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의사협회 37대 집행부의 2기 멤버로 합류한 강청희 총무이사가 회무를 수행한 지 6개월째를 맞이했다. 강 총무이사는 그동안 상임이사의 업무를 곁에서 돕는 것 외에도, 정책 업무 지원, 정보통신 업무 등으로 눈코뜰 새 없이 바빴다고 한다. 게다가 진료현장의 잘못된 규제를 찾아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발족한 일차의료 진료현장 모니터단에도 참여해 의사협회의 의제가 수용되도록 힘을 쏟고 있다. 강청희 총무이사를 만나 진료현장 모니터단의 논의 진행 상황과 총무이사 회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영식 기자: 의원급 의료기관 진료현장 모니터단이 지난 5월 구성됐는데 배경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강청희 총무이사: 지난해 의정협의체에서 몇가지 중요 안건들을 논의했었어요. 의정협의체의 연장선이라고 보면 됩니다. 중요한 목적은 일차의료기관의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시키고, 고칠 제도가 있으면 논의해보자는 취지로 구성됐죠. 돈과 관계된 부분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올려야 하고, 법률적인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법제처나 국회 쪽으로 연계돼야 합니다. 아젠다 별로 의제를 올리고 그중 선별 가능한 것을 고쳐나가기로 하고 시작했죠.

장영식 기자: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의제가 몇 건인가요?

강청희 총무이사: 의사협회에 축적된 과제가 많습니다. 대의원회 수임사항과 지역의사회에서 올라온 안건 등 70여개의 의제가 있는데 모두 올리려다가 그중 11개를 추려서 건넸습니다.

장영식 기자: 현재 모니터단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들이 어떻게 되나요?

강청희 총무이사: 의사협회,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와 복지부, 건보공단, 심평원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회의 분위기는 어떤나요?

강청희 총무이사: 회의 분위기는 좋았어요. 다투거나 하는 일도 없었고요. 회의 내용은 제도를 완화하는 쪽으로 공감대가 형성됐어요. 다만 재정 부담이 가는 부분은 정부 쪽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장영식 기자: 지난 5월 상견례를 겸한 첫 회의 이후 회의가 좀 뜸했어요.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 운영하는 것으로 아는데 회의 자체가 너무 적은 거 같은데요?

강청희 총무이사: 복지부에서 스케쥴을 조정합니다. 회의에서 준비한 안건을 건네면, 돌아가서 자료를 취합한 후 연락을 해서 만납니다. 추석이 있다 보니 간격이 길어졌고, 다음 회의는 11월 중 열릴 예정입니다. 사전 조율을 하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부족하면 연장해서 이야기할 수 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사전에 건넨 아젠다를 몇 가지 소개해 줄 수 있을까요?

강청희 총무이사: 일단 원외처방약제비환수 개선을 요구했고, 비보험 네거티브 리스트로 전환하는 문제, 자율시정 통보제도와 지표연동관리제 통합 문제, 대진의 신고간소화, 심사평가기준 투명화, 입원중 타기관 외래진료 시 수가산정, 물리치료 기준 개선 등을 건넸습니다. 최근 새로 운영하는 일차의료살리기 협의체와 겹치는 아젠다는 이미 선별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그동안 회의에서 합의된 내용을 소개해 주세요.

강청희 총무이사: 지난 2차 회의에서는 자율시정 통보제도와 지표연동관리제를 통합해서 관리하는 쪽으로 복지부가 수용했습니다. 나아가 지표를 상향 조정하는 문제와 현지조사와 연계를 배제하는 문제를 이야기했습니다. 그 두 부분에 대해서는 더 검토하기로 했어요. 특히 통합하는 과정에 개악이 되지 않도록 의료계가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그렇군요. 3차 회의에서는 몇가지 진전이 있었죠?

강청희 총무이사: 심사평가기준 투명화에 대해 심평원은 이미 다양한 홍보를 통해 심사기준을 알리고 있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하지만 실제로 일부는 공개됐지만, 공개되지 않은 부분도 많이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정리해서 이야기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복지부도 수용하기로 했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네요.

장영식 기자: 무작위 수진확인 중단도 합의가 됐다면서요?

