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의 부당한 현지실사에 맞서 법정싸움을 벌여 최종 승소한 김 모 원장 사건의 여파가 만만치 않다.

특히 개원가를 중심으로 그동안 심평원이 현지실사에서 보여줬던 고압적인 자세에 대해 성토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으며, 재판과정에서 의협 현 집행부가 보여준 비겁한 태도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사건의 당사자인 김 모 원장은 3년간의 법정싸움 끝에 얻은 것은 탈모와 우울증 등 정신적 피해와 폐업 등 경제적 피해 뿐이며, 가족들까지 힘들어 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지난 15일 대법원 최종 상고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김 원장은 1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내가 무죄라는 것을 밝혀냈으니, 무죄한 한 의사를 억울하게 부당청구로 몰고 영업정지와 면허정지를 당하게 한 쪽도 그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장은 또 개원가에 알려진 것처럼 의협이 승산이 없으니 소송을 포기하라고 한 것은 약간 오해가 있다면서도, 현 집행부에 대한 서운함은 숨기지 않았다.

여러가지 사건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번 소송에서 의협은 심평원 직원을 형사고발한 건에 대해 도움을 안주겠다고 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진료방해를 받았다고 증언한 환자가 복지부의 연락을 받고 말을 바꾸자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외에도 의협은 의사회원의 외로운 싸움에 도움을 주기는 커녕,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1심 승소 후 주수호 전 집행부에서 2심과 3심 재판비용을 도와주겠다고 결정을 했는데, 경만호 집행부로 바뀐 후 J 이사가 이를 거절했다는 것.

김 원장은 “전 집행부에서 다 결정된 일인데 왜 안주겠다고 하냐고 따지니 근거자료를 대라고 하더라”면서 “결국 전 집행부의 회장과 이사들이 직접 연락했고, 그제서야 도움을 주더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전 집행부가 도와주지 않기로 했어도 현 집행부에서 도움을 줘야할 판인데,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성토했다.

또 김 원장은 “소송을 진행할 때 의사회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의협 차원에서 대대적인 지원사격이 있어야 한다”며 “이는 꼭 경제적인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이 현 의협 집행부에 서운했던 점은 바로 심평원 말만 믿고, 자신을 부당청구한 의사처럼 몰고갔다는 것. 결국 김 원장의 진술은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를 거치며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

잘못된 행정처분 때문에 폐업을 하고, 다시 개원하려 해도 그간의 수입내역이 없어 은행에서 대출조차 어렵다는 김 원장은 앞으로도 손해보상청구를 위한 민사소송과 함께 의사들의 권리가 침해당하는 일과 관련된 몇가지 소송들을 계속할 계획임을 밝혔다.

김 원장은 특히 ‘(부당청구가)아니면 말고’ 식의 실사는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며, “억울하게 누명을 씌운 후,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밝혀지면 그쪽도 똑같이 책임지는 제도로 가야만 함부로 부당청구로 억지주장하거나 자신들의 목적달성을 위해 무조건 부당청구로 몰고가는 현 문제점이 바뀔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자신의 사건을 계기로 실사책임제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몇가지 소송을 계획중이라고도 밝혔다.

한편, 김 원장은 환자 진료중 갑작스러운 심평원 직원의 진료방해를 항의하고 원본수납장부 대신에 복지부가 허락한 복사본을 제출하겠다고 하는 과정에서 통상 6개월~1년인 실사기간이 심평원 직원 개인의 임의적인 결정으로 3년으로 연장되고 추가적인 자료제출을 요구 받았다.

또, 심평원 직원에 의한 부적법한 처분에 거부하다 결국 국민건강보험법 위반 혐의로 영업정지 1년, 면허정지 7개월, 벌금, 환수금 5배 부과 등의 조치를 받고 나아가 검찰에 기소돼 법정에까지 서게 됐다.

김 원장은 끝으로 부당한 행정처분에 맞서서 3년간 싸워 1심, 2심은 물론 행정심판, 대법원까지 가서 모두 승소했지만 개인적으로 남은 것은 ‘양심적인 의사’라는 자기만족과 다 망가진 경제, 그간 누군가를 도와주는 의사로서 가졌던 자부심이 의료에 대한 회의감으로 바뀐 것 등 치유하기 힘든 정신적 물질적 상처뿐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불합리한 의료시스템을 바꾸기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며, 언젠가는 우리가 원하고 국민들도 행복한 ‘행복한 의료사회’를 누리기위해 결코 지치거나 현실과 타협하지않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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