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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유통일원화 갈등, 왜?도협 “일몰제 3년 유예해달라” vs 병협 “유예 반대”
최미라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0.08.02 5:30

‘종합병원유통일원화 제도’의 일몰기한이 오는 12월 31일로 다가오면서, 이해 당사자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의약품도매협회는 최근 임시총회를 열고, 유통일원화제도 사수 결의를 다짐했다. 특히 제약사와 대형병원 간 이뤄진 리베이트를 폭로하겠다는 발언도 나와, 제약업계와 병원계에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병원협회의 경우 최근 상임사회를 개최하고, 도매협회의 유통일원화 폐진 3년 연장 요청을 거부하기로 결정하고, 복지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일몰제 유예에 대한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또, 제약계와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는 방관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도매협회 측의 분석이다.

▽유통일원화, 그간의 효과는?
종합병원유통일원화제도는 지난 1994년 약사법 개정(약사법 시행규칙 62조)으로 제정됐다. 유통일원화제는 특별한 사유가 없거나 특수 의약품을 제외하고는 종합병원에서는 반드시 의약품도매상을 통해 의약품을 공급받도록 제한하고 있다.

도협은 지난 26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유통일원화 제도를 통해 국내 의약품 도매유통 비중을 25%에서 54%로 확대시켜 오는 등 우리나라 의약품 유통체계를 고비용저효율의 후진형에서 저비용고효율의 선진국형으로 발전시켜 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국내 의약품산업을 종전의 판관비 의존형 복제의약품 영업 일변도에서 R&D 투자의 중요성을 각성시킴으로써 특허기술 및 국산 신약 등 의 개발을 촉진케 하는 촉매작용을 해 왔고, 의약품 유통물류의 대형화와 선진화를 유도함으로써 의약품 물류의 효율성을 향상시켜 약가 안정과 국제 경쟁력을 높여 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약사와 종합병원 간의 직거래를 차단함으로써 불법리베이트 수수 등 거래부조리 발생을 크게 감소시키는 작용을 해 왔기 때문에, 올해부터 시행되는 쌍벌제 및 시장형실거래가제도의 효과 발현에 상승작용을 할 것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내 의약품산업이 아직까지 선진화 되지 못한 상태에서 유통일원화 제도가 올해 말로 일몰돼 폐지된다면 제약회사와 종합병원 간 직거래 영업활동이 다시 급속도로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이로 인한 제약업체들의 다양한 영업관련비용 지출증가가 불가피해 짐으로써 R&D 업무의 소홀과 연구ㆍ개발비의 부족 등으로 특허기술 수출 및 신약 개발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국내 의약품시장을 보험약가가 비싼 오리지널 의약품 위주의 선진 다국적 제약회사에 넘겨줄 수밖에 없고, 결국 국민의 의료보험 재정악화로까지 비화될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도협의 일몰제 3년유예 주장 근거는?
도협은 유통일원화 제도가 폐지되면 국내 의약품 도매업계는 종합병원 시장 3조 2,000여억 원 중 2조원의 시장이 즉시 사라지는 불황을 맞아 의약품 유통시설의 선진화 투자를 축소 또는 포기할 수밖에 없는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로 인해 1,800여 국내 도매업체는 도산사태를 면치 못함으로써 2만 5,000여명의 임직원은 대부분 일자리를 잃고 실업자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이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종합병원유통일원화제도의 일몰기한이 시작된 2008년1월부터, 능력이 있는 의약품도매유통업체로 하여금 물류시설을 자동화ㆍ대형화 하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해 선진적 자동화 물류시설을 종전 1개 처에서 7개 처로 크게 확산 시키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 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동으로 의약품물류시설을 선진화하기 위해 지역별로 설치 가능한 ‘의약품공동물류센터’ 설립근거를 신속히 입법화해 달라는 건의와 함께, 의약품유통선진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고 전했다.

아울러 의약품도매업계의 자력 종합발전시책인 ‘의약품유통선진화 5개년 프로젝트’를 마련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의약품 도매유통산업의 선진화 방안 연구’ 결과물을 도매업계의 자구 발전 사업에 적극적으로 반영ㆍ시행해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도매업계의 제반 자력발전 사업이 성공리에 제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종합병원유통일원화제도의 일몰기한 3년으로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서, 종합병원유통일원화 제도는 앞으로 최소한 3년 이상 연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3년 연장 신청이 받아들여진다면 앞으로 보건당국에 종합병원유통일원화제도의 일몰기한 연장을 더 이상 요청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 지난달 27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도매협회 회장단이 의약품 유통일원화 사수결의를 다짐하며 삭발식을 거행하고 있다.

▽병협.제약협회, 복지부 입장은?
그러나 도협의 이 같은 주장에도 병원협회와 제약협회의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하다. 특히 병원협회는 유통일원화제도 연장에 대한 반대의 뜻을 확실히 하면서 도협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들이 유통일원화제도 연장에 반대하는 이유는 바로 곧 시행될 시장형실거래가제도(저가구매 인센티브제)하에서 의약품구매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약계는 아직 이렇다 할 확실한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도협의 주장에 협조적인 분위기는 아니다.

상위제약사는 대부분 도매업체를 계열사로 두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고, 중소제약사는 도매업체에 들어가는 마진을 직접 챙길 수 있다는 이유로 유통일원화 폐지를 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원칙대로'를 내세우며, 3년 후 유통일원화제도를 일몰시키기로 한 만큼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도협, 유통일원화 사수 ‘총력’
상황이 이렇다 보니 궁지에 몰린 도협 측은 유통일원화 사수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특히 도매업계 내에서는 그간 병원 및 의원과 제약사간의 은밀한 거래를 폭로하겠다며 배수진을 치는 등, 자칫 극단적인 상황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지난달 27일 열린 임시총회에서는 회장단 삭발식이 거행되는 등 전국 도매협회원들이 모여 유통일원화 사수 결의를 다졌다.

또한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복지부와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였고, 결의대회에 맞춰 이한우 회장 등 임원들은 단식 투쟁에 돌입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복지부 앞 대규모 집회시위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신들의 주장을 끝까지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병협의 반대와 제약협회의 방관, 복지부의 ‘원칙대로’ 방침 등에 맞서 도협이 자신들의 주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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