강청희 총무이사: 무작위 수진확인을 중단하는 문제도 공단은 이미 중단한 상태라고 답하더군요. 우리가 구체적인 통계자료를 요구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수진자 조회할 때 운영지침을 만들어서 무작위로 전화하는 게 아니라 지침에 따라 하기로 했고, 지침은 사전에 의사협회와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대진의 신고제도 관련해서도 진전이 있었죠?

강청희 총무이사: 대진의 신고제도는 그동안 시군구와 심평원 양쪽에 신고해야 해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심평원으로 일원화해 달라고 요구했고, 복지부도 수용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복지부에서 수용했다고 말한 부분은 앞으로 회의를 통해 구체화하는 건가요?

강청희 총무이사: 일차의료 모니터단에서 수용하기로 확정된 안건은 실무 팀에서 접촉한 후 구체적으로 실행되는 부분을 체크해 나갈 거고, 차기 회의에서 이를 점검하게 될 겁니다.

장영식 기자: 2차 회의에서 한 건, 3차 회의에서 세 건 등 모두 네 건의 과제가 수용됐는데요, 11개 과제 중 나머지 7개 과제는 거부된 건가요?

강청희 총무이사: 일단 거부당했다고 봐야겠죠. 하지만 원외처방약제비 환수의 경우 그동안 복지부 입장은 환자에게 징수하는 것은 부당하고 처방한 의료기관에서 징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최근 의료기관에 징수할 근거가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기 때문에 세부적인 것은 고등법원 결과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장영식 기자: 앞으로 회의에서 더 논의할 과제는요?

강청희 총무이사: 비보험 네거티브 리스트는 건강보험제도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정부도 그렇게 생각해서 구체적으로 가능한 부분을 리스트 업해서 다음 기회에 논의하기로 했어요.

장영식 기자: 과거에도 협의체가 많았는데요, 회의 결과가 실현될 지 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있던데요?

강청희 총무이사: 이번 모니터단은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개선해 주기 위해 시작된 것입니다. 처음에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다 보니 원칙적인 부분이 많이 나와서 현실적으로 반영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수용입장으로 결론 난 것은 협회에서 실무안을 만들고 계속 접촉해서 결과물이 나오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장영식 기자: 성과가 나올 거라고 보시나요?

 
 
강청희 총무이사: 기존 의정협의체는 의사협회와 정부 간 협의가 이뤄졌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의료단체도 들어왔고, 건보공단과 심평원도 합류했기 때문에 내부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부분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봅니다.

장영식 기자: 모니터단 말고 다른 이야기를 해보죠. 지난 5월 총무이사로 임용됐는데 발탁 계기가 있었나요?

강청희 총무이사: 두 가지로 같아요. 첫째, 개인적으로 노환규 회장의 뜻을 잘 받들어서 성공하게 하겠다는 의지가 있었고요, 둘째, 전의총 때부터 함께 한 멤버가 아니기 때문에 비판적 시각으로 조언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발탁된 것 같습니다.

장영식 기자: 그렇군요. 들어와 보니 어떠세요?

강청희 총무이사: 협회가 하는 일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을 지경입니다.

장영식 기자: 총무이사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강청희 총무이사: 총무이사의 원래 역할은 상임이사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역할이 큽니다. 상임이사와 직원과의 관계, 각 지역과 상임이사, 직역과 상임이사의 관계를 조율하는 게 가장 중요하죠. 하지만 상근이사가 부족하다 보니 정책적인 부분도 돕고 있어요. 현재 공석인 정보통신이사 업무도 제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합류한 시점부터 반상근이었죠? 상근으로 바뀔 거라는 이야기가 들리던데요?

강청희 총무이사: 상근여부는 고민 중입니다. 늦어도 올해 안에는 결정될 겁니다. 병원이 정리되면 들어오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37대 집행부 2기 멤버인데, 2기로 참여하고 보니까 지난해 외부에서 본 1기와 다른 점이 있나요?

