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구 고령화와 4대 중증질환에 대한 재정부담 때문에 4대 중증질환을 제외한 타 질환 의약품 급여화가 뒷순위로 밀려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제약사들은 정부의 4대 중증질환 강화 정책에 따른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정부가 4대 중증질환을 제외한 타 질환 의약품 급여의지가 부족하다고 판단, 급여신청을 자진취하 또는 급여신청을 미루고 있다.

한국얀센의 만성 변비 치료제 ‘레졸로’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그동안 변비치료제는 장안에서 변을 부풀게 하거나 장이 수분을 흡수하지 못하도록 하고, 장의 벽을 억지로 자극해 변을 보게 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런 치료 방법은 완전히 치료되는 것이 아닐 뿐 더러 장기 복용시 장 기능이 정지되는 등 부작용 사례도 있어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

레졸로는 기존 변비 치료제처럼 장의 벽을 억지로 자극해 변을 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장 운동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5-HT4(세로토닌 4형)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장 운동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배변 활동이 정상화되도록 돕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로 업계에서는 레졸로의 급여적용을 아무도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한국얀센은 지난 5월 ‘레졸로 급여적용이 힘들다.’는 정부의 의견 때문에 급여신청을 자진취하했다.

한국얀센 관계자는 “레졸로는 만성 변비치료에 있어 대체할 약도 없었기 때문에 급여가 안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레졸로가 급여가 되지 못한 것은 인구고령화와 4대 중증질환 정책에 따른 재정적인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급여신청을 자진취하하긴 했지만 사실 어쩔 수 없이 취하한 것이다. 4대 중증질환 재정문제 등으로 정부가 타 질환에 대한 급여의지가 낮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제약사들도 이 같은 정부의 분위기에 4대 중증질환이 아닌 타 질환 의약품에 대한 급여신청을 미루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제약계에 급여신청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4대 중증질환에 대한 재정적 부담이 많은 만큼 타 질환 의약품에 대한 정부의 급여의지는 낮을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제약사들도 다 그렇게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정적인 부담 때문에 4대 중증질환을 우선 순위로 두고 타 질환을 후 순위로 둬서는 안된다. 합리적인 프로세스를 만들어 적용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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