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약제비 인하에 대한 정부의 압력이 거세지고 이는 특히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을 타겟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약가 인하만으로 환자의 접근성이 확대되지는 않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IMS Health Korea 주최로 지난 7일 오후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 ‘아시아태평양 이머징 제약시장을 중심으로-국내 제약기업의 세계시장 진출’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제117회 보건산업진흥포럼에서 데보라 코베우카 IMS 아태지역 주임은 ‘떠오르는 아시아 제약시장’이라는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코베우카 주임은 그 근거로 지난 2008년부터 올해까지 GSK가 필리핀에서 약제비를 적극 인하한 사례를 들었다. GSK는 항생제인 오구멘틴의 가격을 반으로 줄였지만, 판매량은 2배 가까이 늘어 약제비 인하의 보충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코베우카 주임은 “GSK 입장에서 보면 시장의 위치가 나아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가격인하로 전체 시장의 가치가 줄었다”면서 “다국적 기업과 언브랜드 제네릭의 점유율도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기적인 성공사례로 생각할 수 있지만 오구멘틴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이 확대됐냐는 것은 여전히 의문이다”며, “전체 시장과 매출액이 감소하는 특이한 상황이 발생했다. 약제비를 떨어뜨린다고 해서 더 많은 처방이나 구매를 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코베우카 주임은 또 “약제비 인하는 다국적기업뿐만 아니라 로컬 기업에도 타격이 될 수 있다”면서 “약가인하가 일어나면 일부 업체는 단기적으로 이득을 보지만 전체 시장의 힘이나 균형, 규모 등 가치가 줄어들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3~5년 내 아태지역의 제네릭 시장, 특히 중국은 언브랜드 제네릭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며, “그러나 한국이나 유럽 등 성숙시장에서는 여전히 오리지널 약품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고 예측했다.

한편, 코베우카 주임은 앞으로 세계 제약시장의 판도는 ‘파머징 마켓’ 중심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머징마켓은 의약품을 뜻하는 팜(Pharm)과 신흥시장을 의미하는 이머징(Emerging)이 결합된 단어로 브리질, 러시아, 인도, 중국, 한국, 멕시코, 터키 등 의약품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신흥제약시장을 의미한다.

코베우카 주임은 “2014년 세계 제약시장의 규모는 1조억 불에 달할 것이다”면서, 그때까지 미국은 3~6%, 유럽 선진국은 1~4%, 일본은 2~5% 성장에 그치는데 반해 파머징 마켓은 14~1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한국은 더 이상 파머징 마켓이 아닌 선진시장이라면서도, “선진시장 안에서 본다면 가장 높은 8~9%의 성장이 예측된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의 헬스케어 정책 등을 통해 많은 환자들이 유입돼 시장 확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중국과 인도 제약시장의 현황 발표, 시장진입 모범사례 등에 대한 사례 연구 등이 이뤄져 많은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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