강청희 총무이사: 제가 광진구의사회와 개원의협의회 등에서 일하다 보니 회무에 대한 이해는 있어요. 1기 집행부를 보면 밖으로 보여진 결과물이 없어 오해의 소지가 있었죠. 실제로 일을 많이 했겠지만 말입니다. 2기 집행부는 한가지라도 성과물이 나올 수 있는 정책에 집중하고, 임기 마지막 해에는 어느 정도 공약이 진행됐는지 점검하며 마무리 해야겠죠.

장영식기자: 2기 집행부의 회무 주안점은 무엇인가요?

강청희 총무이사: 2기는 구체적인 업무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제가 합류하기 전에 ‘집행부 바뀌고 화장실만 좋아졌다’는 비판도 있었는데 들어와보니 많이 개선됐는데 안 알려진 부분이 많더라고요.

장영식 기자: 어떤 부분이 바뀌었나요?

강청희 총무이사: 직원업무체계와 직급체계가 개선됐죠. 그리고 방만한 운영도 많이 개선됐어요. 많은 부분이 체계적으로 바뀌었어요. 그리고 재정건전화 TF가 구성됐으니 앞으로 회무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장영식 기자: 조금 전에 이사님도 이야기했지만 이사님은 현 집행부에서 기존 의사회의 활동이 가장 화려한 임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기존 의사회의 역할에 대해 한마디 해주세요.

강청희 총무이사: 기존 의사회들은 저마다 전통이 있고, 체계적으로 유지됐어요. 다만 중앙회에서 지역의사회를 바라볼 때와 지여의사회에서 중앙회를 바라볼 때의 시각이 달라 조율이 필요하죠.

장영식 기자: 지역의사회 무용론을 주장하는 젊은 의사들이 많습니다. 대답하기 곤란하겠지만 지역의사회에서 개선돼야 할 점이 있다면요?

강청희 총무이사: 의사회의 성격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정책 단체 성격도 있고 친목 단체 성격도 있죠. 정책 단체 성격이 강한 곳이 중앙회이고, 친목 단체 성격이 강한 곳이 지역의사회이죠. 지역의사회에서 친목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친목단체 성격이 강하다는 비난도 있는데 의사사회에서 하나로 뭉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친목은 필수입니다. 지역의사회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면 운영비 중 인건비 비중이 높다는 것이지만 중앙회에서 회비를 일괄 수납하는 방향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개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중앙에서 회비를 일괄 수납하는 것은 지역의사회에서 반대가 강해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요.

 
 
장영식 기자: 집행부의 일원으로서 의사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강청희 총무이사: 37대 집행부의 탄생 배경이나 회무에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임기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성공적인 집행부가 되도록 노력할 테니 회원들이 신뢰와 믿음을 갖고 지켜봐 주었으면 해요. 집행부도 회원과의 소통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임원들이 모두 열심히 뛰시니 회원들도 지켜봐 주겠죠. 아무쪼록 일차의료살리기 협의체와 일차의료 진료현장 모니터단이 성과를 내길 바랄게요.

강청희 총무이사: 한가지만 더 말할게요. 모니터단 3차 회의에서 치과의사협회에서 교통수단 내부 의료광고를 심의 대상에 넣자고 제안했어요. 저는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논의하고 있는데 규제를 강화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안건 상정을 반대했구요.

장영식 기자: 그런 일이 있었군요. 결과는 어떻게 됐나요?

강청희 총무이사: 복지부 측이 일단 수용하겠다고 말하면서, 교통수단 내부 광고를 강화하는 것은 의료법 개정사항이니 추후 세부논의를 하자고 말했어요. 그런데 인터넷 광고까지 사전 심의하기로 했다는 식으로 보도가 됐습니다. 더군다나 참여 단체들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보도돼, 저도 찬성한 것으로 회원들이 오해하고 있어요. 인터넷 사전 심의는커녕 교통수단 내부 의료광고에 대한 심의 강화도 의사협회는 반대했습니다. 이 부분을 회원들에게 알려주었으면 합니다.

장영식 기자: 치과의사협회가 제안한 내용을 의사협회가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복지부가 수용했다는 말이군요. 게다가 언론에서는 의사협회도 찬성했다고 보도됐다니 억울하시겠네요. 그 부분은 협회에서도 분명히 지적하셔야 겠어요.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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