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군의관이 후배 의대생들에게 군의관이나 공보의 보다는 의무병 등 현역 사병으로 군 복무할 것을 조언해 눈길을 끌고 있다.

38개월 동안 군의관으로서 군 복무할 동안 의사로서의 발전할 수 없는 환경을 고려할 때 21개월 현역 사병으로 다녀오는 것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직 군의관 L 씨는 지난 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역 사병 군 복무기간이 21개월 것에 반해 군의관이나 공보의는 38개월 정도 된다. 하지만 군 복무하면서 낙후된 군의료체계 때문에 자기 발전 할 시간이 없다.”며, “이를 고려했을 때 군의관이나 공보의 보다는 현역 사병으로 군 복무 하는 것이 여러 모로 낫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2월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군의관으로 복무 중인 L 씨는 현역 사병과 군의관의 군 복무시간에 대해 지적했다.

현재 현역 사병은 육군 21개월, 공군 24개월을 복무해야 한다. 하지만 군의관은 장교로 38개월 복무한다.

더욱이, 박근혜 대통령 공약 사항으로 군 복무기간 단축도 포함돼 있어 현역 사병의 군 복무기간은 20개월 이하로 더 단축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L 씨는 “현역 사병의 군 복무기간이 단축될 동안 군의관의 복무기간은 단축된 적이 없다.”며, “10년 전 상황이었다면 현역 사병보다는 군의관 등이 나았겠지만 시대가 변했고 군 복무기간이 변했다. 이에 따라 의대생들의 선택도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L 씨는 “현역 사병과 군의관의 복무기간 차이가 17개월이다. 이를 사회적, 경제적 가치로 따져봤을 때 현역 사병으로 가는 것이 훨씬 더 이득이다.”며, “낙후된 군의료체계로 인해 의사로서의 지식 습득조차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군의관의 90% 이상이 야전부대에 근무하며, 야전부대에는 흔한 엑스레이조차 없어 모든 진료에는 청진기 하나에 의지해야 한다.

더욱이 군의관의 대부분이 전문의 자격을 소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배려조차 없어 전문과를 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의사로서의 실력 쌓기나 지식 습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L 씨의 설명이다.

차라리 17개월의 기간을 단축하고, 군의관 보다 복무 환경이 나은 의무병으로 군 복무를 하는 것이 낫다는 것.

L 씨는 “군의관으로 오는 것 자체가 의사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줄 알았다면 일반 사병으로 갔을 것이다.”며, “현재 의대 수업의 흐름이 깨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졸업하고 군의관이나 공보의로 가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현역 군 복무에 대해 다들 생각하고 있지 않는 분위기가 문제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대 졸업 후 현역으로 군 입대해 의무병으로 근무하는 것이 오히려 군의관으로 복무하는 것보다 더 낫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공보의나 군의관 제도가 고급 인력을 저렴하게 부려먹는 시스템 중의 하나이다.”며, “현재 군의관이나 공보의가 모자라지 않는 상황에서 의대생들이 굳이 복무기간이 긴 공보의나 군의관으로 복무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