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대정부투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의사협회 집행부는 수차례 시도의사회장단회의와 투쟁준비위원회 모임을 통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비대위는 지난 19일 첫 회의를 열고 진료제한이라는 강경투쟁 방침도 정했다. 지역의사회도 반모임을 개최하고 대정부투쟁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방안을 점검한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개원의사회는 이번 투쟁에 대해 어떤 입장일까. 박성균 신경외과의사회장을 만나봤다.

 
 
장영식 기자: 안녕하세요, 회장님?

박성균 회장: 어서오세요. 반갑습니다.

장영식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대정부투쟁을 선언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대정부투쟁의 성공 가능성을 어떻게 보시나요?

박성균 회장: 성공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투쟁의 성공 가능성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봅니다.

장영식 기자: 왜 그렇죠?

박성균 회장: 우리나라 의료는 공급자와 소비자 사이에 왜곡돼 있어요. 공정하지 못하다는 겁니다. 기울어진 상태이므로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하에서의 수가협상 구조가 매우 불공평하죠. 현재 상태에서는 백전백패 시스템입니다.

장영식 기자: 성공 가능성이라는 말이 부적절하다고 하셨지만, 투쟁에는 목표가 있고, 승리와 패배가 있는 것 아닌가요?

박성균 회장: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조금 전에도 언급했지만 근본적으로 게임 룰이 잘못돼 있어요. 의료시스템이 왜곡되고 잘못돼 있습니다. 이기고 지고가 아니라 이번에는 이길 때까지 싸워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이길 때까지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박성균 회장: 누가 봐도 공평하다고 생각하는 때를 말합니다. 잘못된 것을 보면서도 눈감고 있으면 안 됩니다. 똑바로 갈 때까지 투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권투시합을 할 때 링에 올라오는 사람 수가 다르다면 공정한 게임이 될까요? 배구 시합을 하는데 5명과 10명이 싸우면 어느 쪽이 이기겠습니까? 선수가 적은 쪽이 지는 게 뻔하죠. 공정하게 링에 오르게 해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의사협회에서 지역의사회에 반모임 개최를 결정한 것으로 아는데요, 회장님은 파주시 소속이시죠?

박성균 회장: 맞습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의사협회의 지침대로 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우선 지역별로 소모임을 열고 의견을 취합해야죠.

장영식 기자: 파주시 소속 회원은 몇 명 정도 되나요?

박성균 회장: 파주시의사회 회원은 약 130명 정도 됩니다. 반모임에서 의견을 내면 시의사회에 보고하고, 시의사회에서 의견을 취합해서 경기도의사회에 보고하면 다시 중앙회에 보고하는 시스템이죠.

장영식 기자: 지난 주 개원의사회 회장 모임이 있었죠? 어떤 말이 오갔나요?

박성균 회장: 원격의료, 아동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 독일의 의료보험에 대해 논의했어요. 독일에서는 의료보험이 어떻게 운영되는 지와 독일에서의 수가계약 과정도 살펴봤고요. 의료정책연구소 임금자 연구위원이 이에 대해 발표했는데 독일에서도 의료제도가 쉽게 이루어진 게 아니라 끊임없는 투쟁 등 노력을 통해 현재 시스템을 다졌다고 하더군요. 우리 의사들도 공정한 게임이 될 때까지 투쟁해야죠.

장영식 기자: 그동안 의사들은 한번 확 타올랐다가 좌절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죠?

박성균 회장: 과거엔 그랬지만 이젠 다르다고 봅니다.

장영식 기자: 예전과는 왜 다르죠?

박성균 회장: 예전엔 의사들이 그나마 여유가 있었지만 이제는 여유가 없어요. 이제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해 있어요. 예전에는 집안 쌀독에 쌀이 남아 있었는데, 이제는 쌀독의 바닥이 보이기 때문이죠.

장영식 기자: 그렇군요. 투쟁에 대해서는 이쯤에서 정리하고, 신경외과에 대해 이야기해 보죠. 신경외과 전문의는 몇 명 정도되나요?

 
 
박성균 회장: 2,200명 가량 됩니다. 봉직의가 좀 더 많을 겁니다.

장영식 기자: 개원의나 봉직의 사이에 알력은 없나요?

박성균 회장: 신경외과에서는 의사회와 학회 사이에 알력이 없습니다. 서로 도와가며 잘 지내고 있지요. 학회와 의사회가 사이가 좋습니다.

장영식 기자: 개원한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박성균 회장: 1990년 11월이니까, 아마 23년쯤 됐네요.

장영식 기자: 병원에 봉직도 하셨죠?

박성균 회장: 군대에 오래 있었어요. 군의관을 오래했고, 물론 봉직의도 했지요.

장영식 기자: 지난해 6월 대개협 평의원회에서 개원의협의회 명칭을 필요에 따라 의사회로 바꿔도 된다고 정관을 통과시킨 것으로 아는데요. 신경외과의사회는 언제 의사회로 명칭을 변경하셨죠?

박성균 회장: 올해 9월 변경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학회와 의견충돌은 없으셨는지요? 일부 다른 과에서는 명칭 변경으로 잡음이 있던데요?

박성균 회장: 우리는 충돌 없었어요. 신경외과학회는 이사장과 휘하에 있는 이사들도 모두 다 어떻게 하면 개원의를 도와줄까 고민합니다. 그리고 학회와 의사회가 끊임없이 소통하죠.

장영식 기자: 신경외과의사회 연수강좌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박성균 회장: 일년에 춘계와 추계 연수강좌를 하고 있고, 4회 정도 지방 순회 연수강좌를 개최합니다. 춘ㆍ추계 연수강좌는 TPI 강좌로 운영하고 있고, 400~500명 가량 참여하고, 지방 순회 연수강좌에는 200여명이 참여하고 있어요.

장영식 기자: 연수강좌를 TPI 강좌로 운영하는 걸 보면 TPI가 회원들에게 인기인가 봐요?

박성균 회장: 그렇습니다.

장영식 기자: TPI와 IMS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박성균 회장: TPI와 IMS는 둘 다 통증치료법입니다. 하지만 그 방법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어요. TPI는 통증을 유발하는 부위에 주사약을 넣고 자극을 줘 근육을 풀어주는 치료법이고, IMS는 주사약을 사용하지 않고 통증을 유발하는 부위를 찌르는 자극을 통해 통증을 해소시키는 치료법이죠.

장영식 기자: 네, 잘 알겠습니다. 신경외과의사가 개원하는데 특별히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박성균 회장: 신경외과는 기본적으로 엑스레이와 초음파, CT 등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장비에 대한 부담이 큽니다. 여러 장비가 필요하니 인건비도 많이 들고, 유지보수에도 비용이 많이 듭니다.

장영식 기자: 기획재정부에서 민간치료사에게 국가공인 자격증을 주도록 추진하는 것과 관련에서 최근 의사협회에서 대책회의를 열었고, 회장님도 참가하신 걸로 압니다. 어떤 내용이 논의됐나요?

박성균 회장: 카이로프랙틱 등에 자격증을 수여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나눴죠. 개인적으로 의협에서 관심을 갖고 적극 대처하니 이 문제가 잘 해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회원들에게 당부할 말씀이 있다면요?

박성균 회장: 회원들이 여러 상황을 잘 주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회원들이 우리가 갈 곳이 없다는 것을 피부로 느껴야 합니다. 각각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닙니다. 현재 가장 문제는 수가와 원격진료입니다. 그리고 관치행정을 바꿔야 합니다.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 기회에 여러 상황을 잘 추스려 의사들이 목적을 쟁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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