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가 결승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 이틀 후면 38대 의사협회장이 가려진다. 후보들이 기호추첨과 정견발표를 한 날이 5월 19일이니 꼬박 한 달 만이다.

그 동안 후보들은 유권자를 한 명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주말도 잊은 채 쉬지 않고 달려왔다.

또, 후보들은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합동설명회를 시작으로 인천, 제주, 경기, 대구, 광주, 대전, 서울 등 모두 8차례 합동설명회에 참여했다.

설명회에서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출마한 이유와 당선 후 포부를 밝히며 자신에게 한 표를 행사해 줄 것을 호소했다.

후보들은 모두 자신이 의사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적임자라고 주장한다.

한 후보는 대통합을 이루어내겠다고 하고, 한 후보는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안정적으로 회무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하고, 한 후보는 교수, 봉직의 등 전 직역이 하나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누가 당선되더라도 의사들을 하나로 묶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 이유는 이번 선거가 인물이나 공약을 보고 후보를 선택하는 선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노환규 전 회장에 대한 재신임 성격이 강한 선거다. 노환규 전 회장을 지지하는 회원은 노환규 집행부에서 정책이사를 역임한 추무진 후보에게, 노환규 전 회장을 반대하는 회원은 유태욱 후보와 박종훈 후보에게 표를 행사할 태세다.

유태욱 후보와 박종훈 후보는 출마 선언 이후 줄곧 노 전 회장의 회무를 비판해 왔고, 추무진 후보는 노 전 회장의 회무를 이어가되 단점은 보완하겠다고 말해 왔다.

이런 가운데 다수 시도의사회가 박종훈 후보를 가리키는 듯한 문구를 넣은 선거 안내 문자메시지를 선거권이 있는 소속 회원들에게 보내 추무진 후보를 지지하는 회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또한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유권자의 참여가 적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선거는 우편 투표와 온라인 투표가 함께 진행되는데, 전체 3만 6,083명 중 우편 투표 2만 8,241명, 온라인 투표 7,842명이다.

투표 마감까지 3일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편 투표 참여자가 만 명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금대로라면 온라인 투표율이 100%가 되더라도 매우 낮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결국 새 회장은 대표성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과거 전임 회장들도 낮은 투표율로 인해 대표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게다가 의협 외부상황은 어떤가? 정부는 보건의료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의사협회와 협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법인 자회사 범위 확대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원격의료 시범사업도 의사협회와의 합의와 다른 모양새로 진행되는 듯 하다. 이대로라면 건강보험 제도나 의료제도 개선사항도 제대로 이행될 지 의문이다.

이런 상황이어서 차기 회장은 임기는 짧지만 역할은 무시할 수 없다.

그동안 집행부와 대의원회가 힘겨루기를 해 왔다. 선배의사들과 후배의사들도 서로 반목해 왔다. 하지만 어떤 의사가 의사협회의 안정적인 회무와 화합을 거부하겠나. 하나되는 의사협회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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