체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재정누수 사례 모음집을 공개하며 청구ㆍ지불체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심평원 손명세 원장
▲심평원 손명세 원장
▽심평원, 전문성ㆍ위상 강화 주력
지난 2월 5일 제8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에 임명된 손명세 원장은 기관이 앞으로 수행해야 할 사업과 기관운영 방향으로 4대 경영방침(가치융합 경영ㆍ스마트 경영ㆍ밝은 경영ㆍ열린 경영)을 제시했다.

풍부한 보건복지정책 이론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국민, 의료계 등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해 의료의 질 향상과 비용의 적정성 보장을 위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현재 손 원장은 임직원들에게 보건의료분야의 ‘Think-Tank’로서 심평원의 기능과 역할을 확대해 전문가적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일례로, 손 원장은 취임 후 제시한 4대 경영철학 실행의 일환으로 사내토론 활성화 및 업무 공유문화의 확산을 위해 기존 정책토론회를 ‘HIRA UPward 공감토론회’로 확대 개편했다.

현재 심평원은 기관의 주기적인 업무 공유 및 의견 수렴을 위해 월 2회에 걸쳐 다양한 주제로 ‘HIRA UPward 공감토론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전체 직원들과의 공감 소통을 위한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심평원의 상반기 행보 중 가장 눈에 띄는 성과 중 하나는 그간 다양한 보건의료정보를 적극 공개함으로써 건전한 보건의료 생태계를 조성하고, 그 생태계 안에서 국민 맞춤형 서비스로 일자리 및 신성장 동력을 창출해온 노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심평원은 올해 초 안전행정부가 주관한 ‘2013년도 정부3.0 추진실적 평가’에서 전체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정부 3.0 우수기관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심평원이 주요 이해관계자인 의료계, 환자ㆍ소비자단체와의 소통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급여기준 개선 업무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심평원은 지난 3월 진행된 의료단체 및 환자ㆍ소비자단체 실무자 30여명과 워킹그룹 회의에서 지난해 급여기준 개선 추진성과 및 앞으로 2년(2014년~2015년)에 걸쳐 추진될 항목의 합리적 급여기준 설정을 위한 사업방향 및 계획을 공개ㆍ공유하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심평원은 또, 지난 3월 기관 공식 홈페이지(www.hira.or.kr)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똑똑한 홈페이지’로 새롭게 개편했다. 새 홈페이지는 국민의 입장에서 정보를 손쉽게 활용하고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

이와 함께, 기관의 주요 업무에 대한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이해를 높이고 협업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소비자단체와의 소통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하반기 키워드도 ‘기관장’ 될까?
건보공단 김종대 이사장은 취임 초부터 지금까지 페이스북과 자신의 이름을 내세운 블로그(김종대의 건강보험 공부방) 등을 통해 기관 외부와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김 이사장이 블로그에 올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기획단 7차 회의 내용’ 게시물이 복지부의 업무지시로 인해 삭제되면서 김 이사장의 행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나친 소신 행보로 인해 주무부처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반면, 김 이사장은 건강보험 현장의 절박함을 고려한 행보일 뿐,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복지부 갈등설’ 등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김 이사장은 지난 26일에도 블로그에 ‘대만의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을 주제로 게시물을 작성하는 등 소신 행보를 이어갔다.

김 이사장의 임기 말 행보와 함께, 하반기 주목해야 할 건보공단의 이슈는 오는 7월 1일 시행을 앞둔 ‘건강보험 부정수급 방지대책’과 7월 초 재정누수 사례집 공개와 함께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되는 ‘청구ㆍ지불체계 개선’ 시도이다.

건강보험 부정수급 방지대책은 요양기관에서 진료 접수 시 반드시 자격여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의료계와 갈등이 빚어지고 있으며, 청구ㆍ지불체계 개선은 유관기관인 심평원과 의료계가 모두 반대하고 있는 사안이다.

심평원의 경우, 손명세 원장은 취임 후 5개월 동안 그간 기관이 추진해 왔던 업무들을 세밀하게 재점검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등 국정과제 수행 기반을 마련하고 정부 3.0 정책지원을 위해 핵심 업무를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성하는 등 큰 변화를 겪어 그 어느 때보다 내실 강화가 필요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손명세호 심평원’의 색깔은 하반기부터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특히, 심평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손 원장은 지난 7명의 심평원장 모두가 풀지 못한 숙제인 건보공단과의 업무영역 갈등 해소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임기가 채 5개월이 남지 않은 건보공단 김종대 이사장과 취임 후 5개월을 보낸 심평원 손명세 원장의 행보가 하반기 건보공단과 심평원의 운영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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