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들의 파업이 줄줄이 예고되면서 노사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30일 오는 9월1일 보훈병원, 9월2일 고대의료원을 시작으로 파업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교섭이 원만하게 타결되지 않을 경우 9월9일 한양대의료원, 9월10일 이화의료원, 9월11일 경희의료원 등 보건의료노조의 주력부대인 대형병원들이 연이어 파업에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타임오프 시행 2개월이 되는 시점에 보건의료노조 산하 대형병원 사업장에서 타임오프 교섭이 어떻게 타결 되느냐가 올해 첫 시행되는 타임오프 제도의 안정적 정착 여부를 판가름 짓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보건의료노조는 “타임오프제도가 시행되는 올해는 예년과 달리 산별현장교섭이 순탄하지 않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며, “8월29일 현재 126개 교섭 돌입 지부 가운데 타결된 곳은 겨우 14곳 (11.1%)에 지나지 않고, 나머지는 모두 타임오프 노동부 매뉴얼을 핑계로 눈치보기와 노골적인 불성실교섭으로 일관하면서 현장 노사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그 대표적인 사업장으로 보훈병원과 고대의료원을 꼽았다.

노조는 “보훈병원은 전국 5개 사업장별로 타임오프를 적용할 경우 현행 13명에서 0.5명 줄어드는 2만5,000시간(12.5명)이지만, 5개 병원 전체 조합원수를 기준으로 타임오프를 적용할 경우 1만시간(5명)으로 전임자가 무려 8명이나 줄어들게 된다”며, “타임오프 고시한도나 노동부 매뉴얼, 노동부 질의회신에서도 사업 또는 사업장별로 타임오프를 노사자율로 부여할 수 있도록 열어놓았지만 사용자측은 오로지 ‘동일법인’이라는 잣대 하나로 전체 조합원수 기준만 들이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보훈병원은 신규 초임삭감이라는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방침을 강행하는 바람에 신규입사자가 없고, 이직율이 늘어나 의료서비스의 질이 오히려 후퇴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이어 “고대의료원은 교섭파행의 가장 전형적이고 대표적인 사업장이다”면서 ▲임금인상 ▲초임삭감 원상회복 ▲타임오프 ▲인력충원으로 장시간, 파행근무 개선 ▲비정규직 고용안정과 차별 시정 등이 핵심요구인데, 병원측은 노조측이 8차례나 교섭 상견례를 요청했지만 4월부터 현재까지 4개월이 넘도록 단 한 차례도 교섭에 나서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보훈병원, 고대의료원과 같이 사업장의 독립성이 명확하고 중층적ㆍ독립적 노사관계가 존재하는 다수분포사업장의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거나 고대의료원이 4개월간 교섭을 거부해놓고도 행정지도를 빌미로 불법파업 운운하면서 노사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간다면, 우리는 사업장의 구체적 현실을 무시하고 노조활동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타임오프제도를 전면 폐기하기 위한 총력투쟁에 돌입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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